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재태크/우리나라 돈 외국 돈

3월 12일. 3일 만에 주식은 또다시 미끄럼, 환율은 고공행진

하프피프티 2020. 3. 13. 04:06

 3월 9일.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블랙먼데이를 겪은 뒤, 10일날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잠시 증시가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그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낮아 보였고, 실제 효과도 의문시되어 11일날에는 또 떨어졌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겨우 1900선에 턱걸이 했죠. 달러원 환율의 종가는 1191원, 엔원 환율은 1134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간 3월 12일 새벽. 드디어 WHO가 코로나 19의 펜데믹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장이 한창 열려 있을 때의 일이라, 이 선언으로 미국 증시가 내려앉았습니다. 게다가 날이 밝은 3월 12일 오전. 우리 시간으로 오전 10시, 미국 동부 시간으로 치면 오후 8시쯤 된 시간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 내용인 즉슨, 현지시간 13일부터 코로나 19이 확산하고 있는 유럽발 미국입국(영국 제외)을 금지한다는 것

 간밤 뉴욕 증시가 약 5% 급락한 가운데,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 실망감이 더해져서 12일 글로벌 증시는 다시 한 번 번지점프를 했습니다. 개장한 지 한 시간만에 코스피는 1900선을 깨고 1800대로 하락, 5%의 낙폭을 보이면서 일시 거래를 중지하는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엔화의 환율은 올라서 1134원에 시작했던 것이 오전 11시 전후에는 1160원을 넘어섰습니다. 달러원 환율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당국의 경계와 개입으로 1200원 중반에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그렇지만 딜러들은 "주가가 계속 빠지고 이와 함께 외인 자금이 계속 나가면서 환율 방향은 위쪽이 맞아 보인다. 아울러 증권사 달러 수요도 계속 감지되고 있다", "뉴욕 증시의 흐름에 따라 환율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타 은행의 딜러는 "정책 기대감에 잠시 안정됐다가 이후 더 크게 실망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시장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고도 했지요.

 그럼 현지시간 3월 12일 뉴욕 증시를 볼까요.

 11년 만에 약세장에 들어섰다는 뉴욕 증시는 이날도 또다시 폭락했습니다. 개장 직후 7%나 미끄러지면서 사흘 만에 주식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선언. 그리고 유럽에서의 미국으로의 30일간 입국 금지, (좀 더 극적인 경기부양책 부재) 등으로 증시가 공포에 휩싸인 듯 합니다.

 세계 증시의 기준점이자, 현재 우리나라의 증시와 환율의 숨통을 쥐고 있는 미국 증시가 연일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할 정도의 낙폭을 보였다니. 13일, 또다시 코스피가 적어도 저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까지 내려가지는 않겠지요. 우리 시간 새벽 3시 53분. 달러원 환율은 여전히 1207원에 머물러 있습니다만, 엔원 환율은 조금 내려와 1145원 정도 하고 있습니다. 기껏 내려온 환율이 다시 원상복구되는 것은 아닐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걱정도 되기도 합니다.

 투자를 해서 이익을 얻는 것은 좋지만,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위기감까지 같이 딸려오는 것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한창 꽃이 피기 시작하는 철이기도 하니, 마음 놓고 꽃구경을 다닐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빨리 돌아와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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