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일본구매대행 (주로 동인)

2020년 6월 주문 토라노아나 & 멜론북스 통신판매 일본구매대행 후기

하프피프티 2020. 8. 21. 22:41

 

 

  무시무시한 감염력으로 현재진행형으로 세계를 괴롭게 하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옆동네 일본도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4월부터 동인행사들이 취소 혹은 연기가 되었는데요. 6월에 제가 파는 동인작가들이 온라인으로 행사를 열었습니다. 온라인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거기에 자신들의 작품을 소개하거나 혹은 위탁판매처를 링크거는 형태였죠.

 일정은 6월 27일, 28일. 이틀간 열린 온라인 행사에는 뜻밖에도 오프라인 행사 때와 거의 비슷한 수의 서클이 참가했고, 덕분에 꽤 많은 수의 신작들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6월말 주말 이틀 동안 즐겁게 눈팅을 했고, 갖고 싶은 신작 몇 권을 만날 수 있었더랬지요
 그리하야.
 멜론북스에서 예약이 풀리는 대로 바로 구매대행카페에 주문을 고고씽.
견적 요청한 지 2분 만에 견적받고, 주문서 작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구매가 완료되었습니다.

 

 

 

  배송예정일을 어기고 “빨리” 도착한 페덱스

페덱스로 날아온 동인지

 코로나로 국가간의 이동을 금지하면서 저절로 항공편도 거의 정지되었습니다. 때문에 민항기를 이용하는 한-일 노선의 EMS도 타격을 조금 받았는데요. 배송을 전혀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좀 느려진 모양입니다. 가뜩이나 요 2~3년은 EMS가 나리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데 예년보다 하루가 더 걸렸는데, 거기서 더 늦어진다면 영업일 빼고 1주일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19가 터진 뒤로는 가능하면 페덱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페덱스로 받으려고 했는데, 이런. 카페에서 7월부터 페덱스를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고가 뜨더군요.

 Oh, NO

 

 하지만 다행히도. 며칠 뒤에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서리 저도 원래 예정대로 페덱스로 국제배송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 매
니저 님이 물건을 수령, 목요일에는 포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발송되었습니다.

 페덱스가 일 - 한 각국의 통관을 마치고, 국내배달을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빨라도 2박 3일은 걸립니다. 일본이 아무리 가까워도 일단 다른 나라이다보니 그넘의 통관이 참으로 난관입니다. 그나마 전 물건금액 + 배송비가 세관신고를 할 정도 (15만 원)을 넘지 않아서, 그냥그냥 훠이훠이 쉽게쉽게 내보내는 통관절차를 거칩니다(해당용어가 있는데 까묵……). 그런데도 통관에 하루씩은 잡아먹히네요.

 그렇기 때문에 목요일 + 2박 3일 = 토요일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만.
 문제는 페덱스가 프리미엄 요금제가 아니면 토요일에는 배송하지 않는다는 거!
 
실제로 지난 4월에 구매대행을 신청했을 때에도 물건이 이번처럼 목요일에 발송돼서 금요일날 통관절차를 마치고 페덱스 지역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거기서 자고, 월요일에 저한테 배달됐지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생각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토요일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있는데, 깨톡이 왔더랬지요.
우체국 택배였습니다. 페덱스 물건을
오늘 배달을 오겠다더군요. 이게 오전 10시쯤입니다.  그리고 정오.  문 밖에 두고 갔으니 알아서 찾아가랍니다.

“히익!”

 

토요일에는 배송 안 한다는 그 페덱스가!  배송예정일을 지키다 못해, 일찍 온 물건은 일부러 묵혔다 가져다 준다는 그 페덱스가!
배송예정일을 어겨가며 일찍 배달을 해 줬다~!!!
……무슨 변덕이지?
심히 의아한 상황이긴 했으나.
어쨌든, 저로서는 매우매우 땡스한 일인지라 얼른 문밖에서 갖고 들어왔습니다.

상자 안의 내용물

상자 해체!

 뜯어보고 알았습니다만, 겉으로 보이던 저 상자는 멜론북스의 포장상자인 것 같더군요.
 
