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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닝 레이디그레이의 맛. 냉침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하프피프티 2022. 11. 24. 01:27

 트와이닝 레이디그레이의 맛. 
냉침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시험삼아 구매

 


 요 2년 동안 나름 다이어트를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체중도 꽤 만족스러울 정도로 내려가서, 여기서 더 빠지면 완전 땡스고 이 정도로만 유지가 돼도 오케이, 인 상황이었지요.
 그랬는데, 지난 여름부터 체중이 살짝 늘었습니다. 본래 페이스대로라면 조금씩 조금씩 줄었어야 하는데, 요게 그때까지의 평균 몸부게보다 1~2킬로 정도 더 늘은 상태에서 계속 유지가 되더군요. 그러더니, 끝내 본래 평균 체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가을을 맞이. 최근에는 심적 마지노선을 자꾸 돌파 중입니다. 심각해. 이렇게 다시 늘어나는 페이스로 가다가는 다이어트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순식간이야.


 그런 위기감에 밀려, 운동할 때 보조제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평소에도 제가 즐겨 마시는 홍차!!!!
 녹차도 그렇지만 홍차도 살을 빼는데 도움을 주는 효능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침 작년에 잘 안 마시게 된 홍차가 생긴 김에, 운동할 때 지방이라도 태우라고 막 마시고 막 소비해 버린 적이 있었죠. 이번에도 그렇게 해 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에는 안 마시고 남은 홍차가 있었으나, 요즘에는 그렇게 막 마실 홍차가 없습니다. 뭐, 지난 달에 포트넘 앤 메이슨의 로열블렌드를 틴 케이스로 함 + 퀸앤틴도 티백으로 삼 = 홍차 자체는 있지만, 얘네들은 막 마실 차가 아닙니다. 오히려 고이고이 조심조심 맛과 향을 즐기면서 마실 것들이지요.
 아마드 얼그레이가 있긴 하지만, 애초에 가향차는 정말 기분 내킬 때나 마시는 것이고.


 그러한 관계로, (가뜩이나 용도별로 같은 물건을 여러 개 사두는 걸 좋아하는 저는) 운동용으로 다소 막 마구마구 마셔줄 홍차를 따로 구입했습니다. 하나는 립튼의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다른 하나는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입니다. 동네 홈플러스에서도 홍차를 구할 수 있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샀더니,, 트와이닝 제품은 레이디 그레이돠 얼그레이뿌니 없었습니다. 젠장. 그나마 그게 익숙한 맛인데. 그래서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는 립튼 것을 구매했습니다.

 

 


 예전에는 트와이닝 제품을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랑 얼그레이 위주로 판매하고, 아마드 티도 얼그레이가 있었는데, 동네 홈플러스가 최근에는 테라라는 부랜드의 제품을 꽤 밀어주는 것 같더군요. 트와이닝이 레이디 그레이와 얼그레이 위주로 재편디ㅗ고, 아마드는 퇴출, 잉글리시 플랙퍼스트는 립튼 혼자 하드캐리 하는 가운데, 이 브랜드 제품은 다즐링까지 종류별로 갖춰져 있어. 췟췟췟


 어쨌든.
 원래는 립튼의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정도만 사려고 했는데, 1. 홈플러스 매장에서 대놓고 밀어줌 2. 그러고 보면 레이디 그레이가 꽤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음 = 대체 어떤 맛이기에 그런 것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어서 같이 구매했습니다.
 

 

◈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는?

 



▶  1. 향은 안 느껴진다?


 얼 그레이처럼 이름에 '그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에, 레이디그레이도 '가향차'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봉을 하면 뭔가 향이 훅 올라올 것을 예상했는데, 흐음.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냄새가 거의, 아니 전혀? 안 나더군요.
 상자를 연 시점에서 냄새가 나질 않아서, 아직 개봉 안 한 티백을 코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아봤는데, 그래도 냄새가 거의 없다 시피했습니다. 그 점은 뜨거운 물에 우린 뒤에도 여전해서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를 마실 때랑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 2. 뚜렷한 오렌지 향과 마일드한 맛

 


 얼 그레이는 홍찻잎에 베르가뭇 오일을 입힌 제품입니다. 베르가뭇도 시트러스 계열이라 상큼한 맛이 나긴 하지만, 오렌지나 레몬처럼 그런 새콤한 것은 아니어서요. 좀 오묘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화장품 냄새"같다고도 하는데요. 저도 브랜드나 혹은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진짜 화장품 냄새(랑 맛)이야."라고 여길 때가 있습니다. 



 반면에, 레이디그레이는 제 입에 익숙한 오렌지 맛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제 것은 티백인지라 내용물의 구성은 확인해볼 수 없었습니다만, 레이디그레이를 소개한 다른 글을 보니 잎에 오렌지껍질과 레몬껍질이 같이 들어있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몇 달 전에야 겨우 다 마신 위타드의 얼그레이가 맛이 비슷한 부분이 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위타드의 얼그레이는 찻잎에 수국잎과 오렌지 껍질이 들어 있었거든요. 베르가뭇의 향과 은은한 오렌지 맛이 조화를 이루어서 꽤 괜찮은 차였는데,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네요. 쩝.



