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공작 - 딥펜 펜촉커버 & 소도구 상자
(잉크병 + 딥펜 펜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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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 손쉽게 펜 커버를 만들 수 있다
몇 년 전에, 필기구로 연필에 미쳐있을 때 말입니다.
인터넷으로도 연필을 많이 샀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꽤 많은 연필을 업어왔습니다. 집 근처 지하철역사에 아트박스가 입점해 있어서 말이죠. 스테들러와 파버카스텔 연필은 아주 고가 라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있었습니다. 마침 지역화폐도 결제가 돼서, 산책 삼아서 가기도 하고, 근처에 일이 있을 때 들리기도 하면서 꽤 많은 연필을 사 왔지요. 평균 서너자루를 사 왔는데요.
그렇게 낱개로 사다보면 이제 가져올 때 연필심이 문제입니다. 특히 스테들러와 파버카스텔은 공장에서 미리 연필을 바짝 깎아서 출하를 해서 말이지요. 통나무 같은 형태로 판매되는 다른 연필들보다 좀 더 신경을 써줘야 했습니다.
이럴 때 이용한 것이 종이 필통, 혹은 종이 펜파우치입니다. 외부에 펜을 들고 나갈 때 어떻게 잘 담아서 가져갈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발견했지요. 만들기도 쉽고 의외로 쓸만해서, 아트박스에서 연필을 사면 영수증으로 즉석에서 파우치를 만들어서 심을 보호해서 갖고 왔더랬지요.
이 종이 필통/파우치는 이제는 잘 안씁니다.
요즘에는 일반필기용 연필은 아예 뚜껑이 있는 파버카스텔 퍼펙트펜슬(어린이용 염가형)을 쓰고, 일기용 만년필은 다이소에서 산 저렴이 가죽파우치에 담거든요.그러나, 이 종이 필통은 사이즈만 줄이면 펜 커버로도 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형태의 가죽펜커버도 있더군요.
■ 커버 없는 딥펜 펜촉, 뚜껑을 씌워주자
작년부터 일기를 쓰면서 만년필을 잘 쓰다가, 요 한 달 정도는 딥펜에 모든 신경이 쏠려 있습니다. 만년필 잉크 중에 나 나름대로 색을 내보겠다고 이 잉크, 저 잉크 마구 섞어놓은 게 있습니다. 사용하는 만년필이 만 원 이하의 저렴이들임에도, 그런 짬뽕잉크를 만년필에 넣는 건 좀 꺼려져서 말이죠. 그냥 펜촉으로 찍어쓰면 어떨까, 하다가 아예 딥펜으로 방향을 잡은 겁니다.
그래서 내내 눈에 밟혔던 파이롯뜨 사의 이로우츠시라는 제품을 구매했고, 예전에 한두 번 써보다가 펜대를 잃어버리고 펜촉만 남아버린 닙에도 새로운 펜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딥펜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펜대와 닙이 붙어 있는 일체형인 이로우츠시는 펜촉을 감싸주는 커버가 패키지 안에 동봉돼 있습니다. 그래서 펜촉에 찔릴 걱정은 없는데(애초에 닙 형태가 만년필 닙과 똑같아서 찔릴 걱정이 없습니다), 문제는 닙과 펜대가 분리되는 녀석입니다. 요 녀석은, 당연하게도 펜촉을 가려주는 커버가 없습니다. 거기에다가, 닙 끝이 뾰족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닙과 펜대를 분리해서 보관할까도 생각해 봤을 정도입니다. 펜촉을 노출시킨 채 보관하기에는 좀 위험할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놨다가는 또 막상 쓰려고 할 때 또 귀찮아서 안 쓸 것 같고. 어찌해야 고민이 되던 찰나~. 필기구함에 꽂아놓은 연필들을 보고, 종이 필통과 종이 펜커버가 생각났습니다. 이게 정말 포스트잇이나 작은 수첩만한 크기의 종이만 한 장 있으면 되는지라, 금방 뚝딱 만들었습니다.
1. 적당한 크기의 종이를 준비합니다. 보통 연필과 비슷비슷한 크기의 펜이라면 세 손가락을 붙여놓은 크기의 종이로 충분합니다.
2. 종이를 똑같은 크기로 세 등분으로 접어줍니다.
3. 양쪽 날개의 끝부분을 안쪽을 향해 삼각형 형태로 접어줍니다.
4. 종이들을 하나로 포개줍니다. 적당한 길이를 남기고, 아랫부분은 접어서 뒤로 꺾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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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4.
쨔잔, 이러면 완성입니다.
이제 포개놓은 종이 사이로 펜끝을 밀어넣어주면 끝.
커버가 너무 타이트하면 펜을 밀어넣었을 때 포개접은 부분이 들떠서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포개놓은 부분 및 아래쪽으로 꺾어버린 부분을 풀이나 테이프로 붙여주면 안 벌어집니다. 풀도 좋지만, 제일 깔끔하게 나오는 건 양면테이프 같습니다.
■ 잉크통을 담아 줄 소도구 상자로 만들어보자
펜촉 커버를 만들어 딥펜을 안전하게 필기구함에 꽂아넣자, 이젠 딥펜용 잉크가 눈에 밟혔습니다.
정확히는 만년필에 넣으려고 산 잉크이지만, 어쨌든. 만년필 카트리지처럼 본병에서 작은 병에 따로 담아주었는데요. 소분한 용기는 바이알병이 아닌 크림소분용의 넓은 통. 괜히 세로로 긴 병을 쓰면 바닥에 잉크가 깔리게 남았을 때 찍어쓰기 불편할 것 같아서 넓이가 넓고, 깊이는 얕은 것으로 했습니다.
뭐 용기가 뭐가 됐든 간에, 이제 이 잉크통들을 펜과 가까운 곳에 보관해줘야 합니다. 만년필 잉크를 넣어둔 공간은 따로 있지만, 펜을 쓸 때마다 수납장에서 잉크를 꺼낼 순 없는 노릇이니 필기구함 옆에 같이 두기로 했는데요. 잉크통이 한 네 개쯤 되다보니 어딘가에 담아서 보관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그냥 통끼리만 쌓아놓으니까 자꾸 미끄러져서 무너짐).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또 몇 년 전에 폭 빠졌던 '종이접기로 만든 상자'!
오리지널인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선물상자로도 활용했는데요. 색종이로 만들면 되게 자잘하고 작은 물건들을 담을 수 있는 쪼만한 상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색종이를 네등분으로 잘라서 만들면 이제 정말 인형소품용 상자가 됩니다.
색종이로 만들면 조금 작을 것 같아서 복사용지를 이용해서 만들어 봤습니다.
복사용지를 정사각형으로 잘라내서 만들면 어른 손바닥만한 면적의 상자가 나옵니다. 크림토- 아니 잉크통이랑 남는 딥펜 펜촉을 넣어둔 공진환통(?)을 담았더니 공간이 좀 남네요. 크기를 줄여서 색종이로도 한 번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간만에 종이접기로 필요한 니즈를 다 충족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정말, 배워둬서 나쁠 건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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