테이프로 고정된 부분을 조심스럽게 열어 보니까, 종이봉투에 포장된 내용물하고 책 두권이 들어있었는데요. 그 책 두 권은 겉상자에 착 붙은 두꺼운 마분지에 랩으로 고정이 돼 있더군요. 즉, 원래 책 두 권이 들어있는 상자에 종이봉투에 담긴 것을 추가로 집어넣은 것.  겉상자에 고정돼 있던 책들(사진 왼쪽의 책들) 제가 멜론북스에서 시킨 것인 점을 보건대, 겉으로 보인 상자는 멜론북스의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 종이봉투는 함께 주문한 토라노아나의 책들이겠지.

 (* 추기 : 나중에 배송비를 확인해 보니, 택배상자가 토라노아나의 것이고 뾱뾱이 종이봉투가 멜론북스 것이더군요. 멜론북스의 책이 상대적으로 더 적다보니까 뾱뾱이 종이봉투에 담아 우편물로 발송한 모양입니다.)

6월 신간과 드디어 구한 기간지

 원래 USATORA MARKET의 신간은 하단의 두 권뿐입니다. 하지만 두 권만으로는 여러모로 가벼워서 내친 김에 예전에 구입하지 못했던 기간지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그것이 상단의 세 권. 모두 토라노아나에서 파는 것들이라서 말이죠. 보통 멜론북스를 많이 이용하는 저로서는 함께 체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토라노아나는 아예 생각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알아도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 이중으로 배송비가 나가는 것이 부담돼서 상대적으로 권수가 적은 토라노아나 쪽을 잘라내는 일도 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멜론북스 쪽에서 지출이 별로 크지 않아서 말입니다.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토라노아나에서도 전부터 사고 싶었던 책을 주문했습니다.

 

드디어 구한 12월의 기간지 (외) from 토라노아나

 

 토라노아나에서 구입한 책들입니다.  세 권 중 두 권은 원래 제가 파는 CP. 가장 오른쪽에 있는 B5 판본의 책은 리버.
 예전 장르에서는 AB가 BA가 되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 장르는 그림을 잘 그리는 분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요. 때로는 이렇게 다른 것도 보고 싶어지더군요(하여간에 어떤 형태이든 둘이 붙어만 있으면 좋다).


 리버가 아닌 원래 CP의 두 권 중 가운데 있는 책은 2019년 겨울코믹 때 나온 책입니다. 원래 벽서클은 인포가 좀 늦게 뜨기에 그때도 그러려니 하고 방심을 했더니, 이번에는 비교적 이르게 전날 저녁 때 인포를 올리셨더군요. 그걸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벤트에서 구할 수 있던 것을 두 눈 뜨고 놓치고 말았습니다만, 이 장르는 워낙 위탁통판을 하는 분들이 많아서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통판으로 사면 되지, 하고 말이죠. 그랬는데, 세상 일이란 게 또 그렇게 제 계획대로만은 되지가 않더군요. 뭣보다, 제가 주로 사는 작가분들은 멜론북스에 위탁을 많이 하시는 반면, 이 분은 토라노아나에 책을 위탁하셔서요. 주된 판매처가 다르다 보니,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도, 자꾸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멜론북스에서 주문하는 신간이 몇 권 안 됨 + 아다리(?)가 잘 맞음 = 그래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왼쪽에 있는 책. 이건 원래는 잘 모르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온라인 이벤트에서 소개된 책들을 살펴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세상은 넓고 동인지는 많아서, 파도 파도 취향인 작가들이 계속 발굴되네요.
 그런데 제가 산 다른 책들이 모두 각 위탁업체 전매였던 것에 비해, 요 책만큼은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에 모두에서 판매를 파고 있었습니다(그러면서 6월 신간은 멜론북스 전매. 뭐지?). 그래서 어느 쪽에서도 주문을 할 수 있었는데요. 책 값 자체만 놓고 보면 토라노아나가 좀 더 비쌌습니다. K-BOOK가 있던 시절도 그랬지만, 원래 토라노아나가 10엔 120원 정도가 더 비쌉니다. 그것이 멜론북스와의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그런데 통상적으로는 그랬는데, 이번에는 조금 사정이 달랐습니다.
 이번에 주문한 다섯 권을 모두 산다는 가정 하에, 이 책을 멜론북스에서 살 때와 토라노아나에서 살 때를 비교하니 웬걸. 토라노아나에서 사는 쪽이 배송료가 조금 더 절감된  겁니다. 그것도 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데 말이죠. 그래서 바로 토라노로 고고씽. 사실 이 덕분에 위에서 소개한 2019 겨울코믹의 책을 살 수 있게 되었더랬죠.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왕님

 

