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샤멜 소스와 함께 하는 크로크무슈 (혹은 크로크마담) 만들기

벨샤멜 소스 크로크무슈
얼마 전, 만화에서 나오는 방법으로 프라이팬으로 완전간단하게 크로크무슈를 만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15분 초간단 크로크무슈 만들기.
우유와 계란을 이용해 맛을 내고 프라이팬에 살짝 굽는 방법이라 간단하긴 정말 간단했습니다. 다만, 제가 빵을 우유에 너무 많이 담근 것인지는 몰라도, 바게뜨빵이 너무 물렁해져서 식감이 아주 오묘해졌지만요. 덕분에, 뭔가 맛이 있긴 한 것 같은데, 그것을 제대로 음미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그 맛이 정말로 오묘했는지라, 정석대로 만드는 크로크무슈는 대체 어떤 맛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지더군요. 카페에서 먹어보긴 했지만, 어떤 맛인지 기억이 안 나……. 기억나는 건 빵 종류치고는 너무 얄팍했다는 점뿐이네요.
그리하여, 리벤지 크로크무슈. 크로크무슈를 다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크로크무슈 (혹은 크로크마담) 만들기
1)벨샤멜 소스 만들기
크로크무슈는 버터를 녹여 체에 곱게 쳐서 내린 밀가루를 섞은 뒤 우유를 넣고 끓인 벨샤멜 소스를 발라서 만듭니다.
그런데 처음 해 먹고 나니까, 이 벨샤멜 소스에 양송이나 양파를 같이 섞어서 넣어 먹어도 맛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봤고요. 그래서 다음에는 양송이를 넣어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퍼뜩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라? 그러고 보면 이 벨샤멜 소스. 내가 집에서 양송이 스프를 만들어 먹을 때와 그 베이스와 똑같잖아.
녹인 버터에 밀가루를 섞어서 점도를 조절해 줄 루를 만들고, 우유와 양송이와 버섯을 넣고 끓이기.
어차피 벨샤멜 소스에 양송이를 넣어서 다시 한 번 해먹어보자, 라고 생각했던 참이라서 말입니다. 그냥 내친 김에 양송이 스프도 같이 만들어서 빵과 수프를 같이 즐기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벨샤멜 소스를 발라 만드는 크로크 무슈만 두 번을 만들었네요. 나중에 만든 건 엄밀한 의미에서는 크로크무슈가 아니었지만(치즈 대신 계란을 위에 올려 크로크마담이 되었습니다).
음식에 밀가루를 사용할 때, 특히 이렇게 '루'를 만들어줄 때에는 덩어리가 생기지 말라고 밀가루를 체에 쳐서 곱게 내려주죠. 그렇지만 두 번째 크로크마담 때에는 귀찮아서 그냥 쿨하게 덩어리가 지든 말든 밀가루를 투척해 줬더랬지요. 그래도 조금씩 넣으니까 뭉치지 않아서 굳이 체로 안 쳐줘도 괜찮은 것 같더군요.


버터와 밀가루와 우유를 넣고 끓인 것이 적당히 걸쭉해졌으면 불을 끈 뒤 식혀서 빵에 발라줍니다. 소금이랑 후추를 뿌려서 간을 맞추는 걸 잊지 맙시다.
참고로 사진은 두 번째, 크로크마담을 만들 때의 사진입니다.
크로크마담을 만들 때에는 일단 양송이 수프를 잔뜩 만든 다음에, 그 일부를 벨샤멜 소스로 이용하고자 했었지요. 그런데 정작 빵에 소스를 다르는 단계가 되자, 웬걸. 벨샤멜 소스를 바르는데 다 쓰고 말았습니다. 소스에 양송이가 들어있는 이유가 원래는 그것이 원래는 소스라기보다는 수프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작 양송이 수프는 버터 녹이는 것부터 처음부터 다시 해야됐었습니. 후우.

2)식빵에 벨사멜 소스 발라주기
우유와 계란을 이용해 초단간 15분 크로크무슈를 만들 때에는 바게뜨를 사용했지만, 벨샤멜 소스와 함께 하는 크로크무슈와 크로크마담은 무난하게 식빵을 이용했습니다.
초단간 크로크무슈를 만들었을 때 빵이 지나치게 물컹했다는 점을 보건대, 그 조리법은 단단한 빵일 때 활용하기 좋은 조리법인 것 같습니다. 딱딱한 빵이거나 딱딱하게 굳은 빵을 우유에 담그면 우유맛 나고 그 미친 듯한 딱딱함도 좀 해소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바게뜨도 방금 오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이제 겉은 겉대로 딱딱해지지요. 우유에 빵을 담그는 것은, 그걸 살짝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식빵 한쪽 면에 벨샤멜 소스를 바르고 햄을 올려줍니다.
원래는 햄만이 아니라 치즈도 올리는 것 같지만 전 패스. 원래 치즈류를 즐겨먹는 것도 아니고, 또 크로크무슈의 경우에는 위쪽에도 모짜렐라 치즈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또 사이에 치즈를 넣어주는 건 열량적인 측면에서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일부러 치즈를 뺐습니다. 그 대신 햄은 두 배로 넣기! 왠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듯.


