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일본구매대행 (주로 동인)

2020년 8월. 토라노아나ㅇ멜론북스 동인지 구매대행후기

하프피프티 2020. 8. 29. 22:12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연초만 해도 원래 이맘 때에는 딱히 구매대행을 이용할 예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한창 여름코믹과 오사카의 슈퍼코믹시티가 열렸겠지만, 올해는 도쿄올림픽 때문에 일정이 5월로 앞당겨졌으니까요. 도쿄올림픽 때문에 졸지에 설 자리를 잃게 된 5월 4, 5일의 도쿄 슈퍼코믹시티가 어디로 날아갔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하여간에. 8월에는 제가 고개를 들이밀 이벤트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또 그렇지가 않았네요.

T&B 우사토라 온라인 동인지 행사 우사토라마켓

 지난 6월 말. 온라인상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르, CP의 이벤트가 열렸는데 이때 공개된 신간을 8월에 열리는 이벤트에 맞춰서 발매한다고 하더군요. 원래 이 신간은  합동지 형식으로 웹상에서 공개되었던 것을 종이에 인쇄해 책으로 묶은 건데요. 좋아하는 CP의 좋아하는 작가들이 (유감스럽게도 전부는 다 아니었지만) 한 자리에 모인 책인지라, 오히려 책으로 내달라고 할 판에 나와준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지요.

 거기에, 해당 이벤트에서는 합동지 한 권이 신간으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이벤트가 끝나고 바로 6월에 발매되기는 했는데, 문제는 제가 다른 신간을 구입할 때와 시기가 맞지 않았다는 것. 원래 동인지에 발매 예정 따위는 의미가 없는 정보인지라. 제가 다른 신간을 구매할 때 아직 예약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자고로 핀 포인트로 노려서 사는 책이 아니라면, 구매시점에서 예약이 풀리지 않은 동인지는 사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당시에는 문제의 합동지는 패스. 하지만 8월이 되어 새로이 사야 할 동인지가 생기면서 내친 김에 같이 사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야.
 8월에 새로이 발매되는 책이 통판 사이트에 등록되는 것을 기다리길 며칠. 카트가 열린 것을 확인하자, 속공으로 구매대행을 통해 두 권 모두 주문을 넣었습니다.
카페에 견적과 주문문의를 넣은 것이 8월 14일. 그야말로 신의 솜씨와도 같은 빠른 속도로 견적이 나오고, 입금 뒤 주문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견적 문의는 카페에 글을 올리고 몸을 돌린 사이, 삐릭 하고 카페 알림이 떠서 깜짝 놀랐습니다. 히익.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힉. 깜짝이야!

주문을 넣은 것은 8월 14일.
주문이 멜론북스(6월의 신간)와 토라노아나(8월 신간), 양쪽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책들도 따로따로 도착했습니다. 비교적 배송이 빠른 편이 멜론북스가 22일,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다리는 편이 좋은 토라노아나가 뒤늦게 25일에 일본 현지에서 수령이 완료되었지요. 그런데 현지에서 수령했다는 연락이 와서 한국으로 배송방법을 페덱스로 선택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몇 시간 뒤에 바로 매니저 님이 포장을 끝내고 국제배송비 견적을 내주셨습니다. 흐엑.
 2차 견적 - 국제배송비 견적은 상품을 포장하고 저울에 무게를 달아 책정하기 때문에 보통 상품 수령 다음 날 정도에 나오는데요. 이번엔 완전 초스피드. 덕분에 하루를 벌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수요일 발송에 금요일 도착이었습니다~. 앗싸라비아~!!

 

 

  이제는 페덱스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앗. 송장을 지우는 바람에 페덱스 로고가 지워졌다!!

 이번에도 한국으로 발송받는 국제배송은 페덱스를 신청했습니다.
 연초에는 코로나로 인해 공항들이 셧다운되는 바람에 EMS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페덱스가 유일하게 제대로 국제배송을 해 줄 수 있는 수단이라서 페덱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페덱스 이코노미. 쓰면 쓸수록 정말 편하더군요.

