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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직접 곶감만들기와 우리 집 곶감들

하프피프티 2021. 11. 5. 21:39

아파트에서 직접 곶감만들기와 
우리 집 곶감들

 

곶감걸이에 걸린 곶감

 

 

 1. 아이스홍시 외에 감을 저장하는 법 - 말린 곶감
 

 

지난 번에 마트나 농장에서 아직 안 익은 감을 사서 직접 홍시로 익혀먹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저희 집은 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에 감나무가 있어서, 가을이면 그 감나무에서 직접 감을 땀 → 집에서 익혀먹는다는 얘기도 했지요. 그 과정에서 감이 너무 많은 관계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방법이란, 바로 아이스홍시.
 대략적으로 방법을 소개하자면 잘 손질해서 익힌 감을 1. 감꼭지를 떼어내고, 2. 랩으로 하나씩 포장을 한 다음, 3. 밀폐용기나 지퍼팩에 꼭지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얼려두는 것입니다.

 

 

 

 

 며칠 전, 마침 잘 익은 감 두 개를 골라 위에서 말한 방법으로 냉동실에 집어넣었고, 이틀 뒤에 먹어봤습니다. 껍질을 벗겨낼 수 있도록 좀 녹인 뒤에 먹었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게 덤비는 바람에 껍질 벗기기가 어려웠음 + 너무 단단해서 숟가락으로 덜어지지 않음 = 아이스크림처럼 직접 입에 넣고 베어먹었는데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감에는 눈길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달달한 그 맛은 그대로 유지된 채, 홍시로 먹을 때 질척거리던 것이 없어져서 먹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앞으로 제가 먹을 홍시는 다 얼려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랩은 벗겨내고 드세요

 

 그러나, 자고로 감을 보관하는 데에는 얼리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분을 빼서 바짝 말려버리는 방법도 존재하지요. 그런 연유로, 이번에는 곶감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육이 화분이 있는 곳에서 건조되고 있는 곶감

 

 

- 다육이 화분과 곶감

 

 

- 다육이 화분과 곶감

 

- 곶감 대량으로 생산 중

 

 

2. 곶감 만드는 법

 

 

 

 

1. 아직 다 익지 않은 감을 감꼭지만 남기고 잎을 다 떼어줍니다.

2. 감을 깨끗하게 닦아줍니다.

3. 감 껍질을 깨끗하게 깎아줍니다.

4. 감을 매달아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서 말립니다.

 



곶감을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을 잘 손질해서 잘 말려주기만 하면 되는 듯.
다만, 역시 감을 매다는 법이 가장 힘든 것이겠지요.

 

다듬은 감을 매다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입니다.

(1) 별다른 도구 없이 실에 매달아 빨래대 같은 곳에 걸치거나

(2) 곶감걸이를 사서 끼운 뒤, 빨래대 같은 곳에 걸어 말리거나.

 



저희 집은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실에 매달았습니다. 긴 로프나 끈에 같은 간격으로 매듭을 짓는 방식처럼, 긴 실에 같은 간격으로 감을 매달았지요. 그렇게 묶어주면, 실을 세로로 들었을 때 감들이 실에 방울방울 매달리게 됩니다. 그렇게 감을 매단 실 끝을 베란다의 빨래대 같은 곳에 묶어서 고정하면 끝.

참고로, 감을 실로 매달려면 감나무 가지가 남아 있어야 편한 것 같습니다.

 

그랬는데.
일반 감으로는 이렇게 실에 묶어서 말려도 충분했는데, 크기가 큰 대봉으로 곶감을 만드려니 무게가 꽤 무겁더군요. 실이 버텨줄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감의 부피도 커서요. 결국 곶감걸이를 샀습니다. 그런 고로, 올해는 곶감걸이에 곶감을 걸어 말리고 있는 중입니다. 곶감걸이를 사용할 때에도 실을 감 꼭지에 돌돌돌 말아서 묶어 고정하는 것과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쌍지창 혹은 포크처럼 생긴 구조물에 살짝 남긴 감가지를 꼭 끼우면 끝이지요.




곶감걸이

 

포크형태의 구조물 사이에 감 가지를 꽉 끼우기

 

 

 곶감걸이를 사용하면 실을 일일이 감지 않아도 편하고, 또 끝부분이 고리 형태로 돼 있어서 미리 걸 곳만 확보해주면 감을 다 매단 뒤에 착 걸치듯이 걸어주면 끝입니다. 거기에 더해, 실에 감을 달아 말릴 때에는 감의 가지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곶감걸이가 있으면 가지가 남아 있지 않아도 곶감걸이에 걸 수 있습니다. 감꼭지 좌우에 딱 끼우는 형태의 걸이가 따로 있답니다.

 

 

곶감걸이 2

저 부속품을 살짝 옆으로 벌려서 감 과육과 감 꼭지 사이에 끼워넣으면 됩니다.

 

 

곶감걸이 3


그런 뒤에 위쪽의 동그란 부분을 감을 곶감걸이의 쌍지창(?)에 끼우듯이 끼우든가.
그냥 곶감걸이의 쌍지창 위에 턱 걸어버림 끝.


왼쪽 상단에 찍힌 감을 보면 (아웃포커싱 때문에) 흐릿하게 나왔지만, 그냥 곶감걸이에 걸쳐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위의 것은 어머니가 다신 것, 정면의 감은 내가 끼운 것.

 

 



뭐, 그렇긴 한데, 사실 그냥 깨끗한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볕 잘 들고 통풍 잘 되는 곳에 놔두고 말리는 것도 있습니다. 요 녀석들의 완성도에 따라서는 굳이 감을 매달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곶감을 집에서 만들어먹기 시작한 계기는 대단찮은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유명한 산지의 반건시를 선물받았는데, 그게 생각만큼 만족스럽질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희가 보관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여간에, 그 뒤, 이럴 거면 차라리 우리가 곶감을 만들어 먹어보자는 얘기가 된 것이지요.

 

 그렇게 집에서 곶감 만들기는 시작되었으니.

 

 그때에는 겉보기는 별루 이쁘지 않았습니다. 좀 시커멓게 되었더라고요. 하지만 맛은 일품을 넘어 0.5품이었습니다. 원래 감 자체가 익혀 먹으면 커피가 생각날 정도로 달달했던 만큼, 곶감도 만만치 않은 당도를 자랑했지요. 그때 만든 곶감은 지퍼팩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두니 아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성 간식이 되었습니다.

 



 현재 일차로 곶감걸이에 걸어 말리던 것들은 예쁘게 수분이 잘 빠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어제 감을 새로 가져오셔서, 오늘 생감을 2차로 다시 닦고 - 껍질을 깎은 뒤 - 곶감걸이에 끼워 빨래대와 화분을 늘어놓은 선반에 매달았습니다. 얘들까지 잘 마르면 2~3년은 곶감 걱정은 없을 듯 합니다.


 

오늘 손질해 매단 대봉감 (+ 일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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