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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팔러 간 김에 <전투요정 유키카제> 1권과 문구류를 샀다

하프피프티 2022. 9. 20. 17:34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팔러 간 김에 
<전투요정 유키카제> 1권과 문구류를 샀다 ​

 

 

 

◈ 탑건 매버릭을 보고 유키카제를 떠올리다

 

 제가 아직 한창 리즈(?)이던 시절의 어느 날.
 오빠가 어느 날 절 불러서 어떤 애니메이션 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친구가 소개해 준 것이라고 했는데, 첫 인상은 되게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때 뭐라고 대꾸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얼마 뒤에 문제의 작품이 집에 정식으로 입양이 되었습니다. 오빠가 DVD 발매에 맞춰 구입을 한 것이었지요.

 

 

 

 

 

 그 작품이 <전투요정 유키카제> OVA입니다.
 처음에 오빠가 불러서 갔을 때에는 중간에 한두 장면 (정확히는 1장 초반, 레이가 미확인 슈퍼실프를 격추시키고 사문회에 불려가 쪼인프 까이는 장면)만 봐서 잘 몰랐는데, 전체적으로 보니 음. 꽤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화면도 멋지고, 말이지요.
 

 

 

 

그것이 계기가 돼서 유키카제 원서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책 오자마자 독파.
 그런데 그때에는 지금처럼 일본어 서적도 한국어 못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실력이 못 돼서 말입니다. 약간 더듬 더듬 읽었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외래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이게 항공, 전투기 쪽 전문용어야. 가뜩이나 가로문자(?)라, 한 눈에 안 들어오는데 단어가 어렵기까지 해. 히잉~!!! 덕분에 당시에 진짜 유키카제 읽느라 머리에 쥐가 나는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작품이 재미있어서 OVA가 완결날 때까지 참 열심히 애정해 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전투기의 이착륙 방법이라든가 단좌, 복좌기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유키카제 <개> 문고판

 

최근에 발매된 유키카제 <개> 애장판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세월의 흐름에는 이길 수가 없어서, 그렇게 애정해주던 유키카제도 이제는 기억 한 구석에만 남아 있었습니다만. 최근에 영화 <탑건 : 매버릭>을 보면서 다시 유키카제를 떠올렸습니다. 작중에서 유키카제의 기체가 2인승 복좌식이어서 그런지, 영화에서 2인승 복좌식 기체를 모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니까, 불현듯 유키카제가 떠올랐네요.

 

 정확하게는.
 영화에서는 뒷좌석의 플라이트 오피서와 앞좌석의 파일럿이 작전 수행을 위해 긴밀하게 소통을 주고받는데.

 

 유키카제에서는 주인공이 소속된 부대의 대원들이 다 사회성이라고는 국에 말아먹은 애들이잖아? 부대의 임무특성상, 밑에서 아군이 죽어나가도 나만큼은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가야 했기에, 부대 책임자가 일부러 사회성 점수가 낮은 사람들만 모아놓은 것이긴 하지만. 

 

 주인공인 레이는 원작초반에서는 타 대원보다 배타적인 성격이 좀 더 강한 느낌이었고, OVA에서는 거의 자폐아 수준으로까지 외곯수가 돼 버렸는데, 작품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별 탈 없이, 격추되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비록, 원작, OVA 동일하게 1장에서 소속을 알 수 없는 적과 조우했을 때, "식별신호는 발신하지 않지만 외형상 아군기이므로 아군일 것이다."라는 뒷좌석 플라이트 오피서의 말을 개씹고 교전에 들어갔지만.

 


 심지어 OVA에서는 아직 레이더로만 상대의 존재를 포착한 시점에서, 레이더에는 포착되는 상대의 적, 아군 식별신호를 확인할 수가 없자 뒷좌석 동료에게 "빨랑 연결하셈!"이라면서 땡깡을 부리기까지 했지만.

 

 어쨌든.
 작품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적어도 잘들 목숨줄은 붙잡고 있었구나.

 

 뭐, 그런, 감상과 함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 것입니다만. 

 

 원작과 OVA 양쪽 모두 재미있게 봐서, 한 번 생각이 나자 그 작품을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책도, OVA의 블루레이도 (DVD로 구입하다가 블로레이가 발매되면서 블루레이도 구입했습니다) 다, 오빠 꺼라는 것!!!!

 
 소유권은 오빠에게 있긴 했지만, 이때에는 오빠가 아직 집에 있어서 원한다면 책이든 OVA든 언제든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빠가 독립한다는 루트를 거쳐, 지금은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독립할 당시, 자기 물건들을 대부분 갖고 나갔더랬지요. 그 안에는 유키카제 원서도 있고, OVA 블루레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오, 마이, 갓.