  금액도 EMS보다 싸지, 빠르지. 당연히 배송추적도 가능하지. 
  한 가지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우체국보다 저희 지역을 관할하는 지역 사무소가 멀어서 직접 찾으러 가기는 조금 힘들다는 것 정도.
  하지만 일본구매대행이 늘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요 몇 년 동안 EMS가 전보다 하루 정도 더 시간이 걸렸는데 페덱스는 그런 거 없습니다. 넉넉 잡아도 (그리고 주말만 끼지 않으면) 2박 3일이면 여유롭게 도착합니다. 게다가, 원래 페덱스 이코노미는 토요일에 배송하지 않는데, 전 지난 6월에는 무려! 토요일날 배송받는 쾌거도 이루었습니…… 아. 그건, 페덱스 직배송이 아니라, 우체국 택배에 위탁배송돼서 그런 건가?

어쨌든! 
좋습니다. 페덱스.

카페에서 처음 페덱스 이코노미를 국제배송방법으로 추가했을 때에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말이죠.
역시나 우체국이 공공기관이라 좀 더 믿음이 간다고 할까요. 특히 극동아시아 쪽 페덱스는 중국 광저우의 물류센터를 한 번 들렀다 온다는 말도 들어서요. 그때에는 중국 안에서 코로나 19가 무섭게 번질 때라, 화물기가 중국 땅을 밟았다가 온다는 사실이 좀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물건을 받았을 때에는 손소독제로 상자 겉면을 닦아줬을 정도입니다(그리고 8개월 지난 지금 국내 택배를 받을 때에도 종종 그러고 있습니다.).

그랬는데 지금은 이리~도 애용하게 될 줄이야. 오히려  EMS를 원래처럼 이용할 수 있다고 해도 EMS를 이용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건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크릉.

 

  한국의 우체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통판업체의 뾱뾱이 포장.

상자 안에서 나온 뾱뾱이 봉투

상자를 열고 내용물을 꺼냈습니다. (주문한) 손님 외에는 개봉하지 말라고 써 있는 문구가 눈부시군요. 
아아.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구를 볼 때가 있죠. 보통 어린애들이 만지거나 접하면 안 되는 물건을 살 때 이런 문구가 붙죠. 물건에 따라서는 "법적으로 처분받을 수 있다."라는 경고가 딸리기도 합니다. 훗. 수도 없이 질러본 R 표기 상품의 사회적 위치를 이렇게 눈에 보이는 형태로 알게 되다니,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겉으로 보이는 이 단단한 상자는 토라노아나의 포장패키지인 것 같습니다. 지난 6월에 주문을 했을 때에는 안에 든 책과 상자의 포장상태를 보고 멜론북스의 것이라고 추측했는데요. 견적으로 받은 배송료를 잘 살펴보니, 6월에도 이번에도 토라노아나 쪽의 배송료가 더 높게 책정되었습니다. 그것은 토라노아나가 더 비싼 배송방법, 즉 택배를 사용했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고 보면, 그때도 이번에도 토라노아나에서 주문한 책이 더 많고 무겁습니다. 
  그런 고로, 요 튼튼해 뵈는 상자는 토라노아나의 것임이 분명함돠. 그러고 보면 6월에 받은 상자와 구조가 똑같습니다. OPEN 표시가 좀 다르고,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본인 외 개봉금지 경고가 쓰여 있는 것 외에는 말이죠(그런데, R사양이었던 6월도 마찬가지인데? 눈부시게 빛나는 라이트세이버를 볼 수 있었으니까).

 어쨌든. 그런 원리로 따지면 이제 이 뾱뾱이 종이봉투가 멜론북스에서 발송된 것이란 뜻인데.

  어, 음…….

