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끔 사진

집 근처에서 찍은 산철쭉, 철쭉, 그리고 라일락 <WITH 캐논 800d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

하프피프티 2021. 5. 4. 23:03

 

집 근처에서 찍은 산철쭉, 철쭉, 그리고 라일락
<WITH 캐논 800d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

 

라일락

 

 이날 촬영의 꽃. 생각지도 않게 건진, 이때까지의 시점에서 제 인생샷 중 하나이지요.

예전부터 저렇게 어두운 배경 속에 피사체만 환하게 두드러지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요. 빛의 노출 차이를 이용하면 검은 천을 이용하지 않아도, 또 밤 시간에 찍지 않아도 충분히 잘 찍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사진을 찍을 때에도 마침 꽃 부분은 빛을 받고 있었고, 아래쪽은 덤불이라서 어둡더군요. 이런 사진을 찍을 때에는 배경이 어두워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어허? 뒷배경이 (덤불이라) 어둡네? 그럼 어디.” 하고 찰칵 찍어봤습니다. 노출은 -3스탑. 낮출 수 있는데까지 확 낮춘 뒤, 보정 프로그램으로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밝게 조정해줬더니,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번 촬영에 성공하자, 이 뒤로 며칠 동안은 이런 사진 찍는데 맛이 들려서요. 스마트폰으로도 찍어대며 다녔더랬지요. 그런데, 그 뒤로 또 며칠은 사진은 안 찍었는데, 그새 찍는 법을 까먹은 건 아니겠지.

 

 

 

 

 봄에는 개나리와 벚꽃만 피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 집 주변에 연산홍과 산철쭉, 그리고 철쭉이 정말 화려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아파트의 녹지를 조성하는데 가장 만만한 꽃인지는 몰라도 참 많은 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네요. 그 중에서 하얀 철쭉은 특히나 밤의 어둠 속에서 새파랗게 빛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새하얗게 핀 것이 정말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모습을 예쁘게 담아보고자, 지난 4월 말, 일요일을 이용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예전에는 봄꽃, 하면 개나리와 벚꽃이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얘기를 어머니한테 했더니, 개나리와 벚꽃 말고도 진달래, 철쭉, 연산홍 같은 꽃들이 핀다고 하셨지요. 왜,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많이 있잖아, 라고 말씀하신 것은 덤. 그 외에도 우리가 알지 못한다 뿐이지 이맘 때에 피는 꽃들이 또 있을 겁니다. 실제로 저희 아파트 화단에도 (주민 중 한 분이 자비를 들여 매년 심는) 색색가지의 꽃들이 피어 있지요. 또, 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5,6월에는 장미도 피고요. 개나리와 벚꽃이 진다고, 봄꽃 시즌이 다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아파트 화단에 심어진 산철쭉입니다. 잎 사이로 새어든 빛을 이용하면 어떻게 예쁜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서 찍어본 건데요.  처음에는 그냥 망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정이 드는 것 같습니다(?).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이날의 주인공, 흰 철쭉입니다.
 그런데 저는 철쭉은 그냥 보면 예쁜데, 그 예쁨을 사진으로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특히 꽃을 하나씩 떼어놓고 찍으면 또 안 예쁩니다.
그래서 몇 번 시도한 끝에 꽃 하나하나를 찍는 것은 일단 패스했습니다.
 그 대신, 꽃덤불을 찍었는데요.  
넓은 사진을 찍을 때에는 '포인트'가 되어주는 것이 있으면 좋다고 해서, 강렬한 빨간 색의 공중전화부스를 이용해 봤습니다. 그랬는데, 아앗. 조리개가 평범하게 5라서 그런지 앞쪽에 아웃포커싱이 걸려서 흐릿하게 나왔네요. 조리개를 좀 더 조여서 배경도 잘 나오게 해 줬어야 하는데. 아마도 그랬다면, 지금보다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얀 철쭉을 찍으며 놀다가, 이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근린공원으로 향했습니다.

