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없이 접어서
간단하게 종이필통 만들기
정신없이 연필 쇼핑 중인 요즘
요즘 연필 쓰는 맛에 푹 빠졌습니다.
그래서 정신없이 괜찮은 브랜드의 연필을 거의 종류별로 다 사 볼 기세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팔로미노의 블랙윙과 오렌지, 포레스트 초이스를 샀는데, 이틀 뒤에 파버카스텔의 카스텔 9000을 한 다스로 샀지요. 그리고 또 며칠 전에는 똑같은 파버카스텔의 골드파버 (그리고 내친 김에 블랙윙 602도)를 또 질렀습니다.
그랬는데.
어제, 또 써보고 싶은 것이 생겨서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아트박스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마스킹테이프니, 젤리 스탬프니, 스탬프 패드니 해서 참 아트박스에 열심히 돈을 갖다바치고 있는 느낌입니다만, 거기에 연필까지 더해주고 왔습니다.
아트박스에 판매하는 브랜드는 카버파스텔과 스테들러.
원래는 카버파스텔의 저렴이 라인인 카버파스텔 "블랙"을 사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것만 달랑 사오기 뭣해서 혹시 내가 뭐 놓친 거 없을까, 하는 마음에 매장을 슥 둘러보았지요. 그러던 중에, 카버파스텔 바로 옆 매대에서 스테들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카버파스텔 9000의 사용자가 미대입시 때부터 스테들러와 함께 카버파스텔을 애용했다는 말을 들어서 말입니다. 과연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어서 적당히 두 자루를 골라서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사는 것까진 좋았는데 이제 가져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카버파스텔도 그렇지만, 스테들러로 연필을 깎아서 판매하더군요.
사실 연필심 문제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먼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받아보았던 카버파스텔 9000이 그러했기 때문에, 적어도 카버파스텔의 다른 연필들도 심이 드러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요. 그래서 아트박스에 가려고 마음을 먹은 뒤에도 "음. 이 연필들을 어떻게 가져오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필통을 따로 챙겨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제게는 아직까지는 휴대용 필통은 없어서 말이지요. 결국, 수단을 찾지 못한 채 아트박스에 가서 연필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연필을 사서 매장에서 나오는 순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더랬지요.
"이 연필을 그냥 손에 쥐고 가야 하나?"
그랬는데 바로 그때, 제 머릿속을 스치는 좋은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A4종이로 만든 필통. 연필케이스였습니다.
이 종이필통(연필케이스)를 알게 된 것은 유튜브에서였습니다.
연필에 꽂혀서 필기구를 연필로 대폭 교체하게 된 뒤로, 연필 한 자루 정도만 따로 담아서 갖고 다닐 수 있는 케이스가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공적인 서류를 작성해야 할 때에는 볼펜을 써야 하지만, 그냥 개인적인 외출을 할 때에는 가볍게 연필과 메모장 정도만 갖고 나가서 끄적끄적댈 요량이었지요.
그런 제 머리에 처음 떠오른 것은 동그란 원통형 케이스였습니다. 직경은 펜 하나가 딱 들어갈 정도로 좁은 것.
그러고 보면, 마침 집에 그 조건에 딱 들어맞는 케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스크래치 북을 샀을 때 증정품으로 받은 스크레치 펜이, 바로 그런 원통형 케이스에 들어 있었지요. 그것도 스크레치 펜 하나만 보관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원통의 직경폭이 매우 좁습니다. 가늘고 길어서 연필을 넣기에는 딱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연필은 그 통으로 소화가 가능했으나, 한 가지 이 통에 안 들어가는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블랙윙입니다.
지우개가 달린 연필은 블랙윙 외에도 몇 종류가 더 있는데, 블랙윙은 그 중에서도 특히나 지우개 부분이 길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달리 키가 커서, 이 플라스틱 원통에는 다 들어가지가 않았습니다. 길이가 모자라서 뚜껑이 안 닫히더군요. 연필을 한 1/3 정도 써서 줄인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요.
게다가, 어차피 스크래치펜의 케이스를 빼앗아 쓴다고 해도, 또 스크래치펜을 어디에 보관해야할지 미묘합니다. 지금이야 케이스에 들어있으니, 그냥 책상 서랍에 대충 넣어놔도 잘 보관이 되지만, 알맹이만 덜렁 남은 상태에서 책상 서랍에 넣어두면,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면서 여기저기에서 치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스크레치 펜에게서 케이스를 빼앗는 것(?)은 약간 마음에 걸렸는데, 때마침 블랙윙이 안 들어간 것입니다.
그리하야, 플라스틱 원통 케이스는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고.
그 뒤에, 연필 한두 자루를 담을 만한 필통이나 케이스가 없을까, 하고 인터넷을 뒤져봤더랬지요. 그 결과 찾아낸 것이 이 초간단 심플하게 종이필통을 만들기 입니다.
도구없이 접어서 간단하게 종이필통 만들기
1. 우선 원하는 크기의 A4지를 두 번을 포개어 접습니다.
2. 접은 A4지를 펼쳐서 가운데를 제외한 좌우면의 가장자리를 접은 선에 맞춰서 삼각형으로 접어줍니다.
3. 좌우아래쪽 삼면의 안쪽 가장자리에 풀을 바른 뒤, 처음 접었던 것처럼 접어서 붙여줍니다.
- 안쪽으로 들어가는 날개의 가장자리를 바닥이 되는 가운데면에 붙여주고.
- 바깥쪽으로 올라오는 날개의 가장자리를 안쪽 날개 끄트머리에 붙여주기.
참고로.
저 개인적으로는 날개의 가장자리에 풀을 바를 여유공간을 남겨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날개의 안쪽 가장자리에 풀을 붙여 고정하면, 그만큼 내부공간이 좁아집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시접으로 감싸듯이 붙여주면 종이폭만큼의 공간을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종이의 붙인면이 정면에 보이지도 않고요.
저는 왼쪽 날개와 아래쪽에 시접을 만들어서 뒷면으로 감싸서 붙여줬습니다.
4. 겹쳐진 종이 사이의 틈을 벌려서 필기구를 넣습니다.
끝났습니다.
접기 네 번, 풀칠 세 번만에 연필케이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칼도 필요없고, 가위질도 필요없으며, 복잡한 종이접기도 필요없습니다. 심지어 급할 때에는 풀질도 필요없음. 그야말로 똥손, 곰발바닥, 개발바닥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초간단 연필케이스입니다.
다만, 종이 한 장을 이용해 만든 것이라 내구성이 약해 보일 수도 있는데, 만들 때 보면 알 수 있듯이 좌우 날개를 서로 포개어 붙여줍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두께가 나오는 편입니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 싶으면, 좀 더 두꺼운 종이를 써도 될 겁니다. 그런 종이들에는 색깔이 있는 예쁜 종이들도 있으니까, 오히려 색깔있는 A4지나 켄트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A4지로 만든 종이필통. 정말 마음에 듭니다. 재료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고,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도 섬세하지도 않으니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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