 뾱뾱이 종이봉투가 별로 새삼스러운 형태는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작은 물건을 사거나 특히 책을 시키면 이렇게 뾱뾱이 달린 종이봉투 혹은 비닐봉투에 담겨서 오기도 하니까요. 뭐, 이전에 자주 이용하던(!) EMS도 이런 뾱뾱이 봉투가 있고요. 하지만, 그렇지만 제대로 상자에 담겨서 온 토라노아나와 비교를 하니 왠지 영~.
 그렇긴 하지만, 뭐 토라노아나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토라노아나나 멜론북스나 홈페이지의 배송비 부분을 잘 읽어보면, 메일편이라고 해서 책이 얇고 권수가 별로 안 되면 굳이 포장이 요란한 택배 대신 우편물로 발송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결과가 저 뾱뾱이. 자고로 싼 게 비지떡이라고 싸면 싼 만큼 허술…… 아니, 간결하긴 하지만 그래도 뾱뾱이 종이봉투라니. 그냥 우편물로 취급하는 이상, 봉투를 벗어날 수 없는 건가. 하긴, 토라노아나에서도 직구를 했다가 저 뾱뾱이 종이봉투를 받아본 사람이 가출하려던 어처구니를 겨우 다잡았던 것 같기도 하던데. 
 
근데, 나는 우체국 택배로 만화책 한 권을 보낼 때, 그냥 뾱뾱이에 싸서 종이봉투에 넣었다가 오히려 우체국 접수직원에게 한 소리 들은 적이 있었는데 말이쥐. “이런 건 콘테이너 통과할 때 규격이 안 맞아서 걸려요. 그냥 상자에 넣으시는 게 더 나아요.”라고.

 으응? @.@

 

 

 

 두 종류, 세 권의 동인지

 

두 종류, 세 권의 동인지

  좌측이 토라노아나에서 주문한 6월 신간. 오른쪽이 멜론북스에서 산 8월에 발매된 신간입니다.
  주문 건수로만 보면 두 건이나 8월에 나온 것이 세트인지라 실질적으로 세 권. 거기에 플러스 얇은 공책 사이즈 한 권 더. 
 그런데 이렇게 보면, 꼭 두 권만 있는 것 같죠. 그건 오른쪽의 세트 동인지가 두 권의 판본 차이를 이용해 표지가 교묘하게 하나의 그림을 이루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언뜻 보기엔 한 권처럼 뵈지만, 실제로는 코테츠 씨가 종이백을 들고 있는 저 책은 하반신이 그려진 것이 AF판본의 소설책, 얼굴 부분이 그려진 것이 B5 판본의 만화책입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카탈로그 들어있지요.
 매니저님의 무게를 재서 국제배송비를 알려주셨을 때, 무려 1킬로에 가까운 무게가 나온 걸 보고 처음에는 식겁했는데요.
 나중에는 그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아, 두 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 권이지. 그것도 두꺼운 녀석들로. 크힉.

  토라노아나 합동지 Room No.402.

공식의 기행과 동인녀의 망상이 콜라보해 태어난 Room No.402. 표지

 여러 개의 작품을 한 권에 묶어 낸다는 종래 동인지의 형태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7개의 서로 다른 집필진이 작성한 작품과 1개의 일러스트가 수록돼 있습니다.

 본래 동인지라는 것이 해당작품에서 자신만의 미학(?)을 발견한 작가들이 약을 빨고 그리는 것이긴 합니다만, 이 작품은 공식부터 한층 더 노린 것 같습니다. 일전에 대체 뭔 생각인지 공식에서 관련 기획상품으로 호텔물품을 내놨…….  목욕용의 대형수건과 목욕가운데, 호텔 키를 흉내낸 말 그대로 키홀더, 그리고 왜인지 조식권까지……!! 그 외에도 더 있던 것 같은데, 호텔 키와 조식권이 부녀자인 제게는 인상적인 것을 넘어 충격이라서 그것밖에 기억이 안 납니다.
 심지어 룸 넘버인 402는 작품 첫 방영 날짜라는 썰이 부녀자들 사이에서는 파다~.
 이 작품은 그런 공식의 (이해할 수 없는) 기행과 부녀자들의 망상이 콜라보한 결과로 태어난 작품입니다.