잘은 모르겠지만, 크로크무슈와 크로크마담은 위쪽 뚜껑이 되어주는 빵에 벨샤멜 소스를 바르는 위치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로크무슈는 위쪽에 모짜렐라 치즈를 넉넉히 뿌려서 치즈로 뚜껑을 만들어주니까 소스가 위쪽으로 올라와도 상관이 없지만, 크로크마담은 그저 위에 계란을 얹어주는 것이니까요. 계란을 올리려면 뚜껑이 되는 빵을 어떻게 해야 고민을 하다가, 그냥 샌드위치처럼 만들어줬습니다.

3) 빵에 모짜렐라 치즈(크로크무슈) 혹은 계란(크로크마담) 올려주기.


모짜렐라 치즈가 올린 크로크무슈는 뭐 말할 것도 없이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로크마담은, 장을 다 보고 집에 와 보니 치즈 사오는 걸 깜빡해서 계란으로 대체했는데, 하필이면 계란마저도 메추리알보다 조금 큰 정도의 계란밖에 없어서 말이죠(으으으). 하나로는 샌드위치빵 반쪽을 겨우 덮더군요. 결국 남은 반쪽은 그냥 맨빵으로 먹었어야 하는데,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소금과 후추를 넉넉히 뿌려줬더니 계란감자샐러드 샌드위치를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4) 그리고 양송이 수프
양송이 수프는 버터와 밀가루를 볶은 뒤, 우유를 끓이다가 양파와 양송이를 털어넣고 푸욱 끓여줍니다.. 그러다가, 양송이 맛이 좀 우러나면 치킨스톡을 넣어주는데요. 예전에 사용하던 치킨스톡보다 지금 쓰는 것이 큐브 하나가 큽니다. 느낌상 반으로 잘라서 사용해주면 될 것 같을 정도. 그런데 그걸 하나를 다 넣었더니, 역시나 짭니다! 꺄아악!
그 짠맛을 중화시키려다보니, 원래 우유 500ml가 다 들어가면 많을 거라 예상했던 양이 우유 1리터를 쓰고도 여전히 짭짜름했다능. 점도를 위해 만들었던 밀가루와 버터 볶음 - 루- 보다 우유양이 너무 많아져서 완전히 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맛은 있었지만요.
참고로, 왠지 제대로 된 순서는 버터와 밀가루를 볶아 루를 만들어주고, 양파와 양송이를 먼저 볶은 다음에 우유를 넣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늘 루를 만들다 보면 루가 타는 것 같아서 얼른 우유를 넣어서 무마시켜버리네요.
보다 정확하게는 양파와 양송이는 따로 볶아서 갈아두고, 우유를 넣고 끓일 때 같이 넣어주면 된다는 거였는데, 양파와 양송이를 따로 볶고 갈려면 씻어야할 그릇이 너무 많이 늘어나서 그냥 생으로 털어넣고 있습니다. 또 양송이는 그 특유의 스페이드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더 좋고요.

언젠가부터 양송이 수프를 만들면 꼭 버터와 밀가루양을 잘 못 맞춰서 수프를 국으로 만들곤 했는데요. 여기에 밀가루를 넣으면 좀 걸쭉해지려나 하고 답답한 마음에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 보니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밀가루 , 쌀가루 등을 넣으면 다시 되직해진다는 모양이었습니다. 오오오. 좋은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번부터, 또 수프를 국으로 만들게 되면 그때에는 찹쌀가루, 그것이 없으면 밀가루를 이용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원래 국물요리를 걸쭉하게 만드는 데에는 전분가루가 최고인데 말이죠. 과연……?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덜 수고스러워서 브런치로 집적 해 먹기 딱 좋은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말로는 카페에 가서 사먹기에는 너무 비싸다.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카페에서 사 먹는 돈으ㅇ로 더 푸짐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고 치즈 같은 건 그릴 -> 가스레이지 생선그릴 -> 전자레인지로 돌려먹어도 맛날 겁니다.
'랜선체험 > 먹거리 : 보고 만들고 먹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수잡곡밥. 이것으로 삼재를 막을 수 있을까? (0) | 2021.03.20 |
---|---|
종합 발포 비타민 베로카 - 위장이 약한 나한테도 좋다 (1) | 2021.01.21 |
허쉬초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먹고 카페인 부작용을 겪다. (2) | 2021.01.06 |
깔끔한 고기요리 <쇠고기 깻잎 팽이버섯 말이> (0) | 2020.12.31 |
삶은 닭가슴살과 새우와 오리엔탈 드레싱과 감식초와 꿀을 넣어 만든 샐러드 (0) | 2020.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