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중고는 살 줄 몰랐던 여자
전 중고는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중고라고 해도 신품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물건 상태가 좋으면, 가격도 신품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높아집니다. 좀 싸게 사려고 중고를 들여다보는 의미가 없어. 찾아보면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찾아보면, 입니다. 꽤 발품? 요즘은 손품이겠네요. 인터넷으로 알아보니까. 하여간에, 시간과 수고와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핸드폰 데이터를 써야 한다면 돈도 들겠죠. 굳이 저렴하고 좋은 물건을 찾기 위한 것만이 아니어도, 중고거래 자체가 개인간 거래가 많다 보니, 이것저것 신경 쓸 것도 꽤 많습니다. 저처럼 미래의 걱정까지 빌려와서 하는 사람한테는 참 쥐약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냥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면 그냥 새 거를 삽니다. 그리고, 선뜻 구입하기에 너무 비싼 물건이다 싶으면,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다가, 그 대부분은 "이런 거 없어도 살아!"라며 포기를 하고요.
물론, 꼭 사고는 싶은데, 중고밖에 구할 수 없다면 중고를 사긴 삽니다. 덕질 굿즈와 동인지가 그에 해당하지요.
이 덕질 굿즈와 동인지는 지금까지는 줄곧 중고 전문숍인 스루가야에서 물건을 구매했습니다. 덕질 굿즈, 특히 동인지 중고는 만다라케나 스루가야 정도나 알고 있었는데, 만다라케 온라인은 도저히 제가 도전할 만한 곳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저절로 스루가야로 기울어지게 되더군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제가 구매대행을 부탁하는 카페에 '메루카리'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상품문의에도 후기에도, 메루카리, 메루카리. 사방에서 메루카리 메루카리 외쳐대는 느낌이라서, 얼마 전에 내친 김에 호기심 삼아 그냥 한 번 검색을 해 봤습니다. 겨, 결코 후기 조회수에서 압도적으로 밀려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여기가 뭐기에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많이들 관심을 갖는 걸까 해서리 말이죠.
그랬더니, 아무래도 개인이 물건을 올려놓고 거래를 하는 사이트인 것 같더군요. 우리나라로 치면 당근마켓? 전 당근마켓을 이용하지는 않으니 잘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개인이 올려놓은 중고물품들을 많이 구입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에는 야후옥션을 많이 봤던 것 같던데, 요즘은 메루카리이네요.
나도 메루카리?
그런 가운데, 요즘 피규어에 자꾸 꽂혀서 스루가야를 들락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루가야도 중고숍이다보니까 물건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으며, 요즘에는 나가는 물건은 많은데 들어오는 건 없는 걸까, 제가 찾는 장르에서는 물건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별로 실속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고를 살 수 있는 곳은 스루가야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저도 메루카리에 한 번 가 봤습니다. 과연 이곳에는 내가 찾는 물건이 있을까? 검색어는 バーナビー.
올. 상품이 많습니다.
처음 메루카리가 어떤 곳인지 살피러 왔을 때에도 한 번 검색을 해보긴 했는데, 그때에는 영어로 검색을 했었더랬죠. Barnaby라고. 그러니까 한 두 페이지 정도 상품이 떴는데, 일본어로 치니까 무슨 20페이지가 넘어가도록 상품 페이지가 끝이 안 납니..... 결국, 보다가 너무 많아서 나와버렸네요.
그렇지만 생각보다 꽤 괜찮았습니다. 상품이 많은 만큼 중복된 상품도 있었는데, 개중에서 이미 판매된 상품도 있었지요. 비록 팔린 상품을 있지만, 그래도 그 밖에도 똑같은 상품이 여럿이 더 있다보니, 계속 물건을 찾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출품자가 내걸은 가격들도 다 달라서 상품, 상품의 상태, 가격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더군요.
거기에 상품상태가 표시가 됩니다.
신품, 출품자들이 패키지를 열어보기만 한 정도, 신품이지만 오래 전에 나온 물건인지라 겉 패키지 상태는 그닥 좋지 못한 제품, 어느 정도 장식을 해뒀던 물건 등등. 중고거래를 하는 사이트라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전 중고사이트 페이지는 거의 처음 보는 것이라서요. 게다가 스루가야는 치사하게 상품의 상태나 재고 상태에 대한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상태가 어떤지 표시해주는 게 참 편했습니다.
타이거 앤 바나비 스타일 1 + 더블체이서 프라모델
조립형인 프라모델이다보니 손도 대지 않은 신품, 미사용 상태네요.
프라모델과 달리, 꺼내서 장식을 해둘 수 있는 피규어.
하지만 이 출품자는 구입시에 상자를 열었지만, 피규어는 꺼내지 않고 상자에 넣어둔 채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곳에 보관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규어는 신품이나 마찬가지. 대신 겉상자를 보호하기 위한 골판지 상자에 송장이 붙어 있어 그걸 떼느라 상자가 약간 손상되었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스루가야 물건의 질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중고물건을 내놓을 때 쌈박한 애들만 골라서 내놓으니까요. 제가 구입했던 물건들도 다 좋았습니다. 프라모델은 코테츠는 완전 깨끗했고, 바나비는 봉투 하나가 개봉한 흔적이 있긴 했지만, 애초에 조립을 해야 하는 물건이니 부품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피규어도 자세히 들어 살펴보면 약간 사용된 흔적이 보이지만, 장식해놓고 보면 깨끗하고. 동인지도 개중에 사용감이 눈에 띄는 책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 스루가야에서 동인지를 샀을 때, 중고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깨끗하게 놀랐습니다. 그야말로 한두 번 펼쳐보고 팔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더군요. 그걸 보니까, 이번에 살 피규어는 메루카리에서 주문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관심도 끌 수 있고 말이죠(훗).
조금 신경 쓰이는 점
포장
개인이 발송하는 거라 잘 싸서 보내줄지가 약간 걱정됩니다. 역시 피규어나 프라모의 포장, 발송은 스루가야가 갑이죠. 바나비 프라모델과 체이서 샀을 때가 대박이었는데요. 크기와 무게는 한국에서 구매한 코테츠 라이즈6 프라모델과 바나비 MG 프라모델 두 개를 합친 것과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산 제품은 신품이었는데도 상자를 겹쳐서 보내왔는데, 얘네는 혹시 모를 파손을 우려해 상자를 옆으로 펼쳐서 담았습니.... 그랬더니 물건의 부피가 어마무시하게 커지더군요. 하하하하. 덕분에 배송비 폭탄 맞은 건 덤.
오히려 한국에서는 그런 무게가 크게 무겁지 않은 것들은 포개서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요. 그렇게 옆으로 펼쳐놓은 것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올 1월에 스타일 1 피규어들을 살 때도, 똑같이 그렇게 펼쳐서 배송이 됐는지 매니저님이 부피를 줄이느라 상자를 바꾸셨다더구요.
발송처
스루가야도 일본 여기저기에 지점이 있지만, 그래도 개인이 사는 주소보다는 더 적을 겁니다. 메루카리는 발송처가 개인 주소라, 자칫하면 쩌~ 멀리서도 올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제가 이용하는 구매대행카페의 매니저님은 도쿄에 사시는데 혹시나 그렇게 저 남쪽 끝이나 북쪽 끝에서 오면 물건이 오는데 오래 걸리잖아요. 스루가야가 발송이 좀 늦긴 해도 일단 발송되면 하루 이틀이면 오니까. 이제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기다리는 건 익숙해졌지만, 그 이상이면…… 곤란합니다.
그런 점만 확인되면 한 번 도전해 볼 텐데. 매니저 님한테 문의해 볼까. 흠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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