 

 

 

◈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정발판 유키카제 중고를 발견하다

 

 

 

 

 

 지금까지는 오빠네 집에 갈 때마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이랑 OVA 블루레이가 좀 아쉬운 정도였지만, 갑자기 급 유키카제가 보고 싶어진 지금에는 책도 블루레이도 제 손에 없다는 것이 아주 치명적인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으으으. 그나마 DVD는 디스크만 따로 모아서 보관하고 있으니, 영상매체는 (비록 눈이 썩는 것 같긴 해도) 확보했으나, 책 쪽은, 당장에는 어찌 방법이 없없습니다. 오빠한테 연락해서 "그거 안 읽으면 빌려주셈."이라고 딜을 건다고 쳐도, 오빠네랑은 아무리 빨라도 10월 초에나 만날 수 있는데,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제 성격이 너무 급합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이제 제가 제 소유의 책을 직접 구입하는 것인데.

 

 

 요즘,마침 일본에 구매대행을 신청하려고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때에 맞춰서 스루가야에서 중고 원서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었습니다, 만.
 위에서 말했듯이 원서는 읽을 때 머리에 쥐가 납니다. 지금은 그 당시보다 일본어 원서를 훨씬 편하게 읽을 수 있으니 좀 덜 힘들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책은 모국어인 한국어로 읽는 편이 더 편합니다. 읽는 속도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일본어로 읽을 때에는 약간 필터링이 된다고 할까요. 그런 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대사의 어조나 뉘앙스 같은 것을 생각한다면 원서를 읽는 것이 좋지만.
 걸핏하면 페이지에서 난무해대는 어려운 전문용어를 굳이 읽기도 함든 카타카나로 읽어야 할까.
 그 부분은 (역자가 고생해서 번역해놓은) 한국어로 읽는 편이 훨씬 편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들어서 선뜻 원서를 주문할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요.
 또 다른 타이밍적인 이야기로, 어제 알라딘 중고매장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에 집에서 안 읽는 깨끗한 책들을 가져다 판 적이 있었는데, 몇 개월 사이에 안 읽는 책이 또 생긴 것입니다. 아직 보관장소에 여유는 있었으나,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바로바로 정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책도 "이건 나중에라도 확실하게 안 읽을 책이다." 싶은 것들은 책 상태가 양호할 때 중고서적으로 팔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운동 & 산책 & 앱테크용 만보 쌓기(?) & 기분전환 삼아, 알라딘 오프라이 중고매장에 GO!
 그리고 그곳에서 <전투요정 유키카제> 1부 중고를 발견해 사 왔습니다.

 

  저희 집에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알라딘 중고매장은 홈플러스 안에 입정해 있습니다.
  사진은 홈플러스 계산점입니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롯데마트 계양점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알라딘 중고매장은 홈플러스 4층에 있습니다. 
 올라가는 무빙워크에서 내려서 왼쪽방향으로 쭉 가면 중고물품 파는 곳이 나오고,, 그 뒤에 알라딘 중고매장이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8시.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데도, 영업시간은 홈플러스 자체 시간보다는 좀 짧은 것 같습니다.

 

 원래 대형마트 자체에서는 지역화폐는 사용할 수 없는데요. 그 안에 입점해 있는 가게들 중에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걸 잘 알 수가 없어서, 코로나 지원금이 지급되었을 때, 해당되는 상인들이 열심히 어필을 했었죠. 대형마트 안에 있긴 하지만, 자기네는 지원금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라고요. 알라딘도 그런 매장에 해당되나 봅니다. 인천 지역화페인 이음카드를 쓸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음카드의 캐시백 요율은 해마다 다시 정해지는데 (그리고 해마다 내려가지), 알라딘은 그에 맞춰서 저 입간판을 다시 세울지가 궁금해지네요. 컥~!!
 카운터는 입구에서 들어가 똑바로 직진하면 나옵니다. 중고책을 매입하는 카운터는 카운터 오른쪽 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물건을 샀을 때 계산하는 카운터랑 구분을 하고 있는지는 안 살펴봐서 잘 모르겠으나, 전 처음에 갔을 때부터 가장 오른쪽 끝에 있는 카운터를 이용했습니다.

 

 

 가져간 책을 팔고, 그곳에서 구입한 <전투요정 유키카제> 1권 및 부속 문구류.
 개인적으로 장정은 일본어 원서보다 정발본이 더 나은 것 같습니(푸헉). 책 상태는 사용감이 좀 보이는 상태. 전체적으로는 깨끗한데 모서리나 가장자리에 헐은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흠. 뭐, 중요한 것은 알맹이이고, 그 알맹이 부분은 멀쩡하니 그 정도 사용감은 패스.
 다만, 장정 디자인이 시크한 것이, 새 책이었다면 정말 느낌이 좋았을 것 같다는 묘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정발본 발매됐을 때 바로 살걸.

