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끔 사진

2021년 첫 달밤 촬영 (With 핸드폰 아이폰8)

하프피프티 2021. 1. 3. 02:40

2021년 첫 달밤 촬영 
(With 핸드폰 아이폰8)

겨울의 달밤 (라이트룸 보정 버전)

 2021년 첫 외출과 첫 촬영

 사진 찍는 것에 취미가 들린 지 약 2~3년. 잘 찍은 사진과 비슷한 소재(혹은 잘 그려진 그림의 구도)를 보게 되면 한 번 따라서 찍어보고 싶어집니다. 겨울 밤의 달도 그 중 하나로, 겨울에 보름달이 뜬 걸 보면 메마른 나뭇가지에 달이 살짝 걸친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지지요. 특히 저희 집은 아파트 뒤쪽에 산이 있어서 나뭇가지는 차고 흐를 정도로 많은 덕분에, 일단 환경 자체는 잘 갖춰진 편입니다. 그것이 제대로 그림이 되는지, 그것을 제대로 된 그림으로 살릴 수 있을지는 차치하고 말이죠.

 

 

 어제는 저녁거리를 사러 빵집을 다녀오는데, 집으로 향하는 길 그 정면의 밤하늘에 달이 둥그렇게 걸려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집 근처에서 달이 예쁘게 떠 있는 것을 본다고 해도, 대부분은 원하는 그림을 위해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여야 합니다. 그랬는데, 어제는 운이 좋았나 봅니다. 그냥 걷고 있던 동선에서 바로 원하는 구도를 잡아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주위에 달리 사람들도 없어서 길을 막는다는 부담도 없겠다,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겨울의 달밤

겨울의 달밤

 아이폰 8으로 촬영한 사진 원본입니다.
 초점은 피사체에 집중한다는 기본(?)에 따라 달에 맞춰줬습니다만, 그러니까 사진 전체가 허옇게 들뜨듯이 밝아지더군요. 그 상황에서는 검은 밤하늘의 달 느낌이 심히 많이 쇠퇴해서, 달빛이 도드라질 때까지 노출을 내려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은 원래 어두웠던 부분은 더 어두워져서 완전 시커멓게 변했습니다(털썩).

 어두운 것도 어두운 것이지만, 이미지 열화도 심한 편입니다.
 피사체가 하늘에 뜬 작은 달인 데다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촬영을 해서 (주차된 자동차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줌을 당겼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얘기하는 것이지만, 핸드폰 카메라는 렌즈 자체가 움직여서 피사체를 당겨주는 광학줌 배율은 별로 높지 않고, 그냥 이미지를 확대해 버리는 디지털줌의 배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핸드폰으로는 줌을 당기면 당길수록 화질이 나빠지는 걸 넘어 개판이 되지요. 이 사진도 최대한 이미지 열화가 덜 일어날 정도로 줌을 조절해 줬는데, 그래도 하늘에 노이즈가 자글자글합니다.

 거기에 피사체인 달까지 흔들린 건 덤. 
 하늘의 달은 원래는 동~그랬는데, 제 사진에서는 오른쪽 아래쪽으로 찌익 늘어났네요. 핸드폰으로는 어지간해서는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 걸 감안하면, 흔들렸다기보다는 핸드폰을 너무 빨리 내린 모양입니다. 원래 야경촬영이나 실내촬영을 할 때에는 빛이 부족해서 렌즈가 충분히 빛을 받아들이도록 카메라를 오래 들고 있어줘야 합니다(셔터속도 느려짐). 그 점은 핸드폰도 마찬가지일 텐데, 핸드폰 촬영은 그냥 찰칵 찍고 내리는 것이 습관이 돼 놔서 말이죠. 셔터 누르고 사진 찍히자마자 그냥 폰을 내려버렸죠. 가뜩이나 핸드폰은 셔터에서 손가락을 뗄 때 촬영이 된다고 하는데요. 핸드폰 카메라가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그냥 핸드폰을 내려버리느라 사진이 흔들린 듯 합니다.

 이런 된장할.

 보정은 의도해서 노출을 어둡게 찍긴 했지만, 그래도 어두워도 너무 어두워서요. 시커멓게 변한 부분을 밝혀줘 봤습니다. 어두운 영역과 검정계열을 최대치로 올리고, 밝은 영역과 흰색계열도 많이 올려줬습니다. 밝은 영역과 흰색 계열을 올리니 좀 희뿌옇게 변했는데, 그건 (약간 어두워지는 것을 감수하고) 디헤이즈를 걸고 대비를 높여서 좀 걷어내 줬습니다.
 채도와 색온도, 색조는 모두 낮춰줬습니다. 색온도를 높이면 노르스름한 빛이 더 강해져서 나쁘지 않았는데, 반대로 푸르스름한 느낌이 나는 것도 겨울다운 냉랭함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채도를 낮춘 것도 같은 이유. 겨울에는 채도를 낮춰서 메마른 느낌이 나게 하는 것이 더 좋더군요.

크롭버전

겨울의 달밤

 크롭 사진 1) 달과 하늘

겨울의 달밤

 크롭사진 2) 달과 하단의 등불 (실제로는 주차장 가로등 + 경비초소 지붕)

 그런데, 어두운 부분을 밝혀주니 어둠이 뭉개버린 이미지 열화가 좀 더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으으윽.  작은 화면에서 보면 그럭저럭 속여넘길 수 있는 수준이지만, 원본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니까, 끄악. 눈이 썩는 것 같은 수준입니다.
 뭐, 그건 원래부터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카메라를 산 것인데요. 늘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것도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핸드폰으로 망원사진을 찍게 됩니다. 그리고 나온 결과물에 좌절.

 아이폰 8을 처음 샀을 때만 해도, 아이폰 5S보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에 감탄을 했는데요.
 핸드폰 성능에는 아무 불만이 없지만 (심지어 어플 돌아가는 속도나 인터넷 속도에도 아무 불만이 없지만), 카메라 성능은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 달 초에 적금이 풀리면 아이패드 프로 11형을 살 건데, 이건 카메라 성능은 좋겠지만 그 카메라는 결코 사진을 찍으라고 있는 걸 아닐 거야. 영상통화를 하라고 있는 거겠지. 카메라를 위해서라도 아이폰 12로 바꿔야 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삼성 NX나 소니 a 5100 정도의 미러리스를 중고로 사서 늘 휴대하고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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