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닭가슴살과 새우와
오리엔탈 드레싱과 감식초와 꿀을 넣어 만든 샐러드
- 데친 닭가슴살과 새우 샐러드
닭고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조리 방법에 가리지 다 잘 먹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닭튀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닭볶음탕은 뭐랄까, 밥반찬이고. 닭백숙은 어릴 때부터 저희 집에서는 그냥 이것저것 한약재를 푹 끓이기만 해서 말이죠. 간이 하나도 안 돼 있어서 솔직히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닭백숙이란, 원래 이렇게, 담백함을 넘어서 아무 맛이 안 나는 음식이구나,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지요. 그런데, 백숙집에서 먹어보니 그게 그 맛이 아니었더라능.
어쨌든.
어릴 때의 잘못된(?) 경험을 제대로 고치질 못하다보니, 적절히 간을 해서 튀기거나 굽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래서 종종 정육점에서 닭가슴살만 사와서, 집에서 직접 튀김옷을 입혀 튀기거나, 소금과 후추간을 해서 기름에 구워먹곤 했지요.
그랬는데, 이번에는 기름을 쓰지 않고 그냥 담백하게, 물에 데친 것을 먹어봤습니다.
계기가 된 것은 동네 빵집에서 닭가슴살 샐러드를 산 것이었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파리바게뜨와 브레덴코 두 개의 체인빵집이 들어와 있는데, 전반적인 빵은 파리바게뜨 것을 좋아하지만, 샐러드 종류만큼은 브레덴코 것이 더 제 입맛에 맞더군요. 그래서 브레덴코로 샐러드를 사러 갔는데.
제가 요즘 들어 즐겨먹던 새우와 구운마늘 샐러드는 품절된 것인지 냉장고에 없더군요. 루루루 T.T
남은 것 중에는 그나마 성에 차는 것이 닭가슴살 샐러드라 그것을 집어들었는데, 보통 이렇게 가게에서 사 먹는 샐러드들은 가격은 수월찮은데 양이 영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지요. 특히나 미리 포장되어 나온 완제품은 더더욱이요. 샐러드를 고른 것까지는 좋은데, 양이 좀 적어보이기에 "여기에 새우를 삶아서 같이 먹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샐러드를 사서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평범하게, 냉동 칵테일 새우를 사와서 같이 먹었는데.
GOOD!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양도 늘어났고, 또 맛도 좋았고요. 오히려, 새우가 들어갔음에도 풀떼기만 먹어서 그랬는지(?) 두어 시간이 지나니 출출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직접 닭가슴살과 새우를 사다가 듬~뿍, 아주 듬~뿍, 집에서 해 먹는 것이 아니면 절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재료를 드음뿍 넣고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보기로 했더랬지요. 그리고 닭가슴살과 새우는, 평소 무조건 기름에 구웠던 것과는 달리, 모두 물에 데쳐 담백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 데친 닭가슴살과 새우 샐러드 만들기
1. 새우를 준비합니다. 냉동이 됐든 생새우가 됐든 상관없습니다.
전 샐러드를 사서 새우만 따로 추가해 먹었을 때에는 냉동 새우를 사용했는데요. 닭가슴살까지 사와서 온전히 집에서 해 먹었을 때에는 생새우를 사왔습니다.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하기 + 채소를 미리 커팅해놓은 샐러드용 채소를 사기 위해 홈플러스로 갔는데, 거긴 냉동새우가 소포장이 없어서 괜히 비싸더군요. 게다가 가격으로 살짝 장난질을 쳐놓은 것 같기도 해서(정가에 줄긋고 할인가처럼 써놨는데, 실제로 보니까 단순 할인가가 아니라 멤버십 회원 할인가였다능. 어차피 홈플러스 회원이기도 해서 상관은 없을 것 같긴 했는데, 회원이 아닌 사람이 보면 기분이 확 나빠질 것 같아서 그냥 돌아섰습니다). 그냥 수산물 코너 가서 손질된 생새우를 집어들었네요.
그런데 왜 이미지는 냉동새우이냐?
한 번 샐러드를 해 먹고 남은 생새우를 그냥 비닐봉투에 털어넣고 냉동실에 넣었더니, 도저히 사진을 찍을 비주얼이 못 되더군요. 그래서 그냥 냉동새우로 대체…….
2. 이번에는 닭가슴살도 새우도 평소 모두 기름에 볶거나 굽던 것과 달리, 다 삶았습니다.
