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흔들단추 떨어졌을 때 수선하기
◈ 청바지 흔들단추가 떨어졌다
제가 좋아하는 청바지가 있습니다.
브랜드품은 아니고, 그냥 동네 옷가게에서 정말 저렴한 가격에 집어온 것인데요. 요즘처럼 여름, 겨울용으로 계절을 나눠서 청바지를 입던 시기의 옷이 아니라서 데님은 좀 두꺼운 편입니다. 그래도 핏이나 색감이나 그런 것이 참 마음에 드는 옷이지요.
그런데, 이 옷을 꽤 오랫동안 못 입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이 옷을 살 때가 제가 아파서 살이 빠졌을 때라서 말입니다. 아픈 게 좀 나으니 식욕이 다시 회복 = 이 바지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통통하게 살이 붙어버렸더랬지요. 흑.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와 다소 연동하는 이유입니다만.
허리 흔들단추가 빠져버린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문제의 바지를 잘 입을 수 있던 시절.
바지를 입고 외출했는데, 웬걸. 길 한 복판에서 갑자기 허리 단추가 툭 풀려버리는 게 아닌가요. 처음에는 뭔가 했는데, 잘 살펴보니까, 청바지 흔들단추가 그냥 천에서 완전히 뽑혀버린 상태였습니다.
오. 마이. 갓. 길 한복판에서 이게 뭔일이야.
다행히 다소 타이트한 청바지 특성 덕분에 허리가 풀렸어도 흘러내리지는 않음 + 윗옷을 겉으로 내놓고 입고 있어서 허리춤이 벌어진 것도 숨길 수 있었음 = 여차저차 어떻게 저떻게 집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젠장할.
그때 그 청바지의 흔들단추는 옷을 갈아입을 때 혹시 몰라서, 다시 원래 구멍에 끼우고 손으로 꾹 눌러봤습니다.
그랬더니, 오.
뽀각~ 하고 뭔가가 끼워지는 느낌이 나면서 그럭저럭 다시 원래대로 고정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긴 한데, 이게 또 언제 제 뱃살(?)에 밀려서 빠질지 몰라서, 한동안은 이 바지를 입을 때마다 배에 힘을 주고 다녔더랬지요. 그러다가, 이제 사이즈가 안 맞을 정도로 살이 다시 통통하게 찌면서 페이드아웃.
그런데, 며칠 전에 이런 상황이 또 발생했습니다.
지금은 몇 년 전에 새로 산 B사의 여름청바지를 입고 있는데요. 인디고, 블랙 두 벌짜리 중에 블랙진의 흔들단추가 빠져버렸습니다. 그것도 참으로 소리소문 없이 빠져서 말이죠. 청바지 입고 바닥에 좀 앉아있다가 볼 일이 있어서 현관에서 신발을 신는데, 허리가 아주~ 편안하더라고요. 보니까 허리춤이 벌어져 있음. 처음에는 내가 단추를 안 채운 건가 싶었는데, 그냥 흔들단추가 빠졌던 거였습니다. 이런.
노 브랜드품도 아니고, 국내에서는 나름 인지도 있다는 브랜드의 물건이 허리단추가 빠지다니.
혀를 차고 싶은 걸 꾹 참고, 일단 옷을 갈아입고 외출했습니다. 그리고 나갔다 다녀와서, 저녁을 먹은 뒤에 이 청바지와 다시 마주하고 앉았지요. 단추가 떨어진 시점에서는 "세탁소를 가야하나?"라고 생각했으나, 그러고 보면, 저는 이미 청바지 단추가 떨어져나간 경험이 한 번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단추를 손으로 끼우니까 여차저차 다시 원래대로 끼워졌지요. 그래서 일단은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기로 했습니다. 뭣보다, 개인적으로 집앞에 있는 세탁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청바지 흔들단추가 떨어졌을 때 수선하기
청바지 흔들단추를 수선하는 법은, 찾아보니 의외로 간결하면서도 다양했습니다.