 

ㅇ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공원 입구의 축대 위쪽에 핀 산철쭉과 연산홍입니다.
 주변에 나무도 많아서 그런지,
주변 나뭇가지에 빛이 걸려서 빛이 갈라져서 쏟아지고 있더군요.
 그 빛을 보자, 요즘 한창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는 빛의 종류 중에서 “입사광”이 생각나더군요. 숑숑숑 구멍이 뚫린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들.
 그래서 흉내를 내 본답시고 찍어봤는데, 이런.
 내가 본 사진에서는 이렇게 그림자가 진 피사체가 아닌,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풍경”을 찍고 있었어. 헉.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르게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다만,
이렇게 살짝 그늘이 진 피사체도 예쁘지만, 다음에는 “새어 들어오는 빛, 쏟아져 들어오는 빛”까지도 포함해서 한 번 찍어보고 싶습니다.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그림자에 욕심을 내서 찍어본 사진.
 예전에 제가 어깨너머로 사진을 배우고 있는 사진작가님이 벽에 박힌 못 하나를 찍으신 것이 있었는데, 고작해야 못, 기껏해야 못 하나인 것이 강렬한 빛에 그림자를 쭉 빼고 있는 그 사진이 정말로 인상적이어서 말입니다.
 그렇게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면, 정말 근처의 모든 사소한 사물도 그럴듯한 피사체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번 따라해 봤습니다.

 

ㅇ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온통 분홍밭을 이루던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다른 색채를 띠고 있던, 아마도 민들레일까요.
분홍과 노랑의 서로 다른 색채가 포인트.

 

ㅇ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이러라고 가져간 수동카메라가 아닙니다만.
 엄연히 사진을 찍으려고 가져갔고, 실제로 이날 사진의 1/3 정도 되는 매수의 사진을 찍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소품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요.

 

 벤치 뒤쪽으로 산철쭉 덤불이 가득 펼쳐져 있어서, 산철쭉 덤불을 배경으로 벤치를 찍어보고 싶었는데, 벤치에 아무 것도 없이 훵해서요. 대신 수동카메라를 올려놔 봤는데, 꽤 괜찮게 나왔습니다. 의도해서 찍은 사진인데, 원하는 대로 잘 나와서 뿌듯뿌듯합니다.

ㅇ 캐논 800d + 캐논 신쩜팔 50mm 1.8 stm

 꽃잔디입니다.
 공원을 반쯤 산책하기 + 둘러보기 하면서 걷고 있으려니까, 한 벤치 주변에 저렇게 꽃잔디가 소보록 하게 피어 있더군요. 왠지 벤치 다리 주변에 저렇게 핀 것이 눈에 확 들어와서요. 그래도 몸을 많이 굽혀야 하고, 또 옆 벤치에서는 한 커플이 염장지...가 아니라, 데이트 중이라서요. 그냥 지나칠까 생각도 했는데, 결국 얼굴에 철판 깔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원본크기로 확대해보면, 칼핀은 아닙니다. 초점을 좀 엉뚱한 곳에 잡았거나 흔들린 것이겠죠. 그렇지만 구도는 마음에 들기 때문에 이날 찍은 사진 중 특히나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50mm 1.8 단렌즈는 단렌즈라 무게도 가볍고, 조리개가 밝아서 노출확보하는데 유리합니다.

 게다가 같은 조리개 수치에서도 강력한 아웃포커싱 효과로, 정말 같은 대상을 같은 위치에서 찍어도 번들렌즈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더군요. 그런데 강력한 아웃포커싱은 가끔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 배경이랑 같이 나와주기를 바랬는데 배경이 다 날아가 버리는 일도 있더군요. 그럴 때에는 평범하게 번들렌즈를 쓰는 편이 더 좋기도 합니다.

 또,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좀 더 다양한 화각으로 사진을 찍게 돼서요. 단렌즈보다는 줌렌즈인 번들렌즈 쪽이 쓰기가 더 편합니다. 그래서 단렌즈 사용빈도가 줄었는데, 그래도 밝은 조리개와 미친 듯한 아웃포커싱 효과는 버리기 어려운 장점입니다. 그런 이유로, 요즘에는 렌즈들을 다 갖고 다닙니다. 어차피 렌즈와 카메라 모두 카메라 가방에 담아 보관하기 때문에, 그냥 가방을 통째로 들고 나오는 것이지요. 아직은 그렇게 모든 렌즈를 다 활용할 만한 상황에는 안 처해봤는데, 그래도 손에 망원렌즈가 없어서 절규하던 때를 생각하면 차라리 짐이 조금 더 많은 게 낫습니다. 가방이 무게분산을 잘 해주고, 전문가같은 장비가 아니라서 생각만큼 무겁지도 않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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