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따금 발진, 혹은 간지러움 -
햇빛 알레르기 대처법 (예방, 치료)
여름과 피부질환
지난 주말,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외갓집에 감자를 캐러(!)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 차승원 씨가 모 예능에서 고창의 고구마 밭에서 호미 하나 들고 흙을 파헤치며 고구마를 캐던 그 방식 그대로 감자를 땅에서 발굴해 냈습니다만(!), 다행히 양은 많지가 않아서 금방 끝을 볼 수 있었습니다(전체의 1/3. 나머지 2/3는 작은 외삼촌이 미치 다 캐놓음).
그런데 아침을 먹고 적당히 일을 시작한 것이 오전 10시.
한참 햇살이 쨍쨍해질 시간이기 때문인지 땀이 얼굴에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손목 부위가 붉어지면서 간질간질해졌습니다. 처음에는 풀독이 오른 것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퍼뜩 햇빛 알레르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햇빛 알레르기란 쉽게 말해 햇빛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가볍게는 붉은 발진과 두드러기에서 심하게는 물집, 피부 벗겨짐, 딱지, 출혈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한 12~3년 전부터 햇빛 알레르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볼일이 생겨서 어깨가 넓게 벌어지는 티셔츠를 걸치고 외출을 했는데 웬걸. 햇빛에 노출이 된 목덜미와 뒷덜미에 온통 빨갛고 오돌오돌한 발진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덕분에, 같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던 사람이 깜짝 놀라서, 아프지는 않느냐, 병원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아주 부산을 떨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저 자신은 이렇다 할 통증은 없었습니다.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긁으면 아픈 걸 넘어서서 쓰라리긴 했지만, 다행히 미친 듯이 가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딱히 환부에 손을 댈 필요는 없어서, 걱정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라고 말해줬습니다.
뭐, 당시 실제로 아프지도 않긴 했지만, 솔직히 아팠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일은 저도 그때 처음 겪어보는 것으니까 말이죠. 문제의 그 증상이 햇빛 알레르기라는 사실을 안 것은, 그로부터 한 2년 정도 더 지난 뒤, 피부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앞뒤 목덜미에 빨간 좁살 같은 발진이 빼곡하게 발생하는 일을 몇 번인가 더 겪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햇빛 알레르기 예방하기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일반적인 조치는 알레르기를 자체를 피하는 것과 증세를 경감시키는 약을 처리하는 것입입니다. 햇빛 알레르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햇빛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1.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피합니다. 피치 못해 외출을 하게 될 때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 선글라스, 가볍고 얇은 카디건이나 바람막이 등으로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시켜줍니다.
1.1. 자외선 차단제는 일상생활에서는 SPF 15, 장시간의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할 경우에는 SPF 30이상, 야외활동 20~30분 전에 바르도록 하며, UVA만이 아니라 UVB도 막아주는 제품인지 확인합니다. 2~3시간이 지나면 다시 바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1.2 옷은 너무 얇거나 구멍이 뚫린 옷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외출 뒤에는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해서 피부의 온도를 낮춰줍니다. 바디워시는 자극적이지 않은 것을 이용하고, 샤워 뒤에는 충분히 보습을 해 줍니다. 보습을 잘 해 주면 피부장벽이 튼튼해져서 햇빛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햇빛 알레르기의 증세를 경감시키는 방법
햇빛 알레르기 가라앉히기 1. 햇빛을 피하자.
햇빛 알레르기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햇빛을 피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햇빛 알레르기는 태양에 노출을 피하면, 하루 이틀 내에 호전됩니다.
햇빛 알레르기 가라앉히기 2. 알로에 활용하자.
알로에는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되지만, 피부가 타거나 상처가 생겼을 때에도 치유를 도와줍니다. 생 알로에를 활용 (알로에 속살을 긁어내어 발라준다)하는 방법도 있지만, 알로에 성분의 수분 크림이나 팩을 차갑게 식혀 발라줘도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햇빛 알레르기 가라앉히기 3. 항 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가려움이나 발진 등의 증상이 심할 때에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섭취하거나, 스테로이드성 연고를 바르는 편이 좋습니다. 간지럽다고 계속 긁게 되면 자칫 피가 나고, 이차적인 상처로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테로이드 연고는 너무 많이 이용하면 피부를 보호하는 장벽이 약해져 피부가 얇아질 수 있습니다.
보통, 처방해주신 의사선생님이 알려주시거나 약에 딸려있는 사용설명서에 사용횟수와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적혀 있으므로, 적정량을 올바르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초반에는 알레르기 증상이 무척 심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지나다 보니, 어느새 증상이 무척 가볍게 변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거의 발증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며칠 전처럼 살짝 간지러워지는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뭣보다 (예전보다는) 면역력을 올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처음 햇빛 알레르기가 발증 했을 때에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극단적으로 적게 먹곤 했습니다. 그렇게 몸을 막 굴리는 바람에, 몇 년 뒤에 간염이 유행했을 때 덜컥 그 간염에 걸려서 머리털 나고 처음 병원에 입원해 보는 경험까지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운동을 하면서 살을 빼느라 먹는 양을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처럼 안 먹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뭣보다, 배고파서 참을 수가 없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몸을 신경 써 주다보니햇빛 알레르기도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햇빛 알레르기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몸을 너무 혹사시키면 안 될 것 같습니다(그렇긴 한데, 난 이미 생활패턴이 살짝 어긋나서 아침에 자고 오후에 일어나잖아? 다행히 아직 햇빛 알레르기가 도지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귀의 기관이 약해져서 작년 한 해 이비인후과에 열심히 얼굴도장을 찍었잖아? 난 글렀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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