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끔 사진

가을, 호수 반영사진 찍어보기(인천대공원과 센트럴파크 트라이보울)

하프피프티 2021. 11. 8. 22:21

가을, 호수 반영사진 찍어보기
(인천대공원과 센트럴파크 반영 사진)

 

호수 반영사진

 

 

 1. 하나만 확실하게 하자

 


 전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사진에 별 흥미가 없었습니다.
 제가 사진에 찍히는 것도 안 좋아했고, 제가 뭔가를 찍는다는 것 자체는 아예 생각조차 안 했었죠.
 그러다가 5~6년 전쯤에 갑자기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도 미친 듯이  살피고, 인터넷 서점도 미친 듯이 뒤져댄 결과, 나름 괜찮은 책을 한 권 건졌습니다. 그 책을 토대로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지요.

 

 

 

 

 

 하지만 하나하나의 내용을 시간을 들여서 체득시킨 것이 아니라, 책으로 후루루룩 살펴본 것이라서 말입니다.
 살펴본 내용들을 활용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생각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았을 뿐 아니라, 애초에 책에서 본 내용들이 다 기억에 남지도 않아…….

 

 그래서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때에는 딱 한 가지만 기억하고 익히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단순하게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깨끗하고 단순한 배경에서 찍고 싶은 피사체만 집중해서 찍어댔지요. 꽃 사진이 그렇게 단순하게 찍기 딱 좋았는데, 그래서 제가 상대적으로 화면이 복잡해지는 풍경사진은 잘, 못 찍습니다.

 

 

 최근에는 비교적 한가해서 사진 찍는 법에 대해 공부를 조금 더 했습니다.
 그렇지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아무리 좋은 내용을 많이 배워도 제가 그 내용들을 모두 기억하고 활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일단은 몇 가지 요소만을 기억하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몇 가지 요소에는 반영 사진이 있습니다.
 반영사진이란, 물, 거울 등에 비친  풍경이나 피사체를 촬영하는 사진을 말합니다. 반영사진은 피사체와 풍경이 함께 나온 사진도 근사하지만, 피사체나 풍경이 일부만 비친 것이라든가 혹은 반영만 찍힌 사진도 멋있는 것은 멋있지요. 안 그래도 저도 예전부터 반영사진은 꼭 찍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영 사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한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호수, 강, 유리벽, 유리창 등등의 비치는 소재가 있는 곳이라면,
일단 반영 사진은 무조건 찍고 보자.

 

 

 

  2. 반영사진 찍는 법

 

 

 

 

 

 반영사진을 찍는 법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것은 인상적인 사진을 만들기 위한 프레이밍(구도짜기).

 

 

 1. 넓은 장소의 촬영을 위해서는 광각계열 렌즈 준비.
 2. 카메라가 물에 닿을 정도로 최대한 낮은 위치에서 촬영
 3. 주 피사체와 반영을 모두 선명하게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조리개는 F 7 이상.

 

 이 중 1번은, 굳이 넓은 풍경이 아니더라도 피사체에 따라 화각을 결정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3번은 제 뇌피셜. 원래 조리개를 조일수록 심도가 깊어져서, 풍경사진을 찍을 때에는 조리개를 조여야 한다, 라는 식의 공식도 있다고 하지요. 이 중 제가 확실한 방법이라고 보장할 수 있는 것은 2번입니다.

 

센트럴파크 트라이보울 옆에서 - 캐논 800D+ 1855mm / 라이브뷰 촬영

 

 인천 송도의 센트럴파크입니다.
 센트럴파트 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트라이보울 옆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이 트라이보울 아래에 물이 고여있습니다. 물이 있는 곳에서는 반영사진을 꼭 찍자! 라는 기준에 따라, 도착하자마자 반영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화각은 번들렌즈 최고 광각인 18mm.
 조리개는 18mm의 최대개방은 F4입니다. 조리개를 생각할 여력이 없기도 했지만, 트라이보울 때문에 은근히 그늘이 지는 것 같아서 말이죠. 조리개를 조이면 셔터스피드가 떨어지지 않을까, 사진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메타정보를 보니, 웬걸. 셔터속도가 1/800초야. 이 정도면 조리개를 더 조여도 됐을 것 같네요.

 

 조리개의 존재를 잊은 대신, 반영사진은 최대한 물에 카메라를 가깝게 대고 찍어야 한다는 점만큼은 잘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물에 빠뜨리기 직전까지 카메라를 내리고, 라이브뷰로 촬영했습니다.
 전 라이브뷰로 촬영하면 수평, 수직이 거의 늘 흔들립니다. 이 사진도 삐뚜룸~ 하게 나와서 후보정으로 세워줬네요.
 

 

- 센트럴파크 트라이보울 옆에서 - 캐논 800D+ 1855mm / 광학식 뷰파인더 촬영

 

 그 삐뚜룸~ 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수평계가 보이는 광학식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서 눈높이에서 한컷을 더 찍었습니다. 그랬더니, 수평은 잘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진의 느낌 자체는 물에 최대한 가까이 대고 찍은 것보다는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눈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각도가 되다보니, 광장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나온 듯.

 

 

 역시 반영사진은 눈높이가 아니라, 물높이에서 찍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복원공사로 폐쇄되었던 경복궁의 향원정도 다시 일반에 공개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가을, 고궁, 호수.
 그 때문인지 최근 알록달록한 단풍에 물든 향원정 사진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잔잔한 수면에 비친 향원정과 단풍들을 함께 찍은 반영사진이 적어도 한 장 씩은 꼭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경복궁을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어서 한 번 가보고는 싶지만, 송도의 미추홀 공원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센트럴파크에서 한 블록 건너에 있는 미추홀공원도 연꽃이 핀 넓은 호수와 정자가 있더군요. 그곳에서 경복궁만큼 화려한 단풍사진은 못 찍어도 고궁 풍의 반영사진은 찍고 싶었는데, 1. 호수의 연잎이 다 말라비틀어짐.  2. 제가 사진에서 보았던 정자의 위치를 찾지 못했음 = 원하는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참고로. 이것은 인천대공원에서 찍은 호수 반영 사진.
 

인천대공원 호수 반영사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찍은 것 + 난간이 있는 곳이어서 그냥 평범하게 눈높이에서 찍되 풍경과 반영이 한 프레임에 나올 수 있도록 높이를 조절해 주었습니다(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찍었다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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