취미/가끔 사진

비오는날 사진 촬영 - 빗줄기 궤적 찍는법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하프피프티 2021. 5. 20. 21:29


비오는날 사진 촬영 - 빗줄기 궤적 찍는법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이런 장대비

 

 비와 안개는 사랑스럽다

 


 예전에는 사진이라면 맑은 날씨에 찍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흐린 날 우체국을 다녀오다가 나뭇잎이 무성한 산책로를 걷는데, 그 분위기가 참 운치있고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잘 찍은 사진들을 보면 날씨가 좋은 날만이 아니라, 흐리고 안개 낀 날들도 참으로 멋진 사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전 그런 '운치'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영국을 좋아했고, 지금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제가 소설작품 중 “비밀의 화원”이라는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작품의 배경에 영국 특유의 거친 날씨가 잘 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흐린 날, 안개와 황야 (스코틀랜드)

 

 

 

  그래서인지, 요즘 한창 재미를 붙이고 사진도 불현듯, 비오는날의 사진도 찍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빗줄기 속의 피사체입니다. 마침, 올 5월에는 예년에 비해 비가 자주 내려서, 몇 번인가 빗줄기 궤적 사진을 찍어보고자 시도해 봤습니다.

 

   비오는날 (빗줄기) 사진 촬영하기

 

 요즘에는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도 블로그를 많이 하시는 덕분에, 기술적인 세팅내용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잘 찍을 수 있는지 여부와, 구도 등은 이제 개인의 기량 영역).
 
비오는날, 좍좍 쏟아지는 빗줄기까지 같이 사진은 찍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빗줄기의 긴 궤적을 남기고 싶으면 1/60초가 적당.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빗줄기가 길게 표현되고, 셔터스피드를 빨리하면 빗줄기가 짧게 표현된다.

 2. 렌즈는 망원렌즈가 유리.
 3. 조리개는 5.6 전후.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져 많은 빗방울을 담을 수 있지만, 빗줄기가 가늘게 표현될 수 있다.
 4. 셔터스피드가 느려지기 때문에 삼각대가 필요.
 5. 빛은 역사광이 유리.
 순광(빛을 등지고)으로 찍으면 투명한 빗방울의 궤적이 제대로 비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저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위에서 언급한 촬영기법은 한 번 실패한 뒤에,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다시 알아본 것입니다. 처음에 빗줄기 궤적 사진을 찍을 때에는 위 정보와는 좀 다른 정보를 정말 부실하게 얻는 바람에 제대로 준비를 못함 → 그 결과, 미묘한 사진이 나왔습니다.

 

 

 

 

  비오는날의 빗줄기 궤적 사진 (1차)

 

 지난 5월 4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늦은 오후였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는 사실을 알고 준비를 해 봤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주변의 화단을 돌아다니며 빗줄기 속의 꽃을 찍어보려고 했습니다. 비오는날의 사진은 찍어본 적도 없고, 관심을 준 적도 없어서 찍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샥 잽싸게 검색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검색결과 중 하나를 골라서 읽어봤더니, 그 내용인즉.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할 것. 약 1/1000초.
 대비를 강하게 줄 것.

 

 실력이 미천하여 여러 개의 조건을 한꺼번에 충족할 깜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셔터스피드만이라도 맞춰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Tv (셔터스피드 우선 모드)를 사용해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매뉴얼 모드를 썼어야 했습니다. 어두운 날에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했더니, 노출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카메라가 강제로 렌즈 조리개를 개방해 버리더군요. 덕분에 엄청난 아웃포커싱 효과 때문에 초점을 맞춘 피사체(꽃)의 일부만 또렷하게 나오고 사진의 대부분이 뿌옇게 나오고 말았습니다. 배경의 빗줄기가 가려진 것은 덤.
 

 

 촬영장비 : 캐논 800d+ 캐논 50mm 1.8 stm

메타정보 : 셔터속도 1/500 / F2  / ISO 800

 

 처음이라 셔터스피드를 너무 빠르게 하지 않고 적당한 정도로 조절했습니다만, 그래도 충분히 빠른 터 + ISO도 어설프게 올려서 그런지, 노출을 위해 카메라가 렌즈의 조리개를 2까지 개방했습니다. 덕분에 전체 화면 중 초점을 맞춘 꽃부분만 얇은 띠처럼 선명하게 나오고 나머지는 흐림효과 중.

