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재태크/우리나라 돈 외국 돈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증시와 여전히 높은 편인 환율

하프피프티 2020. 3. 12. 02:20

 3월 9일.

 1929년 경제대공황 때나 쓰였던 블랙먼데이란 단어를 직접 체험해 본 뒤, 현지시간으로 9일. 미국 트럼트 대통령은 바로 강력한 경제부양책을 내놓았습니다. 그 덕분에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어디까지 오를지 걱정스러웠던 환율, 특히 변동성이 큰 엔원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날이 밝은10일, 우리나라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194원에 마감했고, 엔원환율은 40원 조금 못 되게 내린 1134원까지 하락했습니다. 한나절 늦게 돌아오는 미국장 역시 지수들이 5% 가까이 폭등하는 등 주요 위험자산이 다시 반등랠리를 펼쳤습니다.

 이렇게 미국 외에도 일본, 호주에서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당분간은 증시가 하락폭을 반납하며 상승, 환율도 지난 주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11일 오전. 아시아 시장은 여전히 하락세였습니다. 9일날 충격에 1950까지 미끄러진 코스피는 1900선에 턱걸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감면정책을 내놓았으나 의회에서 통과될 불투명한 데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졌기 때문이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해서 미국장에서는 1124원까지 내려갔던 엔원환율이 11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는 다시 1140원을 넘나들다가 1134원에서 마감했고, 달러원 환율도 다시 1190원대로 올라가 한때 1197원을 찍기도 했습니다(종가는 1191원).

 딜러들은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 19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 정책 효과가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보고 있더군요. 그래서 획기적인 정책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은 계속 불안할 것이라고 합니다.

 

 2월 중에 증시와 환율이 아주 자그만한 재료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코로나 19와 관련된 안 좋은 소식이 전해지면 환율이 상승하고, 경제부양과 관련해 아주 약간만 호의적인 얘기만 나와도 증시가 점프를 해서 손바닥 뒤집기 바쁘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3월 중에도 그런 불안정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으려나 봅니다. 당시에는 중국과 한국 때문에 코로나 공포가 퍼졌다면, 이젠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뒤늦게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으니까요.

 환율은 보통 한 번 크게 도약해 고점에 도달하면, 시장도 패닉에서 벗어나 당분간은 다시 쭈욱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달러원이나 엔원이나 비교적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엔원의 경우는 그래도 많이 내려온 셈이지만, 이미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한 번 크게 뛰었기 때문에 최종점이 매우 높게 형성된 상태입니다. 높아진 상태에서 어느 정도 빠진다고 해도 낮아지지는 않지요.

 환율의 하락폭이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적었기 때문에, 정말로 다시 무슨 큰 이슈라도 생겨서 또 환율이 폭등한다면 9일날 찍은 고점들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환거래를 하는 점에서 생각하면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나라와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그리고 이따금 외화결재를 해야 되는 몸으로서는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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