 

 같이 산 문구류는 하나는 투명 플라스틱 책갈피. 다른 하나는 책 읽는데 쓰는 한 줄 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알라딘이 아닌 홈플러스에서 구입한 것으로, 여러 개를 겹쳐 꽂을 수 있는 연필 캡입니다.

 


 책갈피는, 제가 원래 일하는 용도 외에는 책갈피를 키우지 않습니다.
 한국어 책들은 어지간하면 그냥 손에 집은 채로 끝까지 다 읽고, 일본어 책들은 안에 종이 책갈피가 딸린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없더라도 출판사 신작소개 찌라시라든가, 띠지라든가 대용할 것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그래서 굳이 책갈피는 챙기지 않는데, 유키카제는 왠지 책갈피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원래는 독서대를 구경하다가 에쁜 책갈피가 눈에 띄어,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한 뒤에 구입했습니다. 
 투명 플라스틱에 입혀진 그림은 모비딕입니다. 종류가 그 외에 몇 개 더 있었지만, 제 눈에는 모비딕이 제일 예뻤습니다.

 

 


그밖에 나머지 하나는, 책 읽을 때 내가 지금 읽는 줄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해 주는 자입니다.

제가 고른 종류는 정말로 위아래 다른 줄은 가리고, 딱 한 줄만 보여주는 형태의 것인데, 일할 때에도 유용할 것 같아서 구매해 봤습니다. 취미로 읽는 책들은 속도에 그렇게 목숨을 안 거니까 문장을 놓치는 일이 없거든요. 그런데 어제 사 온 책을 읽으면서 한 번 써 보니, 좋았습니다. 오올.

 

또 다른 하나의 문구류는 책 문장을 한 줄 씩 읽게 해 주는 책 읽는 자, 혹은 한 줄 자라고 하는 물건입니다.
제가 고른 종류는 정말로 위아래 다른 줄은 가리고, 딱 한 줄만 보여주는 형태의 것인데, 일할 때에도 유용할 것 같아서 구매해 봤습니다. 취미로 읽는 책들은 속도에 그렇게 목숨을 안 거니까 문장을 놓치는 일이 없거든요. 그런데 어제 사 온 책을 읽으면서 한 번 써 보니, 좋았습니다. 오올.

 

 요즘, 눈이 안 좋아서 하얀 면적이 넓으면 전체적으로 좀 흐릿해 보입니다.   
 종이책은 그나마 그 현상이 덜한 편이긴 한데, 한줄 자를 대고 읽으니 1. 자의 검은 부분이 책종이의 하얀 면적을 줄여줘서 눈부심이 덜함 2. 원래 기능인 한 줄에 집중할 수 있음 + 자의 재료 떄문인지 해당 문장이 더 또렷하게 보임. = 그야말로 책장이 술술술술 넘어갔습니다. 오오오. 이 책이 원래 이 속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던가.

 

 

 원래 하나에 꽂히면, 한동안은 그 하나만 계속들이파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한 작품을 좋아하면 일정 기간 동안은 그것이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그 작품만 계속 돌려보지요. 요즘엔 <유키카제>에 다시 꽂혔는데, 책도 읽을 수 있게 됐고, 심지어는 더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되어 매우매우 기쁩니다. 알라딘 중고매장을 이용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번만큼은 정말로 알차게 이용한 것 같습니다. 기분 좋다, 좋아~.

 

 그리고 이건, 집에 와서 짐 정리하닥 정말 우연히 깨닫게 된 것인데, 책을 보관할 위치도 딱 좋은 곳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키카제 DVD 전권 보관 케이스!!

 

 

 

 

 쨔잔~!
 이 케이스, 아마도 DVD 5권 특전이라고 생각합니다만(유키카제의 기체가 슈퍼실프가 아니라 메이브인 걸로 봐서 1권 때 특전은 아님), DVD 자체는 보관용적을 줄이기 위해서 알맹이만 남겨놨습니다. 겉 케이스는 다 버렸는데, 요 DVD 전권 케이스만은 아까워서 책상 위에 책 꽂아두는 용도로 쓰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꽂혀있던 책을 다 읽고 책장으로 옮겨서 비어 있었는데, 유키카제 책을 여기에 꽂아두니 딱 안성맞춤입니다. 원래 DVD 케이스인지라 만화책과 포켓사이즈까지는 무난히 들어가거든요. 크기도 넉넉해서 앞으로 포켓사이즈 책이나 만화책 한두 권은 더 여유롭게 꽂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VD 자체도 컴퓨터의 DVD 드라이버 지역코드를 바꿔서 재생해볼 수 있게 되었는데! (원래 알맹이만 남긴 것도 코드 2번 DVD를 재생할 매체는 없는데, 디스크를 버리기에는 아까워서 알맹이만 남겨뒀던 겁니다,), 케이스도 더더욱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제조사를 생각하면 원서를 꽂아두는 것이 더 맞겠으나, 비주얼상으로는 정발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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