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소설쓰기와 자작소설

시나리오 작법에서 배운 플롯구성. 소설과 크게 차이 없겠지

하프피프티 2020. 9. 15. 03:12

시나리오 작법에서 배운 플롯구성. 소설과 크게 차이 없겠지

  소설을, 쓸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것 자체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1일 1포스팅하는 것도 소재가 있고, 시간이 조금 넉넉하단, 아니 그냥 소재만 있으면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차라리 빨리 블로그의 광고수익들이 안정돼서 그냥 제 글만 쓰고 살고 싶을 정도이지요.
 그런 제게 소설 쓰는 것은 굉장히 큰 목표입니다.
 요즘 들어 느낀 것이지만 의외로 소설 쓰는 것에 소질은 없어 뵈지만(......), 그래도 소설을 쓰는 일은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일이라서요. 소질이 없어도, 설령 사람들에게 안 팔리더라도 제대로 형태가 잡힌 소설은 써 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완전히 끝을 내야 미련을 계속 안고 있을 것인지, 아니면 떨쳐버릴 것인지 결심을 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하지만.
 소설을 제대로 된 형태로 쓰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네요.
 나름 내 글을 쓴다고 끄적끄적거린 것인 어언..... 어, 음. 네. 오래 됐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사이사이, 네이버의 소설카페에도 가입하고 하면서 습작들을 좀 했지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쓰던 (거의 대하소설급의 분량을 가진) 작품 두 작품과 카페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단편도 몇 작품인가가 써 봤습니다. 어쨌든간에 완결이란 것은 내 본 셈이지요.
 그러나 그 작품들이, 재미라는 요소는 배제하고 순수하게 일반적인 소설의 구성을 제대로 따르고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쉽게 말해, 소설의 각 단계(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 제대로 들어가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교과서의 설명은 시험 볼 때에만 소용있다

 소설의 3요소는 주제, 구성, 문제. 그리고 그리고 구성의 3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입니다.
 학교를 다니면 국어와 문학시간에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듣게 되는 내용이지요. 국어와 문학 계열의 시험 단골문제라서, 머리에서 지울래야 지울 수도 없는 내용입니다.

 그 심화과정으로 이제 소설의 전개과정인 발단, 전개, 절정 (위기) 결말에 대해 배우게 되는데요.
 학교에서 배운 이 설명대로 소설을 쓰려니 도통, 펜이 나아가질 않습니다. 그나마 절정, 위기, 결말은 이야기의 결말을 써 준다고 생각하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도입부분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발단과 전개에는 무슨 내용이 들어가야 하고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하는 거죠?  물론 수업시간에는 소설의 각 단계에 들어가는 내용도 함께 함께 배웁니다.

 

 발단 : 소설의 배경 확정. 인물과 세계관 소개. 
 
 전개 : 사건과 인물의 성격이 변화, 발전되는 단계.
 
 위기 :  갈등의 고조, 절정을 유발하는 전환의 계기 
 
 절정 :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위기의 반전으로 사건해결의 분기점이 되는 단계
 
 결말 : 주제가 확정되거나 암시되는 단계. 갈등과 분류 해결.
 주인공의 운명이 분명해지고 성패가 결정되는 단계

뭐, 이런 거?

 

 하나를 가르쳐주면 하나밖에 모르는 여자인 저는 순진하게 교과서에 나온 저 설명을 토대로 습작을 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발단에는 인물과 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넣고, 주인공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건, 목표도 넣고~,  전개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을 넣고 넣고, 위기, 절정, 결말 불라불라.

 하지만, 정작 나온 결과물들은 참 한심했습니다. 각 단계에 맞춰, 일대일로 대응하듯이 하나의 이야기나 사건을 그냥 때려넣다 보니,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단계별로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살을 붙여봤자,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은 없고 단계별로 분절, 파편화될 것은 틀림없을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다면 대충 이런 느낌으로.

 발단 : 마트로 간다.

 전개 : 마트로 가는 길.

 절정 - 위기 마트가 문을 닫았다. 물건을 살 수가 없다

 결말 : 결국 장을 보고 집으로 귀가

 이게 뭐야! 일기를 써도 이것보다는 더 생동감 넘치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을 거다!

아아아. 한심해

 지금까지 제가 봐 온 소설이나 영화는 당연히 이렇지 않았습니다.

 다들 장편이니만큼 서브플롯으로 내용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 것도 있겠습니다만, 이야기가 저렇게 단순하고 일직선, 한방향만으로 나아가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설령 그 내용이 단순히 (명절이나 모종의 이유로 반드시 장을 봐야하는) 인물이 마트에 장을 보러 다녀오는 얘기라 할지라도 말이죠.

 그렇다면 어떤 내용을 어떤 식으로 엮어나가야 하는 걸까요.

 

 

 

  시나리오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대체 어디까지를 발단으로 잡아,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하고, 대체 전개는 어떤 식으로 내용들을 풀어나가야 하는지 몸부림치던 어느 날. 블로그에서 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시나리오를 공부하는 사람의 블로그였는데, 한 권의 책을 소개하며 과연 시나리오 작법의 성서라 불리는 이유가 있다면서 그 내용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정리된 내용에서, 제가 찾던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발단에 들어가야 하는 사건은 무엇이 있고,  전개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절정과 위기는 어떤 내용이 쓰여야 하고, 결말은 무엇인가.

 비록 시나리오를 쓰는 법이긴 하지만, 시나리오을 쓰는 일이든 소설을 쓰는 일이든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작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시나리오는 전체 작품의 내용을 구성하고 그것을 영상화한다면, 소설은 전체 내용을 구성하고, 그것에 설명과 묘사를 더 덧붙인다. 최종 과정만 다를 뿐, 뼈대를 짜맞추는 중간 과정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곧바로 그 블로그의 글 중에서 제 눈에 들어온 내용을 메모장에 옮겨적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대충 이렇습니다.

 

발단 : 주인공에게 최악의 사건 발생 - 어떻게 하면 그 사건을 최선으로 바꾸겠는가  

전개 :  주인공에게 위험한 사태 발생 -해결 - 더위험한 상황 발생 - 해결 - 더더욱 위험한 상황 발생 (이해상략)  

위기 - 절정 : 문제해결을 위해. '궁극의 선택'  

결말 : 선택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일

 

 오오오.

 아무리 소설작법서를 보고, 소설을 구성하는 방법을 찾아봐도, 사실 지금까지는 아무 것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가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발단부. 주인공의 궁극적으로 해결할 초목표를 설정해준다고 하던데, 그것에 따라 내용을 짜봐도 자꾸 곁길에서 맴도는 것 같은 느낌만 받았었죠. 하지만 저렇게 써 놓은 걸 보니 단박에 이해가 갔습니다. 심지어는 이번만이 아니라, 다른 작품을 쓸 때에도 대입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없는)자(신)감까지 듭니다.

길 잃은 어린양이 이정표를 찾았습니다

 뭐, 이래놓고 나중에 가면 또 어디선가 막혀서 징징걸릴 것 같은 느낌이 아니드는 것도 아니지만 말입니다(실제로, 지금까지 저 위대한 발견을 몇 번이나 했는지. 그때마다 유레카를 외치며, 이제 작품을 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의기양양했더랬지요.). 그래도 지금 당장은 마구마구 의욕이 샘솟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어느 정도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플롯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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