 트와이닝의 홍차 케이스를 보면, 앞부분에 맛이 얼마나 강하고 부드러운지를 잎새 모양으로 표시를 해두고 있습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가 4개였던가 5개인 반면, 얼그레이와 레이디그레이는 2개입니다. 그만큼 맛이 씁쓰름하지 않고 부드럽다는 뜻일 텐데요.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얼그레이보다 맛이 좀 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최근에 즐겨 마시는 홍차의 브랜드가 바뀌어서 그런지, 트와이닝 사의 홍차는 뒷맛이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나쁘게 말하면 밍밍하게 느껴지는 중입니다. 특히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를 예로 든다면, 첫 맛에서는 홍차의 씁쓰름한 맛이 후욱 올라왔다가, 갑자기 맛고 향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제 식대로 표현한다면, 뒷맛이 없어진다). 



 그런데 레이디 그레이는 차맛이 씁쓸름한 맛이 찌르듯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말입니다. 첫맛과 뒷맛의 격차가 크질 않아서 그런지,, 뒷맛이 사라진다는 그런 느낌은 좀 덜하더군요. 오히려 첫맛에 오렌지 향이 훅 치고 들어왔다가 뒤이어 홍차맛이 느껴져서 그런지, 맛의 여운은 좀 남는 편인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씁쓰름한 맛이 오래 이어져서 정말 쉽게 마실 수 있을 것 같긴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냉침해서 마시면 정말 건강한 오렌지맛 음료가 될 것 같기도 하더군요.
 당분 하나도 안 들어있는 오렌지 향과 맛이 나는 물(......).
 고기 먹고 난 뒤, 텁텁한 입을 알래주는 데에도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맛이 부드럽고 깔끔하니, 입가심에는 딱 좋지 않을까.

 

  3. 지극힌 개인적인 평가는 무난무난 쏘쏘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만.
 제가 앞으로도 즐겨마실 것이냐, 라는 부분으로 들어간다면 약간 미묘합니다.
 레이디 그레이는 그 강렬한 오렌지 향 때문에 냉침으로 해 마시면 안성맞춤일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전 홍차는 냉침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선 제가 이전에 냉침을 따라했다가 뭔가 잘못했는지 엄청 맛이 써져서 말입니다. 커피 아메리카노 원액 이상으로 마실 수 없어서 내다버린 있습니다.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입에 맞을 뿐더러, 홍차를 마시는 이유 중 하나에 몸을 덥혀서 체온을 올리는 것도 있어서 말이지요. 홍차를 차갑게 마시는 것은 논외.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종류 자체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얼그레이와 호화니 가능하느냐. 이것도 애매합니다.
 레이디 그레이도 가향차라서 분명히 향이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 제가 산 티백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향이 거의 안 느껴졌습니다. 요즘 마시는 아마드의 얼그레이가 티백에 소분해 둔 것을 꺼내기만 해도 베르가뭇 향이 확 올라오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제가 원래 향이 강한 것을 싫어함 + 그래서 화장품 냄새도 싫어함 = 가향차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요. 정말 드물게 얼그레이의 그 오묘~한 향이 몸에 싸악 스며드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봤자 딱 한 번 경험해보고는 그 뒤로는 경험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딱 한 번 느꼈을 때 커피향에 취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시트러스 향이 마시기 전에 코를 통해, 마신 뒤에 입 안을 통해 머리로 쫘악 빨려 올라가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향이 안 나는 레이디 그레이는 포지션이 미묘해집니다. 
 나중에 다른 티백 혹은 잎차를 사면 아른 찻잎에서도 향이 올라올지 모르겠으나, 오렌지나 레몬 향만으로는 저한테는 조금 매력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같은 가향차라면, 그냥 얼그레이를 마시게 될 듯.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맛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맛이 제가 원하는 것보다 조금 흐리고 약할 뿐이지요. 게다가 운동할 때 마시는 차는 거의 미지근할 정도로 식혀놓고 물처럼 들이켜서요. 맛이 원하던 것보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진짜 입에 안 맞는 차는 한 입 마시자마자  얼굴을 찌푸리거나 (맛없어), 심하면 바로 개수대 행이니 말입니다.
  

 


 무난하게 마신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히 합격점인 셈이지요.
 오히려 쓴맛의 격차가 너무 심했던 (그래서 실망감을 크게 안겨줬던) 잉글리시 블랫퍼스트보다 차라리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레이디 그레이도 마셔봤겠다, 다음에는 이 레이디 그레이랑 같이 사 온 립튼의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를 마셔봐야겠습니다. 트와이닝으로 넘어오기 전에 립튼의 어메이징 홍차를 마신 적이 있는데, 과연 그때처럼 무난하게 잘 마실 것인가.

 


 맛이 궁금하기로는 테라의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도 궁금한데, 이쪽은 다즐링을 마셔보고 "얘는 안 되겠다. 입에 안 맞아."라고 단박에 깨달았던 브랜드인지라 과연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는 어떨지. 

 


 그리고 맛이 궁ㅇ금한 제품 2로는 포트넘 앤 매디슨의 얼그레이도 궁금하고 말이죠. 블랙퍼스트 블렌드가 입에 정말 맞아서, 얼그레이도 어떤 맛일지 궁금한데 음. 최근에 마시는 로열블렌드가 맛이 다소 부드러운 편이라 얼그레이도 어떨지는. 너무 기대를 하면 안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그 전에 퀸앤틴부터 마셔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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