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끔 사진

구형 망원렌즈 구입. 캐논 크롭바디전용 EF-S 55-250mm F4~5.6 IS II

하프피프티 2021. 4. 8. 23:51

 

구형 망원렌즈 구입. 
캐논 크롭바디전용 EF-S 55-250mm F4~5.6 IS II 

 

비 STM 사양 EF-S 55-250mm F4~5.6 IS II

 

 역대급 빠른 구매

 

 일주일 정도 전인가. 망원 줌렌즈 하나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말을 했죠. 그때  적당한 가격 + 적당한 크기 + 캐논 바디에는 캐논 렌즈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말에 따라 주로 캐논 렌즈군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제 눈을 가장 확 잡아 끌던 것은 역시나 크롭바디 전용 렌즈인 55~250mm. 

 

 

 

 

 솔직히 처음에는 렌즈를 산다면 크롭바디 전용이 아니라, 풀프레임 대응 렌즈를 사려고 했습니다. 
 흔히 풀프레임용이라고 부르는 풀프레임 대응 렌즈는 크롭바디와 풀프레임 모두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풀프레임 대응으로 렌즈를 사 두면 지금은 크롭바디를 사용하는 제가 나중에 행여나, 정신줄을 놔서, 풀프레임으로 기종으로 바꾸게 된다면, 적어도 렌즈 하나만큼은 굳히는 셈이 됩니다. 오오미. 풀프레임 대응 50mm인 신쩜팔도 갖고 있겠다, 표준 단렌즈와 망원줌렌즈 하나쯤 갖고 있으면, 발줌으로 그럭그럭 어찌어찌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요.

 

 그랬으나.
 지갑도 얇고, 눈앞의 현실에 눈이 어두운 저는
결국 저렴한 가격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원래
인터넷 업체들이 공식 홈페이지보다 싸게 판다는 것을 알기에, 시험삼아 EF-S 55~250mm를 한 번 검색해 봤는데요. 웬걸,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한 제품들이 더럿 눈에 띄더군요. 가뜩이나 뽐뿌질이 오던 중이었는데, 가격도 정말 현실적으로 선뜻 낼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는지라, 그냥 바로 크롭바디 전용 망원렌즈인 EF-S 55~250mm로 지르고 말았습니다. 컥.

 

 뭐, 그렇긴 합니다만, 캐논의 풀프레임 대응 망원렌즈를 사게 되면, 중간에 화각이 비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현재
제가 가진 최대 망원화각은 번들렌즈 55mm. 크롭 버프를 받아 약 75mm 정도입니다. 그런데 캐논에서 파는 풀프레임 대응렌즈는 화각이 75mm부터 시작합니다. 이걸 크롭바디에 끼우면 거의 100mm부터 시작하게 되지요. 다시 말해, 75mm~100mm 사이의 화각이 비게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EF-S 55~250mm를 사면, 비는 화각이 없이 바로 이어집니다.

 

 그래봤자, 결국, 싸서 크롭바디 전용 렌즈는 싼 거지만. 힉.

 

 But, 그러나!
 저렴한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으니!

 

 제가 고른 제품은 현재 나오는 제품 이전 버전의 구형이더군요.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EF-S 55~250mm IS STM입니다. 이른바 손떨방이라 불리는 손떨림보정기능인 스테빌라이저와 스테핑 모터가 탑재된 사양이지요. 그러나 제가 인터넷으로 산 제품은 이 직전에 나온 EF-S 55~250mm IS II. 손떨림보정 기능은 탑재돼 있으나 스테핑 모터는 아닙니다. 스테핑 모터의 장점은 조용하다는 것인데요. 동영상을 촬영할 것도 아닌데, 소리가 무슨 상관이냣! 이라면, 손떨방이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여기기로 했습니다. 

 

 렌즈를 주문한 것은 지난 주 수요일. 동네 공원에 벚꽃사진을 찍으러 나가기 전에 잽싸게 주문했습니다.
 오후 4시 이전에 결제가 완료되면 당일출고이기 때문에, 주문한 당일 바로 렌즈가 출고됐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인 지난 주 목요일 저녁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망원렌즈를 갖고 싶다고 징징거린 것인 그 전날인 화요일이었는데, 그 다음 날 바로 지르다니.
 아무리 구형제품이라 카메라 렌즈치고는 가격이 싼 편이라고는 해도, 평소 저 자신의 금전감각에 비하면 작은 돈이 아니었는데 참으로 덜컥 잘도 질러줬습니다. 역대급 구매일세 그려. 그렇게 갖고 싶었던 아이패드도 돈을 다 모아놓고도 한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그렇게 인터넷 판매 사이트와 눈싸움을 했는데 말이죠. 아이패드보다, 카메라 쪽이 더 우선순위가 높은 건가? 그런 건가?! (설마! 안 돼! 카메라는 돈 잡아먹는 하마의 취미로도 유명하단 말이다!)

