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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쉬초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먹고 카페인 부작용을 겪다.

하프피프티 2021. 1. 6. 04:45

허쉬초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먹고 카페인 부작용을 겪다. 

 

 카페인 부작


 카페인의 대표적인 효과를 든다면 역시 각성효과와 피로회복 효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때문에 시험철만 되면 학생들, 특히 공대생들이 온갖 에너지 음료를 조제해서(?) 마시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저희 언니도 학교 다닐 때 너무 피곤해서 박카스 하나 까서 마셨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왠지는 몰라도 그 다음부터는 약빨이 안 들음. 큭큭큭.

 

 

 이 외에도 카페인은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돕는 기능도 합니다만, 이런 카페인에도 당연히 부작용이 있지요.
 우선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심장박동수를 증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속쓰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일단 카페인 자체를 약간 선택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카페인이 많다고 알려진 커피와 차 중에서 차(Tea)에 든 카페인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홍차는 카페인을 줄인다는 '세차'를 해서 마시기는 하지만, 녹차는 가루녹차를 마시곤 했는데도 별 탈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위산분비촉진이 순기능으로 작용해 홍차는 조금 과식했을 때 소화제, 녹차는 체했을 때 뚫어 뻥으로 활용되고 있지요. 잠자기 직전에 홍차를 세차를 안 하고 마셔대도 잠만 잘 자며, 심장이 빨리뛰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반면에,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 초콜릿의 카페인에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에너지 드링크는 잘못 마셨다가는 24시간을 잠을 못 자고 (몸은 아프고 졸린데 정작 잠은 안 옵니다), 커피와 초콜릿은 조금만 먹어도 속이 쓰리지요. 초콜릿 쪽은 그나마 다이렉트로 초콜릿을 먹는다거나 하지 않고 다른 식품에 첨가물로 쓰인 정도라면 괜찮은데, 커피는 얄짤 없습니다. 어쩌면 위장이 약하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제가, 요즘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가 대차게 위장장애로 고생을 했습니다.

 

 

 이것은 아이스크림인가, 초콜릿인가.

 얼마 전에 아버지가 아이스크림을 한 아름 사오셨습니다. 가까이에 사는 이모네가 편의점을 하고, 또 어머니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이따금 퇴근길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사 오시는 것인데요. 애석하게도 저는 부모님의 취향과 제 취향(응?)을 다 꿰고 있으나, 아버지는 제 취향까지는 잘 모르십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사 오신 것들을 보면 아이스크림에 한정하지 않아도 제 취향에 꼭 맞는 것들은 없습니다. 그럭저럭 허용범위 내에 들어가는 것들, 이 대다수이죠. 과자는 그냥 새우깡이나 양파깡, 콘칩을 좋아하고, 아이스크림은 과일맛의 새콤한 것들을 좋아하는데 지극히 싸구려 입맛인데, 그 중 하나도 적중하지 못하는 걸 보면 가끔 의아스럽기도 합니다. 진열대에 놓인 일반적인 상품 아무 거나 집어도 하나는 걸리지 않을까.

 뭐, 어쨌든.
 그러한 관계로 이번에 사 오신 아이스크림도 아주 미묘한 선이라서 말이죠. 마침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있기에 그 녀석을 찜했습니다. 초콜릿 자체는 부담스러워서 못 먹지만, 그래도 초콜릿 맛 제품들은 먹는 편이니까 이게 제일 낫겠거니 싶었던 것이지요.

 그 결과물이 바로 요 녀석. 허쉬 초코바가 되겠습니다.
 

 크기는 일반적인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흔히 말하는 하드보다는 좀 큽니다. 길이는 큰 차이가 안 나지만 두께가 꽤나 튼실하죠. 사진에 찍힌 두께 거의 그대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겉부분의 딱딱한 껍질을 깨고 들어간 알맹이는 약간 쫄깃하고 맛도 진해서 괜찮더군요. 물론, 그만큼 칼로리도 셌지만요. 지금 생각하면 저걸 간식으로 먹었다니 정줄을 놨다고 밖에…….

 그렇게 맛이 진하고 양도 많았기 때문인 걸까요.
 아무래도 요 1~2주간 저를 힘들게 했던 위장장애, 소화불량에는 이 녀석도 한몫 한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어릴 때부터 신경성 소화불량으로 현재진행형으로 고생 중 + 대학교 때 극도의 스트레스로 장이 부음 + 한의학적으로 '담'이라는 질병에 걸린 뒤로는 위가 정말 허약해졌습니다. 정말 걸핏하면 소화불량 등의 탈이 나곤 하지요. 게다가 이렇게 소화기관이 약한 여성은 생리 때 생리 증후군 때문에 멀쩡하던 위장이 쉽게 꼬입니다.