 

Room No.402. 목차.

 소설과 만화가 적절히 섞였을 줄 알았는데, 총 7개 작품 중 소설은 달랑 하나이고 나머지는 다 만화네욤.
 그리고 일러스트가 한 장.

 

Room No.402. 소설 본문

 어제 도착했음 - 어제 일해야 했음. 특히 오늘을 비우느라 열심히 일했음 - 토요일 저녁 시점, 아직 안 읽었음.
 꽤액.

 

Room No.402. 만화본문

 웃흥흥.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한 분인 (벽)서클 (존잘님) itsuka의 友님 작품.
 뒤늦게나마 이 책을 산 건 이 작가님 작품 때문이기도 했다지요.

 

  6월 이벤트의 8월 발매 신간. 멜론북스 SHOPPIN'BUDDY MARKET EXTRA

SHOPPIN' BUDDY MARKET EXTRA 표지

 6월 27, 28일 이틀간 열린 온라인 우사토라 마켓 이벤트에서 웹상에서 공개된 합동지입니다.
 4월부터 5월까지 줄줄이 이벤트가 취소되었고, 기껏 1년 만에 열리는 6월의 코테츠 우케 이벤트도 날아가 버려서 그런지 우사토라 작가들이 좀 굶주렸던 모양입니다. 처음 이벤트 공지를 봤을 때에는 규모가 커질 줄은 몰랐는데, 이벤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니 이벤트 활동이 비교적 뜸해진 작가분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작가분들이 참여하신 것 같았습니다. 120여 개 서클이 참가했다던데, 이 정도면 거의 오프라인 이벤트와 비슷한 규모인 것 같습니다. 그 모두가 신간을 낸 것은 아니고, 대부분은 픽시브 부스나 자가통판, 혹은 통판업체에 위탁해 둔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구매링크를 다는 정도에 그쳤지만 그래도 신간도 꽤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합동지도 뜻밖에 참여한 작가분들이 많았더랬지요. 작품을 담는 매체가 종이가 아닌, (종이에 비하면 무한대에 가까운) 인터넷 서버라서 그런가 아주 작정하고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은 모은 듯. 덕분에 이벤트 때에는 제가 늘 노리는 보통의 동인작가님들은 물론 존잘님들까지 대거 포진하셨습니다.

 대체 존잘님들의 신간이 왜 따로 없나 했더니 이 합동지가 신간이었어.

" SHOPPIN' BUDDY MARKET EXTRA 만화 및 소설 표지

SHOPPIN' BUDDY MARKET EXTRA 만화(좌), 소설(우)

 웹상에서 소설과 만화로 분리해서 공개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낼 때에도 소설과 만화로 나눈 것 같습니다.
 거기에, 책으로 만들기로 하면서 작가들을 더 추가했고, 이미 원고를 공개한 사람들 중에서도 추가분을 그려서 건넨 사람까지 있어서 말이죠. 가뜩이나 적지 않은 분량인데, 분량이 또 늘어버렸네요. 왠지 분권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느낌입니다.

 

 

SHOPPIN' BUDDY MARKET EXTRA 본문 일러스트

 

SHOPPIN' BUDDY MARKET EXTRA 만화 샘플

 큭. 마키가이님의 작품.
 한 페이지이지만 마키가이님의 우사토라 커플의 특징이 잘 녹아 있었습니다.
 웹에서 공개됐을 때부터 이벤트가 끝나면 픽시브에 공개해주길 바랐는데, 책으로 나온다지 않습니까. 이건 필구매입니다.

SHOPPIN' BUDDY MARKET EXTRA 만화 샘플

 Room No.402 합동지에도 작품을 실으신 友님 작품.
 이 분도 의외로 약간 ㅂ ㅁ같은 텐션을 실으실 때가 있어서 따뜻한 느낌의 작품에도 개그가 들어가죠.
 저녁거리 사러 들어가는데 (쓸데없이) 기합이 들어간 버디.

