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사진찍기 놀기 연장.
얼마 전, 실내에서 사진찍기 놀이를 하는 바람에 평소에는 똑같은 자세로 세워놓았던 피규어와 프라모델들을 이리 만지작 저리 만지작 하고 놀았습니다. 예전에는 어디 잘못 만지면 빠지는 거 아닌가, 부러지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제가 다루는 손기술이 좀 좋아지 것인지, 아니면 얘들이 이제 좀 숙성이 돼서(?) 관절들이 부드러워진 것인지 의외로 팔다리가 잘 움직이더군요.
바나비는 등 뒤에 달린 버니어 때문에 크게 점프하는 움직임을 많이 보여주죠. 그 때문인지 제가 수시로 들락거리는 픽시브의 팬아트들을 보면 점프와 관련된 다양한 자세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른바 가와 액션씬. 버니어를 내뿜으면서 멀리뛰기를 하는 육상선수처럼 몸을 앞으로 날리는 장면이라든지, 점프에서 차지, 지면에 몸을 낮게 깔고 있는 장면이라든지. 솔직히 픽시브에서 팬아트를 워낙 많이 봐서 그때그때 눈에만 새기가 머리에는 남기질 못하고 있네요. 그림은 너무 많은데, 제 머릿속의 메모리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이 메모리도 남은 용량이 별로 없습니다. 기존에 저장된 정보를 지우지 않으면 이제 안 들어가는 내용도 있네요.
뭐, 하여간에, 그런 멋진 존잘님들의 그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나비 피규어랑 프라모델을 이용해서 그런 자세를 한 번 취해주고 싶은 마음이 일하다 말고(......) 불쑹불쑹 피어오르더군요. 한 번 생각이 미친 것은 바로바로 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양은냄비와도 같은 성격! 그래서 잠시 일손을 놓고 스타일 2 바나비 프라모델과 스타일 1 바나비 피규어아츠 제로 피규어의 자세를 잡아주기 시작했습니다.
피규어 바나비는, 다리가 올라오질 않는다.
피규어 라이즈 6의 라이징 바나비입니다.
우리 집 바나비는 오른쪽 무릎이 많이 헐겁습니다. 그래서 조립을 할 때부터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툭툭 빠졌는데요. 그 바람에 팔다리를 많이 움직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제가 버디 사진 찍는 정신이 팔려서요. 피사체가 돼다 보니 이런 포즈 저런 포즈를 다 취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건데, 관절의 움직임이 꽤 좋습니다. 폴리캡 덕분에 무릎도 거의 완전히 접히고, 발목도 발등과 종아리가 거의 맞붙을 것 같을 정도로 유연하게 움직이네요. 스타일 1 피규어아츠의 피규어가 그런 굽히는 동작에 완전 젬병이다보니 더 빛나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못 다루는 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 건지, 피규어아츠 제로의 피규어는 허벅지가 직각으로 안 올라오더군요. 슈트의 장갑이 고관절에 끼어서 올라오질 않아. 그러다 보니, 허벅지를 최대한 다리 쪽으로 끌어당기는 자세가 영 안 나오더군요. 덤으로 무릎관절도 180도에 가깝게 접히지 않음.
얘는 아무래도 주로 선 자세를 취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뭐, 누가 아나요. 또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 스타일1 바나비가 허리와 다리를 직각으로 하고 앉을 수 있게 됐어요~!!!라면 인증샷을 찍을지요.
내친 김에
코테츠S도 같이 찰칵.
가동역 차이가 심한 바나비와 달리 두 코테츠는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나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정도가 비슷하더군요. 그래서 오히려 바나비와의 차이점이 두드러졌습니다. 예를 든다면, 스타일 2 코테츠 프라모가 확실히 바나비보다는 발목의 가동역이 좁다는 것. 그러고 보면, 바나비는 슈트 자체가 발목 부분이 열려있는데 반해, 코테츠는 발목을 완전히 감싸고 있죠. 바나비보다 다리의 움직임이 적다는 것을 상정하고 만들었을지도요.
막짤. 버디들의 휴식
체이서에 앉아서 쉬는 라이징 버디 / 배고파 하는 토끼를 달래는 호랭이.
확실히 번들렌즈보다는 단렌즈 쪽이 더 산뜻하네요. 일단 조리개의 최대개방수치부터가 다르고, 또 그러다보니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는 번들렌즈 쪽이 ISO도 더 높여줘야 하니까. 24mm는 그나마 좀 나은데, 50mm는 아웃포커싱 효과도 너무 강해서 다들 적당히 날 나와줘야 할 때에는 오히려 안 좋을 때도 있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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