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못하는 곰발이 시도한
오비츠로이드 옷 만들기 - 바지
■ 바지를 만들어보자
오비츠로이드 옷 만들기 2탄입니다.
아이들 몸체가 도착한 날, 따로 주문했던 천도 같이 도착했지요. 그래서 시험삼아 티셔츠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한 번의 시행착오 끝에 기본 티셔츠는 그럭저럭 형태는 볼만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선에서 옷의 본을 몇 가지 만들어 봤는데요. 그게 바지랑 앞으로 여며입는 셔츠입니다. 셔츠와 바지만 만들 수 있게 되면 변형을 통해 다른 것들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일단 그 정도로.
마음 같아서는 날씨도 추워졌겠다(?), 긴팔 티셔츠나 위에 걸쳐입는 형태의 셔츠를 만들어주고 싶지만.
언제까지고 티셔츠만 만들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 두 인형의 옷 중 바지 한 벌이 8부라서 그것도 추워보임 = 바지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바지는 세 번째쯤 되니까 그럭저럭 볼만한 수준으로 만들어졌네요.
헐.
학교 다닐 때에는 미술시간만큼 가사시간이 싫었고, 저는 손끝이 둔한 곰발이라 이런 바느질은 정말 쥐약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작은 주머니나 북커버까지는 형태가 단순하니 만들 수 있다고 쳐도, 인형옷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인생,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군요.
■ 인형 옷 바지만들기
인형옷입니다.
그것도 겨우 키가 14~5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인형.
게다가, 남에게 보여주거나 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적당히 형태만 나오면 된다고 생각해 본은 단순하게 떴습니다.
바지 왼쪽과 오른쪽의 본입니다.
종이의 접힌 부분이 다리 바깥라인 부분이 되고, 양 사이드 부분이 바느질을 통해 바지 통을 이뤄줄 부분이 됩니다.
밑위, 그러니까 사람 옷으로 따지면 지퍼가 들어갈 부분은 양쪽 가장자리의 일자로 똑바로 올라간 부분. 지퍼를 달려면 가랑이 형태를 따라 둥글게 파주는 것 같지만, 전 그런 건 안 넣기로 했습니다. 그냥 고무줄 바지라고 생각하고 통짜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본을 이렇게 뜰 경우, 엉덩이 둘레와 허리 둘레가 똑같아지기 때문에, 허리에 절개를 넣어서 접어줘야 합니다.
천에 본을 그려줍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허리를 접어줘야 하기 때문에 허리 부분에 절개선을 좀 넣어봤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사실 저거보다 절개선을 더 크게 넣어줬어야 했습니다. 하긴 엉덩이 둘레보다 허리둘레가 0.6mm가 더 가늘었으니, 저 정도로는 택도 없었네요.
우선 바지 밑단부터 접어 올리기.
전 바느질을 할 때 시침핀을 쓰곤 했는데, 시침핀보다 테이프가 더 낫다고 하더군요. 시침핀을 쓰면 천이 운다고요.
어쩐지.
저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테이프를 쓰고 있습니다. 양면테이프가 좋다고는 하던데, 매직테이프도 쓸만할 것 같아서 그냥 매직테이프를 사용 중. 원래 접착력이 강한 테이프가 아니라서 나름 쓸만합니다. 네.
바지 밑단을 다 접어서 박아준 모습.
손바느질 + 아직 박음질을 편하게 하는 요령을 못 찾아서 바느질이 삐뚤빼뚤합니다.
바지 안쪽 옆선 꼬매주기.
단,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부분은 밑위와 엉덩이 선이 되는 부분입니다. 나머지 한쪽의 다리통과 연결해서 엉덩이가 쑥 들어가게끔 해 줘야 하기 때문에, 바지 옆선을 따라 무장정 꼬매버리면 안 됩니다. 이번에는 약간 곡선을 그리고 있는 라인을 따라 엉덩이 둘레 (즉, 일직선으로 올라가기 직전 부분)까지만 꼬매줍니다.
바지 옆선을 다 꼬매줬으면, 이제 바지통을 서로 연결해줘야 합니다.
아까 꼬매지 않고 놔두었던 밑위 부분을 A바지통 부분과 B 바지통 부분을 서로 겹쳐줍니다.
현재 상태에서 밑위와 엉덩이 부분을 이루는 천은 A 바지통 앞뒤로 두 장, B 바지통 앞뒤로 두 장, 이렇게 네 장이 되어 있을 겁니다. 바지통의 앞면은 앞면끼리, 뒷면은 뒷면끼리 겹쳐줍니다. 옷본에 시접을 내놓았지요. 그 시접에 맞춰 겹치니 나름 딱 맞게 겹쳐지더군요.
단, 시접끼리 포갰기 때문에 시접선은 천의 끄트머리에 위치하게 됩니다. 당연히 시접선을 맞춰 바느질을 하면 두 천이 고정이 아니 됨. 시접선에서 좀 들어와서 중간 부분을 박아줘야 두 장의 천이 고정됩니다. 위치로 따지면, 매직테이프의 가장자리 정도.
저도 그 생각을 못하고 시접선을 따라 꼬매다가 하마터면 헛수고할 뻔했습니다. 다행히 밑에 겹쳐진 천의 시접이 더 넓었던 관계로 꼬매지기는 했는데요. 도중부터 박음질 선을 이동하는 바람에, 겉에서 보이는 바느질선이 휘었습니다.
요렇게.
차라리 그냥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박아올렸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작업을 앞면끼리 붙여서 한 번, 뒷면끼리 붙여서 한 번, 두 번을 해 줍니다.