SHOPPIN' BUDDY MARKET EXTRA 만화 샘플

 서클 테크노B의 시마노우치님.
 버디, 특히 버니를 멋있게 그리시는 것 같습니다. 아아. 완결난 악마 패러디 시리즈를 한 권 아니 두 권으로라도 좋으니 묶어서 팔아주시면 당장에라도 살 텐데! 스루가야에도 있는 것만 있고 없는 것 없다(뭔 소리냐, 그게!).

" SHOPPIN' BUDDY MARKET EXTRA 소설 

ㅣSHOPPIN' BUDDY MARKET EXTRA 소설 커버일러스트
ㅣSHOPPIN' BUDDY MARKET EXTRA 소설 본문.

 웹 동인지를 책으로 묶어서 낼 때 새로 참가하신 작가님. 마이카 님.
 작품을 고정해두고 사는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때때로 작품을 사는 후보군 중 한 분입니다. 어떤 글을 쓰셨으려나.
 (이 작품 역시 어제 받음 - 어제 일함. 오늘을 비우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일함 - 오늘 후기 쓰느라 바쁨 - 아직도 글쓰고 있음 - 펼쳐보기만 하고 아직 읽어보진 못했음)

" SHOPPIN' BUDDY MARKET EXTRA 노벨티 가상 이벤트 팸플렛

 

SHOPPIN' BUDDY MARKET EXTRA 노벨티 1. 가상 이벤트 팸플렛
SHOPPIN' BUDDY MARKET EXTRA 노벨티 1. 가상 팸플릿 서클컷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를 열 때부터 가상으로 이벤트회장의 풍경을 만들어 놓았더랬지요. 총 다섯인가 여섯 구획으로 나뉘었는데, 각 구획을 누르면 해당 구획에 배치된 서클이 뜨고, 그 서클컷을 누르고 들어가면 본문을 읽을 수 있다는 그런 형태.
 오프라인 이벤트 회장을 흉내라도 내보자는 마음이 더 나아갔는지, 종이매체 합동지 세트에는 아예 가상 팸플릿이 노벨티로 들어있습니다. 원래 노벨티는 보통 행사장에 직접 와서 사 주는 수고를 하는 참가자들을 위한 서비스, 부록, 혹은 이벤트 회장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 로 배포가 되는데, 이번에는 애초에 오프라인 행사장이라는 것이 없었으니까요. 작품을 사 주는 모든 이를 위해 통판의 모든 책자에 노벨티를 끼워넣었습니다.

 가상팸플릿에는 회장배치 및 회장에서 하면 안 되는 주의 사항 만화(주최이기도 한 산체 님 작), 서클 컷 같은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전 오프라인 이벤트에서도 팸플릿은 따로 사 본 적은 없……(아, 2013년 10월의 스파크 때에는 뭣도 모르고 샀구나. 하지만 내용은 기억 안 남. 너무 두꺼워서 그냥 버린 것만 기억남.)
 하여간에. 실제 팸플릿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겠죠.

" SHOPPIN' BUDDY MARKET EXTRA 노벨티 2. 버디 가상구매 영수증

SHOPPIN' BUDDY MARKET EXTRA 노벨티 2. 버디 가상구매 영수증

 그런데,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가장 첫 줄의 저 샴페인의 가격은 1,514 슈테른빌트 달러.
처, 천 달러……?! 으응? 샴페인 하나에 처…… 아니, 술이야 비싼 게 있을 수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한 번에 천 달러는 좀 너무하지않아……?
 그, 그렇긴 하지만 뭐. 어차피 사는 건 버니일 테니까.
 히어로는 고액연봉자일 테니까.
 바나비는 저렴하게 아폴론미디어로 팔려온 코테츠보다 돈을 많이 벌 테니까.
 저 정도는 껌일지도 모르…… 그래도 천 달러라니. 나한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히이익!
 

