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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이 안 나올 때 나오게 하는 법 - 굳은 잉크 녹이기

하프피프티 2021. 4. 19. 22:32

 

볼펜이 안 나올 때 나오게 하는 법
굳은 잉크 녹이기

 

잘 안 나오는 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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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나오는 볼펜들

 

 지금까지는 딱히 볼펜을 쓸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학생 때처럼 필기를 많이,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만년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로는 만년필을 주로 사용했으니까요. 볼펜을 쓰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도시가스 검침날 정도일까요? 현관물 초인종 옆에 붙여진 검침지에 도시가스 계량기의 지침을 적을 때나 사용했지요.

 

 

 

 그렇게, 평소에 볼펜을 많이 안 쓰다보니, 필요해서 쓸 때에는 그냥 대충 집에 굴러다니는(?) 볼펜을 뽑아서 쓰곤 합니다. 아니, 실제로 펜이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건 아니고 연필꽂이에 꽂아두었는데, 꽂아만 두고 쓰지를 않으니 거의 방치, 실질적으로 그냥 굴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냥 먼지만 뒤집어쓰게 놔두다 보니 볼펜들이 잉크는 꽉 차 있어도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도시가스 지침 숫자 네 개만 딱 적으면 끝나는데, 기껏 뽑은 볼펜이 제대로 안 나오면 다른 펜을 찾아내야 하는 그 성가심과 귀찮음은 참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두 번째에 제대로 잘 나오는 펜이 나오면 다행인데, 두 번째로 집은 펜도 또 겉만 멀쩡한 그런 거라면, 진짜 그 짜증스러움은…….

 

 그런 와중에, 요즘에는 영어공부를 하느라 볼펜과 공책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EBS 영어방송인 왕초보영어의 강의내용을 공책에 정리하고 있는데요. 위에서 상기한 이유에서 이때 사용하는 볼펜도 연필꽂이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을 하나 꺼내서 그냥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 처음 사용하기 전에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확인해
봤을 때에는 3색 모두 (3색 볼펜입니다) 잘 나왔는데요. 그래도 오랫동안 안 쓰이고 있던 후유증(?) 인 걸까요. 펜을 조금만 안 쓰고 있어도 잉크가 제대로 안 나와서, 종이에 몇 번 그어줘야 합니다. 심지어는 검은 색으로 필기하다가 잠시 색깔을 바꿔서 다른 색을 쓰다가 다시 검은 색을 쓰려고 해도, 잉크가 안 나옵니다.

 뭐, 가까이에 있는 메모지에 대충 몇 번 그어주면 잘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그렇게 그냥 써 왔는데요.
 이제는 멀쩡히 잘 나오던 검은 색도 안 나오기 시작합니다.
 볼펜 심지가 불투명한 것이라 안에 잉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래서 검은 색 잉크를 다 썼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치고는 어느 날 갑자기 안 나오기 시작해서요. 잉크를 다 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승질나서) 그냥 다른 새 펜으로 바꿀까, 생각도 해 봤는데요. 1. 검은 색 외의 다른 색은 잘 나와서
버리기는 좀 아깝습니다. 2. 게다가 다른 볼펜을 꺼낸다고 해도, 어차피 안 쓰이고 그냥 보관만 돼 있던 것은 피차 마찬가지 = 새 볼펜을 꺼내도 똑같이 잉크가 제대로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관계로, (저의 안녕한 정신건강을 위하여) 볼펜이 안 나올 때 어떻게 하면 나오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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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나오는 볼펜 나오게 하는 법


볼펜들이 잉크가 많이 남아 있음에도 안 나오는 원인으로는 1. 잉크가 굳어서 잘 안 나옴. 2. 펜촉의 압력이 높아져 잉크가 심지의 위쪽으로 밀려 올라가 안 나옴. 대충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볼펜의 잉크가 남아 있음에도 안 나올 때에는 위로 밀려 올라간 잉크를 다시 심지 쪽으로 꾹꾹 밀어내려주든가, 굳어버린 잉크를 다시 녹여주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만년필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을 다시 사용할 때에는 펜촉을 물에 담가두기도 합니다. 물에 담가두는 것으로 안에서 굳어버린 잉크를 녹여서 제거하는 것이죠. 같은 원리로, 만년필에 넣은 잉크를 다 쓰고 나면 물에 씻어서 잉크를 제거해 줘야 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만년필 촉은 금속이라 물에 오래 담가두면 좋지 않지만, 안에서 잉크와 이물질이 굳어버리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좋다고 본 것 같은 기억이 납니다.