 

 

 

 

 EF-S 55-250mm F4~5.6 IS II

 

 

EF-S 55-250mm F4~5.6 IS II

 

 

 

 물건 문제로 판매업체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먼저 상자는 없다고 얘기하더군요. 병행수입 혹은 번들킷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만, 전 병행수입 제품을 본 적이 없어서요. 흰 봉투에 싸인 모습이 제 800D 번들킷을 샀을 때의 번들렌즈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냥 번들킷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병행수입이든, 번들킷 제품이든 결국 정품등록은 안 될 테고, 캐논에서 AS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렇지만 어차피 정품등록을 해도 큰 메리트도 없고, AS도 이 정도 가격이면 AS를 기대하느니 차라리 새로 사는 것도 방법일 정도라 신경 안 쓰기로 했습니다. 그냥 물건만 깨끗하고 멀쩡하면 됩니다.

 

 필터는 판매처에서 그냥 가장 싼 걸로 구매했고 (필터만 파는 곳에서 샀으면 더 싸게 살 수 있었겠지만, 판매처를 이동해 또 다른 주문, 결제하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묶어서 샀습니다. 상술에 놀아났어), 후드는 덤으로 왔습니다. 해당제품의 후기에 따르면, 이 후드는 그냥 폼이란 말도 있던데, 전 어차피 후드를 안 씁니다. 그래서인지 이 사진을 찍은 뒤로 계속 후드 챙기는 걸 잊어버리고 거실에서 굴리고 있었다는 거. 어머니가 몇 번이나 이거 뭐냐고 물으셔서 겨우 챙기긴 했는데, 다른 카메라 용품들과 달리 대충 잡동사니 넣어둔 상자에 처박아 놨음. 헐쓰. 수동카메라와 필름마저도 일단 잘 챙겨서 수납장에 넣어놨건만.(심지어 지금 당장은 또 어디 갔는지도 안 보인다).

 

 

EF-S 55-250mm F4~5.6 IS II

 

 

EF-S 55-250mm F4~5.6 IS II

 

 

 적어도 겉보기에는 매우 깨끗합니다.

 인터넷에서 중고거래로 렌즈를 구매한 분들의 사진을 봤는데, 종종 눈에 확 띌 정도로 찍힌 자국이 있는 사진도 있더군요. 그 정도로 상당한 양품에 해당하는 것 같았는데, 이 제품은 업체 관계자마저도 “오래 보관된 물건이라 잔흠집이 났을 수는 있다.”라고 하더군요. 미리 도망갈 길을 마련해 놓는 것은 둘째 치고, 잔흠집이 있을 거라는 말에 각오를 좀 했는데, 외양은 매우 깔끔했습니다.

 

EF-S 55-250mm F4~5.6 IS II

 

 

마운트 부분.
(또 인터넷에서 본 거지만) 마운트 흔적이 보인 제품도 있다고 했는데, 적어도 제 눈에는 그런 건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딱히 흠집도 없는 것 같고, 금속 접점도 깨끗한 듯. 혹시 아는 사람 눈에는 보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그냥 만족하고 쓰렵니다.

 그런데 마운트 부분이 18-55mm 번들렌즈와 마찬가지로 플라스틱입니다. 18-55mm 번들렌즈가 기존 번들렌즈 제품에 비해 많이 가벼워진 이유가 마운트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바꿨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그래도 사람에 따라서는 쓰다가 마운트 부분이 그냥 부러지기도 한다던데(뭐, 그리 쉽게 작살이 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만). 다른 단렌즈 두 개가 금속 마운트이기 때문에, 번들렌즈가 상대적으로 좀 빈약해 보였는데, 요 녀석도 그렇군요. 과연 번들렌즈의 망원화각판. 아니, 망원줌렌즈의 번들렌즈인 건가.

 

EF-S 55-250mm F4~5.6 IS II
EF-S 55-250mm F4~5.6 IS II

 

EF-S 18-55mm F4~5.6 IS STM

 

 

 번들렌즈 18-55mm와 비교해 본 사진입니다.
 단렌즈 두 개 (특히 그 중 하나는 팬캐이크 24mm)와 비교하면 번들렌즈로 줌렌즈이기 때문에 꽤 커 보입니다.  그런데 55-250mm는 그런 번들렌즈조차 가뿐히 제쳐주십니다. 길이가 최소한 초점링만큼 차이가 나네요.  카메라에 마운트를 하면 그 차이가 더욱 확연해 집니다. 번들렌즈도 한 주둥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화각범위가 더 많은 망원렌즈. 주둥이가 장난아니게 깁니다. 아직 줌을 돌려서 렌즈 경통을 늘리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길이가 큰 만큼, 무게도 망원렌즈 쪽이 더 무겁습니다. 번들렌즈가 180g인가 되는 것 같은데, 망원렌즈는 390g입니다. 이 뭥. 무게가 번들렌즈와 거의 두 배가 차이 납니다. 번들렌즈에 집에 있는 24mm와 50mm 신쩜팔 단렌즈를 다 더해도 큰 차이가 안 날 판.