간이 되라고 소금을 넉넉하게 넣어 녹인 물에 끓여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간이 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3. 즉석식품으로 나온 닭가슴살입니다.
원래 예정으로는 평범하게 닭가슴살 날고기를 사려고 했습니다. 그것을 집에서 끓는 물에 데치려고 했는데요.
1. 홈플러스에 파는 닭고기의 값이 절대로 저렴하지 않다. 2. 삶은 닭가슴살 두 팩 한 세트짜리가 저희 동네 마트에서 파는 세 덩어리 짜리 닭가슴살과 가격이 비슷했습니다. 어차피 세 덩어리 들은 닭가슴살을 사도 제가 따로 조리를 해야 하는데, 이미 즉석식품으로 가공돼 나온 닭고기는 그런 수고를 안 해도 되지요. 제 수고와 시간을 안 들여도 된다는 점도 좋았지만, 또 제대로 된 공장에서 나온 제품이니까요. 왠지 저보다 더 잘 데치고 삶았을 것 같아서 얼른 집어들었습니다.
4. 그리고 결과는 나름 빙고였습니다.
포장지에 적힌 먹는 법을 보면, 포장지를 뜯고 바로 먹을 수 있다고 돼 있더군요. 다만, 저는 냉장고에 들어있던 제품이라 그냥 먹기보다는 좀 데워주기로 했습니다. 끓는 물에 봉지째 넣고 따끈따끈하게 뎁히시던가 전자레인지에 한 2~3분 돌리면 됩니다.
전 이런 종류는 끓는 물에 넣고 팔팔 끓입니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속 편하게 재료를 익히는 방법이더군요.
그런데 이번에는 한편에서 새우를 삶느라 이미 화구와 냄비를 사용하고 있어서 가스레인지를 쓰는 건 너무 번거웠습니다. 그리하여~ 포장지에서 닭가슴살을 꺼내어 접시에 담은 뒤, 살포시 전자레인지에 돌려주었삽니다.
5. 이 샐러드 채소도 채소들을 작게 잘라서 샐러드용으로 소포장 해서 나온 것입니다.
이렇게 아예 시판되는 샐러드 채소를 사면 이것저것 먹을 수 있고, 또 요즘 양상추나 양배추를 통으로 사게 되면 얼마 먹지 못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군요. 그래서 차라리 좀 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적당한 양을 빨리 먹어치울 수 있는 커팅된 채소로 사 왔습니다. 직접 해먹는 샐러드임이 컨셉인데, 뭔가 다 완제품만 사 갖고 오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6. 일단 채소 위에 한입 크기로 작게 자른 닭가슴살과 새우를 올려놓으면 끝입니다.
이 위에 후추를 듬뿍 뿌려주고, 오리엔탈 드레싱은 듬뿍, 그야말로 듬뿍, 접시 밑에 고일 정도로 듬뿍 부어줬습니다. 그런 뒤, 새큼한 맛을 내주기 위해 집에서 담근 감식초를 좀 넣어주고, 달콤한 맛을 위해서는 꿀을 살짝 타줬습니다.
여기에 올리브도 들어가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정신이 없어서 올리브는 깜빡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닭가슴살도, 채소도, 새우도 샐러드를 한 번 해 먹을 만큼은 남아 있으니까요. 동네 만크에서도 (비록 그린이 아니라 블랙)이지만 올리브가 있으니, 재료가 다 소진되기 전에 한 번자 녀오면 다녀오면 될 것 같습니다.
뱀발
또 하나. 양파도 얇게 저면서 올리면 양파 특유의 약간 아린 맛, 매운 맛? 그런 맛이 개운하고 신선할 것 같았습니다, 만. 양파 까고 썰기 싫어서 패스. 꺄웅~!
'랜선체험 > 먹거리 : 보고 만들고 먹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수잡곡밥. 이것으로 삼재를 막을 수 있을까? (0) | 2021.03.20 |
---|---|
종합 발포 비타민 베로카 - 위장이 약한 나한테도 좋다 (1) | 2021.01.21 |
허쉬초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먹고 카페인 부작용을 겪다. (2) | 2021.01.06 |
깔끔한 고기요리 <쇠고기 깻잎 팽이버섯 말이> (0) | 2020.12.31 |
벨샤멜 소스와 함께 하는 크로크무슈 (혹은 크로크마담) 만들기 (0) | 2020.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