 

 게다가, 저희 아파트 둘레에는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많습니다. 이 꽃 위에도 나뭇잎이 무성한 가지들이 뻗어 있었는데, 그 나뭇잎들이 빗줄기를 막아주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꽃 주변으로 빗줄기가 떨어지는 것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제가 원하던 '좍좍 내리는 빗줄기'(와 꽃)을 찍는 데에는 실패.
 그런데, 꽃들 뒤쪽에 뭔가 희끄무레한 선 같은 것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혹시 이것이 빗줄기일까요.

 

 

 

촬영장비 : 캐논 800d+ 캐논 50mm 1.8 stm

 메타정보 : 셔터속도 1/500 /  F 1.8 / ISO 800

 

  아파트 주변의 나무들이 빗줄기를 가로막는 것 같아서, 나뭇잎이 좀 덜한 주차장 한 가운데로 나와봤습니다.
 셔터스피드를 너무 빠르게 하면 노출보정을 위해 조리개가 지나치게 개방되는 것 같아
셔터스피드는 1/500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조리개는 최대 개방 상태입니다.

 

 그에 따라, 위 사진과 마찬가지로  초점 맞는 구역이 지극히 가느다랍니다. 전체적으로 부연 상태. 꽃 뒤쪽의 배경도 나름 선명하게 나와야지만 빗줄기도 제대로 표현될 것 같은데, 강력한 아웃포커싱이 모든 것을 잡아먹었습니다. 우우. 조리개를 5.6 전후로 두라는 건, 조리개를 너무 조이지 말라는 것만이 아니라 조리개를 너무 개방하지도 말라는 뜻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뭉개져버린 배경 중에 꽃 부분에 또, 첫 번째 사진보다는 짧지만 뭔가 허연 줄 같은 것이 보이는 듯 한데.
 혹시 저것도 빗줄기일까요.

 
 (그나마 삼각대도 안 세우고, 불편한 자세로 라이브뷰를 보면서 찍은 것치고는 꽃 자체는 괜찮게 나온 것 같습니다. 빗줄기 궤적과는 별개로 물방울이나 이슬 품은 꽃도 제대로 찍어보고 싶습니다).

 


촬영장비 : 캐논 800d+ 캐논 50mm 1.8 stm

 메타정보 : 셔터속도 1/1000 /  F 1.8 / ISO 800

 
 두 번째 사진을 찍을 때까지는 빗줄기가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느낌. 카메라도 손으로 덮어주면 빗속을 걸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갑자기 빗줄기가 좀 거세졌습니다. 이 정도라면 빗줄기도 좀 더 선명하게 나올 것 같아서 우산을 어깨에 걸치고 다시 촬영을 시도해 봤습니다.  내친 김에 빗줄기 사진을 찍는 배경은 어두운 편이 좋다고 해서, 근처에 세워진 검은 자동차를 배경으로 촬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시간도 슬슬 늦어져서,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셔퍼스피드도 미친 척 하고 1/1000 설정.

 

 주변은 아까보다 더 어두워졌는데, 셔터스피드는 빠르게 올려버리는 바람에 카메라는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함.
 덕분에, 피사체 주변 일대에 모두 흐림효과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사진들과 달리 피사체 앞쪽에 다른 사물이 없어서 그런가 앞쪽에 생기는 아웃포커싱(팬포커싱이라고도 하던데, 정확히는 앞이건 뒤건 다 아웃포커싱이라고 하더군요)이 안 일어났습니다. 강렬한 아웃포커싱이 없으니 좀 더 사진의 사물들이 잘 보이는 느낌입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사진에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것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 꽃 주변에 있는 짧고 가느다란 것들. 

 


 그 짧은 선들이 빗줄기라면, 비오는날 빗줄기 촬영을 하고 싶다는 소원은 성취했습니다.
 그렇지만 좍좍 내리는 빗줄기 속에 갇혀있는 피사체와도 같은 모습을 원했기 때문에, 완전히 성공은 못한 셈입니다. 그래서 비오는날, 빗줄기 궤적을 찍는 법도 제대로 알아보고 확실하게 숙지도 했는데.

 

 리벤지를 노린 두 번째 촬영에서는 약간의 게으름 및 꼼수와 아웃포커싱의 원리에 따라 또, 대차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