  그러나 사실은 둘 다는 살 생각은 없었다

 보통 합동지는 만화와 소설이 한 권에 묶이기 때문에, 처음에 웹 합동지가 책으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번에도 그러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판매를 앞두고 트위터에 샘플이 올라왔는데, 어머나. 만화와 소설이 분권이 되었더군요. 서로 판본을 다르게 하기 위해 그리 한 것일까.

 하여간에, 합동지가 두 권으로 나눠져 있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만화 쪽만 사려고 했습니다. 소설 쪽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좋아하긴 했지만, 이 합동지를 굳이 책으로 사고 싶었던 이유는 만화 쪽에 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합동지는 여러 작품이 모임 = 필연적으로 두께가 두꺼워짐 = 가격이 올라감 = 통신판매 사이트는 수수료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 금액보다 더 많이 받음 = 그 수수료는 가격이 1500엔, 2000엔을 넘어서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감. = 결국 뭐? 가격이 비쌈. 게다가 이 책을 사기 위해 구매대행을 이용하면서 내친 김에 멜론북스에서 파는 6월 신간도 샀으니까요. 일내배송비가 두 배로 나가게 돼서 되도록이면 지출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그랬건만. 뚜껑을 열어보니 애들이 한 세트네. 헐쓰. 심지어는 이벤트의 가상티켓에 쓰인 귀요미 일러스트의 키홀더가 딸린 키홀더 포함 세트까지 있어…… 물론 가격은 키홀더가 없는 통상판보다 더 비쌈.

쇼핑버디 코테츠

 

쇼핑버디 바나비

 

 책 구성이 세트로 되어버린 이상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요. 그냥 아, 이게 운명인가보다, 하고 얌전히 한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그나마 지출을 억제했다고 한다면, 굳이 키홀더가 딸린 특별판에 목을 메지 않았다는 것. 이게, 토라노아나의 오류도 재고가 있음에도 품절이라고 떠서, 꽤 많은 사람들이 그냥 통상판을 주문했다고 하더군요. 발매 다음날 바로 수정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전 이미 통상판을 주문한 상태.

 게다가 특별판으로 바꿔 주문하려면 1. 일단 특별판을 주문한다. 2. 통상판을 취소한다, 라는 아주 귀않은 절차를 거쳐야 해서 말이지요. 카페를 사이에 끼고 구매대행을 이용하는 제게는 특히나 더 성가신 일이었습니다. 저는 견적받기부터 시작해서 주문을 한 번 더 반복해야 했고, 아키바 님은 기존 주문을 취소, 환불된 금액을 제게 다시 보내주셨어야 했을 겁니다. 이거 뭔지 말만 들어도 복잡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책 본체(?)를 얻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키홀더는 포기했더랬지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키홀더에 쓰인 일러스트. “종이에 인쇄해서 티켓으로 활용해 보세요.”라고. 말하기에 저도 그림을 저장했는데, 없어졌습니다! 아무래도 폴더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안 쓰는 이미지와 같이 쓸려나간 모양입니다.

  으억. 기껏 굴러들어온 복을!

  끝으로

 그나마 코로나 발생이 억제되던 우리나라도 요즘 다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보다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이게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쉽사리 셧다운을 하지 못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런 나라들은 그냥 지내는대로 지내라~ 식.
 일본은 어떨까 모르겠습니다. 총리도 바뀌었겠다 우리처럼 빡세게 조일까, 아니면 미주처럼 그냥 풀어놓을까.
 뭐, 그런 관계로 이벤트는 언제 열릴지 그 시기는 알 수 없습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요즘에는 피규어에 좀 꽂혀서요 (다크니스 버전의 바나비라든가 H-01이라든가, 피규어아츠 제로 코테츠랑 버니라든가). 게다가, 요 며칠 모종의 이유로 마구 뽐뿌질을 받고 있어서 손이 근질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9월이 되면 냉큼 또 뭔가를 주문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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