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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둘로 갈리는 환율

하프피프티 2020. 3. 5. 06:39

 현지시간으로 3월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5% 인하했습니다.

 연준이 이처럼 정례회의가 아닌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하고, 인하폭도 50bp으로 결정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이것은 연준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경제 성장 전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인정했다는 증거일 겁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나 그 전망은 불확실하고 상황 역시 유동적이라고 밝혔다고 하지요.

 이 결정으로 날이 밝은 3월 4일, 코스피는 2% 이상 상승했습니다. 열심히 매도를 때리던 외국인들도 매수로 전환함에 따라 투자심리도 살아났지요. 이에 더해, 환율상승을 경계하는 한은의 태도 때문에 당분간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런데, 코스피가 상승한 것에 비해 환율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만 달러원 환율이 1210원 대에서 1200원으로 당장에 떨어졌으며, 거기에서 더 미끄러져 1980원 대까지 내려왔는데 말이죠. 금리가 내려 이 정도로 증시 분위기가 밝아졌다면, 환율은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해 비록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긴 했지만, 아직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 우려 등에 대한 불안심리가 다 걷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많이 싸진 달러에 투자하는 수요가180원 선을 유지해줬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두고 한 딜러는 "연준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풀리고 이에 국내 증시도 영향받을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 19에 대해 정책적인 실효성에는 의문이 커질 것"이라며 "달러/원 1180원대가 견고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환율의 상승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금리인하가 발표된 날, 오히려 미국의 다우지수는 3%나 하락했습니다. 미국 국내의 경제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으로 좀먹히고 있는 사실을 금리인하 하나로 털어버리긴 힘들었던 것이 아닐까요.

 중국은 이미 산업 전반에 막대한 손실이 나오고 있고, 일본도 경제사정이 안 좋습니다. 오죽하면 안전자산인 엔화가 초반에 투자자들의 인기를 못 얻어서 큰 힘을 못 썼을까요. 그런데 우리나라도 코로나 사태가 점점 절정기에 들어서면서 경제 전반에 금이 가고 있는 중입니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와 회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양방향으로 갈리는 것도 당연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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