 

 하지만 의외로 그냥 들고 다니면서 찍는 데에는 그렇게까지 무겁다는 느낌은 안 들더군요. 그냥 번들렌즈나 단렌즈가 가볍다고 느낄 것 같은 정도. 전 주로 혼자서 사진을 찍으러 다니기 때문에, 빨리 움직일 필요도 없고 이 정도로도 괜찮습니다.

 

 

EF-S 55-250mm F4~5.6 IS II와 EF-S 15-55mm F4~5.6 IS STM

 

 

 STM 모터의 유무

 

 이 제품은 현재 판매되는  EF-S 55-250 F4~5.6 IS STM의 이전 버전인  EF-S 55-250 F4~5.6 IS II라고 했습니다. 렌즈 앞부분, 필터를 끼우는 부분을 보면 그 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지요. 18-55mm 번들렌즈가 IS STM이라고 적힌 것에 반해, 55-250mm는 그냥 IS II 라고만 찍혀 있습니다.

 

 STM 모터는 정숙함이 장점이라고 하죠.
 자고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있던 걸 쓸 때에는 몰랐는데 없는 걸 쓰려니 STM 모터의 힘을 알 수 있더군요. 55-250mm 렌즈를 받아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집에서 돌려놨을 때에는 전자제품이라는 것은 이런 거다, 라는 느낌으로 '지이잉', '위이잉' 소리가 아주, 제대로, 확실하게 들려주더군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소음이 있는 밖에서 사진을 찍을 때에는 딱히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동영상 촬영시에는 '심히' 애로사항이 꽃필 것 같습니다만, 사진 촬영시에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에야),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왠지 정말로 정밀한 전자제품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더 좋을지도요.

 

 그런데. 
 의외로 똑같이 스테핑 모터를 사용하는 24mm 단렌즈가 모터 움직이는 소리가 꽤 크게 납니다. 초점을 맞출 때마다 렌즈가 끼릭 끼릭 하고 움직이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지요. 워낙 납작하게 만드는데 몰빵을 해서 그럴까요. 작게 만드느라 손떨림 보정 기능도 안 들어갔는데. 그래서 번들렌즈만 쓰다가 24mm를 처음 움직여 봤을 때에는 깜놀했습니다. 뭐지, 이 로봇소리는? 그 덕분인지 55-250mm IS II의 모터소리도 별로 놀랍지는 않네요.

 

 

 

EF-S 55-250mm F4~5.6 IS II로 찍어 본 사진

 

 

지난 주 일요일에 렌즈 테스트 겸 어머니랑 산책 나간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화각은 95mm.

 

시간대가 오후 2시 반. 날씨가 맑고 환해서 꽃 구경하기에는 딱 좋은 때였는데, 빛이 너무 환해서 카메라 액정이 확인이 안 되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찍은 뒤 결과물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힘들었더랬지요.

 

이 사진을 찍은 위치가 건물에 살짝 그늘진 부분이라,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광량이 적습니다. 그래서 잘못하면 사진이 무척 어둡게 나오는데, 조리개 수치 5에 카메라 적정노출로 찍었어도 약간 어두운 정도로 끝났더군요. 아래쪽 녹색 잎만 후보정으로 약간 밝혀줬습니다. 왠지 이것보다 더 밝혀줬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똑같이 벚꽃 구경하다가 찍은 사진. 머리 위 한참 높이 있는 가지를 찍은 겁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사진은 표준 줌렌즈로는 가까이 찍을 수 없었는데, 망원렌즈가 있으니 잡을 수 있었네요.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물체 외에도
동네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주차된 차들에 가로막히거나, 도로 때문에 도저히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때가 생깁니다. 그런데 망원렌즈가 있으니 이제는 높이 있고, 멀리 있는 피사체들도 찍을 수있게 되었습니다. 내 앞길을 가로막는 주차된 차들도 무섭지 않고, 저 머리 위에 있는 새들도 이제는 그림의 떡이 아닙니다.

 

 그런데, 찍고 나서 느낀 건데.
 반대쪽 위치에 서서 순광으로도 찍어볼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감을 또렷하게 나타내기에는 순광이 좋다고 하니까요.

 

 

 

 조팝나무입니다. 동네 초등학교 담장에 하얗게 소복하니 피어있는 것이 은근히 예쁘더군요.
 그런데, 요즘 피사체를 좀 크게 담아보려고 연습 중 + 렌즈에 macro (접사) 라고 쓰여 있음 = 렌즈를 최대한 꽃에 가까이 들이대 봤습니다. 그런데 최소 초첨거리가 달라서 그런지 24mm처럼 아주 가까이에서는 안 찍히더군요. 적어도 자동초점으로는 초점이 안 잡혀서 계속 뒤로 뺀 것이 저 거리입니다.

 

 이 즈음에서 느낀 건데.
 일상적인 55mm는 그냥 단렌즈나 번들렌즈를 쓰고, 망원렌즈는 그 이름답게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을 잡을 때에나 써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일상용으로는 기본, 단렌즈나 표준 렌즈들이 잘 맞더군요. 망원렌즈는 그냥 필요할 때 꺼내쓰는 정도.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