 이번 6월 통판의 핵심. 다른 건 다 포기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었던 한 권.
 우리나라 말로 번역한다면 마왕과 무희  4권이라고 할까요. 2017년에 처음 이 장르에 발을 들였을 무렵, 이미 이 장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던 작가님이 버니의 생일축하만화로 그리기 시작한 겁니다. 작가님 생각으로는 아마 그해 겨울 내로는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그것이 장장 4년을 가고 있습니다. 으힉~!
 원래 스토리를 잘 짜시는 분이라 그런지 본격 중2병 패러럴치고는 정말 재미있어서요. 앞의 1, 2권은 작가님이 트위터와 픽시브에 공개해주시는 것으로 만족하다가 3권부터는 책으로 구매하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본편의 내용도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거은 안 살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트위터에 공개할 때에는 동지 외의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R사양 부분은 잠가버리고 연재를 한 지라 그 부분은 책으로만 볼 수 있는 상황이죠(추릅). 내용상 이제 거의 다 왔으니 빠르면 올해, 이벤트가 없어서 책을 낼 기회가 없다면 내년 정도까지는 완결이 날 거라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작가님이 연초에 반쯤 재미로 주인공 두 사람의 역할을 뒤집어놓은 단편만화를 한 번 그리신 적이 있잖아? 느낌상 그건 그거대로 또 연재를 시작할 것 같잖아? 그렇게 된다면……. 2022년에 TVA 2기가 시작될 때까지 이 늪에서 빠져나갈 일은 없겠구나.)

 남은 한 권은  순수하게 온라인 이벤트에서 발견한 신간입니다. 토라노아나에서 산 책,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그 책과 같은 작가분의 것인데, 의외의 보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번에 책 말고도 스루가야에서 피규어를 같이 살까, 고민 중이었습니다.

 원래 피규어는 가격이 꽤 센지라 중고라도 괜찮은 걸 사려면 몇 만 원은 훅 날아갑니다. 게다가 요즘의 저는 꼭 두 사람을 한 세트로 사야 해서요. 몇 만 원 * 2하면 순식간에 십만 원 가까운 금액이 나오죠. 거기에, 크기까지 크고 알훔다우면 눈은 보기가 좋지만, 막상 내려놓고 감상을 할 공간이 없어집니다. 프라모델도 아니고, 피규어를 사 놓고 상자에 넣어서 구석탱이에 짱 박아놓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일반적인 피규어는 더는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스루가야를 휘 뒤지다보니 마침 가격도 적당하고, 크기도 지금의 제 책상 위에서 어떻게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 만한 물건이 있더군요. 그래서 또 귀가 팔랑팔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자, 이걸 살어~ 말어~.

 그런데 멜론북스가 산통을 다 깼습니다. 이번에 미친 듯한 배송속도를 보여주면서, 주문한 지 나흘 만에 물건이 현지 업체에 도착하는 기염을 토한 것입니다. 그때는 아직 피규어를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벌써 책이 도착했다고?! 게다가 스루가야는 지난 4월에 정말 물건받기가 징하게 힘들어서요. 이거, 스루가야에 지금 잘못 주문했다가는, 멜론북스에 시킨 책들은 무한대기를 태워야 할 지도 모를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적기를 놓친 피규어는 일단 배제. 그냥 책들만 받았는데요. 멜론북스 외에 한 군데 더 시킨 토라노아나는 평년과 비슷하게 도착하느라, 어쨌든 기다리게 된 것은 똑같네요. 옴메.

 


 동인행사 쪽 정보를 캐고 있다 보면, 동인행사들이 줄취소 줄연기 되는 통에, 동인행사를 추최하는 회사도, 그리고 동인지를 찍어내는 동인지 인쇄소들도 타격이 어마무시하다더군요. 헐. 이 와중에 예정대로의 카운트라면 C99가 될 2020년 겨울코믹도 취소니 어쩌니 그런 말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좀 나아지기를 바랐는데, 요즘 코로나 사태를 보면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동인행사가 또 언제 있을랑가. 아, 그 이전에 이번 이벤트에서 예약이 늦게 풀려서 그냥 사는 걸 포기했던 책 한 권이랑, 원래 웹에서 공개됐던 원고가 책으로 묶여 나온다고 하니까, 일단 그것들부터 소화하고 나중 일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마침 틈틈이 모아놓았던 동인관련 예산도 슬슬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라 지출을 줄여야……후다닥!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