 그래서 저도 몇 년 전까지는 생리 때가 되면 어김없이 소화불량이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좀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무슨 옵션마냥 괜찮을 때 안 괜찮을 때가 반복됩니다. 그리고, 1~2주 전의 생리 때에는 결국 불복을 뽑고 말았더랬지요. 컨디션이 안 좋아지는 것과 동시에 위장도 슬슬 꼬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생리증후군 때문에 위장장애가 나타나면 이 증상은 금방 가라앉지 않습니다. 1~2주일 정도는 더 지나야 가라앉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최근에 정말 입에서 쓴 맛이 올라올 정도로 밥만 먹으면 얹히는 것 같고, 공복에도 배가 더부룩한 이 상황이 모두 생리증후군의 후유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머리털 나고 이번처럼 지독하게 소화장애에 시달려본 적은 없지만, 어쨌든 시작 지점과 이유가 명확했던지라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랬는데, 이틀 전에 생리증후군만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주말 동안 체중을 못 재 보았기 때문에 월요일에는 체중을 재 봤는데요. 힉! 체중이 늘었습니다!
 그, 그러고 보면, 연휴 동안 좀 잘 먹기는 한 것 같습니다. 나름 신경을 써서 먹는다고 먹긴 했는데, 음. 한 번 먹을 때마다 배가 똥똥하게 불러올 정도면 이미 실패한 겁니다. 토요일, 일요일보다는 금요일 저녁에 파바데이라고 파리바게뜨 가서 룰루랄라 사온 빵들이 주된 원인인 듯 싶습니다만.

  그렇게 체중이 올라가는 바람에, 월요일에는 먹는 양을 다시 줄였습니다. 당연히 디저트로 먹던 아이스크림도 끊었지요.
  그랬더니!
  속이, 편해졌습니다.

 what?!

 그때가 저녁을 먹고 이제 일 좀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인데, 위장장애, 소화불량에 걸리면 식후에도 괴롭습니다. 먹은 것이 명치에 걸려 안 내려가는 느낌이니까요. 그런데, 그 날은 별로 그렇게 안에서 부대끼는 느낌도 안 들었네요. 심지어는 머리를 좀 쓰고 있다보니 먹은 게 소화가 돼서 이제는 배가 출출할 지경임. 소화불량 특유의 더부룩한 느낌 때문에 공복을 느낀 지 오래 됐는데, 배가 출출해진 겁니다.

 이거슨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저는 그때까지 제가 먹었던 것, 했던 행동들을 되집어봤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하나.
 월요일에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안 먹었네요. 위에서 말했듯이, 식단관리를 하느라 아이스크림은 패스한 것인데, 그러니까 속이 편안해졌습니다.

- 왜, why, 아이스크림을 안 먹었다고 속이 안 아프게 된 거……?

 거기까지 짱돌을 굴리던 저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아, 혹시 초콜릿?

 제가 디저트로 먹던 아이스크림은 초콜릿 아이스크림 + 커피 아이스크림. 그러고 보면, 원재료가 초콜릿과 커피로 제가 모두카페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료입니다. 물론, 순수하게 초콜릿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가공된 제품으로 나온 식품이라 모두 다 "저거 때문이야~!" 외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먹었던 아이스크림이 단팥맛이었거나 바닐라 맛이었다면, 아예 아이스크림 때문에 위장장애에 시달렸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가 먹은 것은 밀크 초콜릿맛 아이스크림이었으니까요. 작은 초콜릿 한쪽에도 속이 쓰리고 아픈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진하디 진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었으니 의심을 안 보낼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겸사겸사 다시 아이스크림은 멀리해보고 있는데요.
 현재로서 제 위장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습니다. 식후에 찰떡을 먹어서였나, 아니면 뭔가 달리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던 것인가 위가 살짝 뭉치기는 했습니다만,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 상태라면 아침에는 소화가 다 돼서 지금의 뭉친 느낌도 없어지겠지요.

 이쯤 되니, 거의 빼빡인 듯 싶습니다.
 내 위장장애의 일부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때문에 생겨났다는 사실이. 헐.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고 역대급 소화불량 증세를 겪다니. 이건 오히려 널리 알려야 할 일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허쉬 초코바는 카페인 부작용을 일으켰다, 그만큼 맛과 향이 진하다, 라고 말이죠.
그 점을 생각하면, 허쉬 초코바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콜릿맛, 초콜릿색 가공식품과 달리, 초콜릿 제품으로서 손색이 없지 않은 것이 아닐까. 코코아 파우더가 아닌,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간식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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