허리선 정리하기.
사람 바지는 보통 허리에 천을 따로 덧대어 놓습니다. 또, 제가 돈 주고 산 인형옷도 허리부분을 그렇게 천을 따로 덧대서 깔끔하게 정리했더군요. 물론 그렇게 해 주면 더 예쁘게 나오겠지만, 그렇게 천을 덧대는 것이 그냥 천을 잘라 붙이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바이어스를 만들어서 덧대주는 것 같던데, 엄청나게 성가셔 보임 + 곰손인 제 손으로 하기에는 너무 섬세한 작업이라서요. 본을 뜰 때부터 허릿단을 좀 더 내 준 뒤에 그냥 단을 접는 것으로 처리해 버렸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천을 내린 뒤 박음질 하기.
참고로, 이 작업을 하기 전에 허리둘레 조정을 위해 허리에 절개선을 넣었습니다.
그 절개선을 서로 겹쳐서 허리둘레를 줄이는 것까지는 했는데, 다시 벌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법을 몰라서요. 그냥 대충 꼬매버렸습니다. 어차피 허릿단을 접으면 안 보일 테니까,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말이죠. 훗.
최종 완성형입니다.
허리부분에 천이 살짝 겹쳐진 것이 보입니다. 저곳이 절개선을 넣어 천을 겹쳐준 부분입니다.
그런데 한 번 말했듯이, 절개선을 워낙 작게 넣어줘서요. 허리둘레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것.
허리가, 헐렁합니다.
하지만 그 외 부분은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제 인형의 몸체는 순정 오비츠 11이 아니라서요. 다리길이가 순정보다 1센치가 깁니다. 그러다보니 오비츠 사이즈에 맞춘 바지를 입히면 그나마 골반바지로 입히면 발목까지 딱 맞고, 아니면 그냥 8부가 되어버리는데요. 오비츠 사이즈보다 바지길이를 좀 길게 해 줬더니 (제가 생각하는) 허리와 발목에 딱 맞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허리를 굽혀서 앉히면, 엉덩이가 좀 드러나기는 하지만.
무릎을 굽히는 정도는 잘 커버를 해주네요. 천이 사람 옷을 만들 때 쓰는 천이라 그런가 봅니다. 완전 스판까지는 아니어도 적당히 탄력이 있고, 또 두께도 두꺼워서요. 만들 때에도 천이 흐늘거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입을 일이 없어서 옷 수거함에 집어넣으려던 옷을 자른 것이긴 한데, 웬지 저지르고나니까 좀 아깝…….
위에서 만든 바지가 허리통이 ㄱ 작살 나 버렸기 때문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새로 만들어 봤습니다.
위에서 만든 바지는 절개선을 넣어서 허리를 접어줬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본을 뜰 때 허리둘레를 엉덩이 둘레보다 좁게 본을 떠 줬습니다. 사진의 종이본에는 제가 좀 잘못 그렸습니다만, 저 곡선을 그냥 사선으로 쭉 빼던가, 아니면 밖으로 둥글게 휘어져야 할 겁니다. 저는 천에 본을 그릴 때, 엉덩이 둘레선과 안으로 좁혀 들어간 허리선을 그냥 사선으로 연결했습니다.
본을 뜰 때 밑위와 엉덩이 연결선이 될 부분에 넉넉하게 시접을 내어서, 천을 겹쳐서 꼬매줄 공간을 확보한 것은 동일.
한 번 해 봐서 그런지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다만, 밑위를 박음질한 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 같아서. 반대쪽 옆에도 박음질로 라인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네요.
시착.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착은 늘 바니입니다.
허리 둘레는 나쁘지 않게 나왔습니다. 천이 스판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더 허리둘레를 좁게 만들어줘도 충분히 잘 들어갈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해 주는 것이 허리에서 조여줘서 잘 잡아줄 것 같네요.
그런데, 허리는 괜찮아졌는데, 바지길이가 좀 길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천을 바꾸어서 인형옷용으로 따로 구매한 천을 사용해봤습니다만, 이 천은 늘어나기도 잘 늘어나도 또 많이 하늘하늘합니다. 솔직히 너무 얇아서 본 그릴 때마다 천이 비뚤어지고 일그러지고해서 본 그릴 때마다 전쟁일 정도이죠. 오늘도 아주 난리를 쳤는데, 그 과정에서 본이 크게 그려진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같은 재질의 천으로 만든 티셔츠도 타이트하지 못한 걸 보면, 같은 이유 때문인가 봅니다.
젠장. 바지 길이가 길어서, 아버지 바지 뺏어입은 것 같네. 스타일리쉬함에 목숨을 거는 바니가 완전 언스타일리쉬해져버렸습니다. 그걸 보면 앞으로 인형옷 용으로 산 천으로 만들 때에는 본을 좀 작게 그려야 할 것 같네요.
그러기 위해, 우선 쵸크부터 새로 사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문가용 섬유용 색연필이 있건만, 왜 또 쵸크를 사야 하는 건지, 헐. (제 옷을 자른 천에는 색연필로 본을 쉽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크릉!)
바지들도 만들어줬으니, 다음에는 긴팔 셔츠를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기본 티셔츠형태 하나랑 앞여밈 셔츠 하나.
마음 같아서는 빨간 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바니도 코테츠도 극장판 라이징 버전의 복장을 더 좋아해서, 바니는 붉은 티셔츠로 해주고 싶은데 말이죠. 쩝(다행히 회색 천은 있다). 그냥 시장을 한 번 다녀와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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