 

 

 만년필과 볼펜은 잉크의 종류가 같진 않겠지만, 어차피 똑같이 잉크를 사용하는 필기구이니 원리는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느낌에, 볼펜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을 따라해 봤더랬지요.


 1. 라이터로 달궈주기
 굳어버린 잉크를 가장 확실하게 녹여버리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펜촉과 볼펜심을 앞쪽으로 가볍게 라이터 불로 달궈주면, 안에서 굳은 잉크를 녹여서 볼펜이 잘 나오게 해준답니다.

 2. 뜨거운 물에 담가두기
 라이터가 없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원리는 라이터로 달구는 것과 동일한데요. 지퍼팩에 뜨거운 물을 담고 볼펜 촉을 아래로 향한 채로 10분 정도 담궈두면, 마른 잉크가 녹아서 볼펜이 나온다고 합니다.

 3. 입김 불어주기
 볼펜 촉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심지 위쪽에서 다시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으면 볼펜 상태에 따라서는 볼펜이 잘 나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4. 가습기 이용하기
 가습기의 수증기가 나오는 부분에 심지를 두면, 막힌 심지가 뚫려서 볼펜이 나온다고 하네요.


 이 중에서 따라한 방법은 1. 라이터로 지지기. 2. 뜨거운 물에 담가두기였습니다.

 

 

 - 결과


 결과는, 반반이었습니다.
 시도한 것은 네 개. 제가 영어공부할 때 사용하던, 나오다 안 나오다를 반복하는 볼펜 두 자루와 아예 안 나오는 볼펜 두 자루입니다. 그 중, 나오다 안 나오다 하는 펜들은 라이터로 펜촉 부분을 적당히 달궈주자 놀랍게도 잘 나왔습니다. 쓸 때마다 약간 그륵그륵 뭔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불에 달궈주니 그런 느낌이 없어졌네요. 매끄럽게 아주 잘 쓰입니다.


 반면, 아예 안 나오던 펜 1호는 처음에는 잉크가 쏴~ 쏟아져 나오는 기미로 잘 쓰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놀라워서, 어매이징! 이라면서 계속 종이에 어매이징! 이라고 쓰고 있으려니 다시 안 나오더군요.  거기에, 또 한 자루의 아예 안 나오던 펜, 안 나오던 펜 2호는 펜촉을 불로 달궈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된 모나미 볼펜인 것을 보아, 아마도 나이가 저와 거의 비슷한 정도 아닐까. 안 쓴 지 정말로 오래 돼서 잉크가 꽝꽝 굳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펜촉을 불에 달궈줘도 안 나왔다. 그럼 심지 전체를 따뜻하게 해 주면, 볼펜의 잉크가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져서 잘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라이터로 달궈줘도 안 나온 볼펜들은 두 번째 방법, 뜨거운 물에 담가줘 봤습니다. 그랬는데, 역시나.

 

 뜨거운 물에 오래 담궈놔도 결국 소생에는 실패했습니다.
 아무리 굳은 잉크를 녹여준다고 해도, 정말로 안 쓴 지 오래된 볼펜들은 그 정도 조치로는 다시 나오게 하는 것은 힘든 모양입니다. 잉크가 굳는 것 외에도 다른 요인들 때문에 볼펜이 상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나오다 안 나오다를 반복하는 볼펜이나마 제대로 나오게 돼서 기쁩니다. 적어도 이 방법이 통하는 볼펜이 없지는 않다는 뜻일 테니까요. 지금 집에는 연필꽂이에 꽂힌 것만이 아니라, 그냥 동결보관(?) 중인 볼펜들도 꽤 많습니다. 그 펜들도 나중에는 잉크가 굳어서 안 나올 수도 있을 텐데, 그 중에 몇 개는 그래도 라이터로 잉크를 녹여서 다시 쓸 수 있게 만들 수도 있겠지요. 볼펜은 많은데 쓸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상황, 모두 다 내다버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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