1. 세탁소에 맡기기.
옷이 망가졌을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수선비와 시간이 드는 편이지만, 가장 확실합니다.
2. 셀프 수리하기.
이 방법은 흔들단추과 고정쇠가 모두 남아있을 때 가능한 방법입니다.
(1) 분리된 두 단추를 원래 위치에 놓고 손으로 꾹 눌러봅니다. 그럼 똑 or 뚝 하고 뭔가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흔들단추가 다시 고정쇠에 꽂힙니다. 청바지를 입을 때마다 허리단추가 또 빠질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실제로 툭툭 잘 빠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만, 일단 응급처치는 가능합니다.
(2) (1)번에서 좀 더 진화한(……) 방법입니다. 둘로 나누어진 단추를 원래대로 조합하고 고무망치로 퉁퉁 두드려줍니다. 청바지 단추를 아예 뽑아내고 새로 다는 동영상을 봤는데, 흔들단추와 고정쇠를 조립한 뒤에 흔들단추 쪽을 고무망치로 탕탕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쳐 주니, 단추가 꼭 맞물리더군요.
(3) 흔들단추와 고정쇠의 교합이 좀 약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분리된 단추를 손으로 꼭 눌러서 끼우긴 끼웠는데, 쉽게 툭 분리가 될 때 쓰면 좋은 방법이지요.
분리된 단추들을 청바지 본래 위치에 끼워 조립한 다음, 주둥이가 가늘고 길쭉한 펜치로 흔들단추의 목 = 고정쇠가 끼워져 있는 그 부분을 꽉 눌러줍니다. 그럼, 그 부분이 우그러들면서 고정쇠를 꽉 잡아주는 것이지요.

3. 그냥 일반단추를 달아버리기
개인적으로 가장 폼이 안 나면서 유지, 관리가 제일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단추를 수선해야 할 때, 혹은 반드시 흔들단추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때에는 그냥 일반단추로 바꿔달아주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 그래도 제가 청바지 흔들단추가 떨어진 걸 보고 저희 어무이한테 말씀드리니까, 저희 어무니가 하시는 말씀이,
"그냥 후크를 달아."
그 말에 저는 "웬 후크~ (촌시럽게)."라고 반응했는데요.
사실, 제가 가진 하의 중에 후크로 허리를 고정하는 것도 있고, 일반단추로 허리를 고정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 정장이나 정장에 준하는 옷이라는 것이 뽀인트. ……비싼 옷일수록 그런 걸 쓰는 건가?
뭐, 그건 그거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청바지는 그냥 일반 단추를 달게 되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미 한 번 툭 빠졌던 흔들단추를 다시 끼워보았던 경험이 있어서요. 일요일 저녁 내내, 다시 이걸 끼울 수 있지 않을까 끙끙댔습니다만, 실패했네요. 우선 단추 자체가 고정쇠와 흔들단추를 끼워봤을 때 '똑' 혹은 '뚝'하고 서로 끼워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냥 헐렁헐렁했네요. 그러다보니 아예 그냥 끼워지지도 않음.
그나마 롱노우즈를 이용해서, 흔들단추의 목을 우그러뜨리면 단추가 고정될 것 같긴 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우리 집 롱노우즈는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집을 떠난 뒤로, 아직까지 집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큭. 두 개나 있는데. 그것만 있었으면, 흔들단추를 그냥 계속 써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관계로, 결국에는 그냥 세탁소에 수선을 맡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저희 어머니 친구분이 옷 수선을 하십니다.옷을 수선할 일이 있으면 어머니가 거기를 가보라고 말씀하시곤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혹시 몰라서 세탁소 가기 전에 그쪽을 들러봤습니다. 그랬더니, 단박에 나오는 말이.
"이거 그냥 단추 달면 돼."
그리고 5분도 안 걸려서 검은 일반 단추가 달리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엥?
처음에 일사천리로 단추가 달릴 때에는 "어?! 생각했던 거랑은 다른 전개인데?!"라고 생각했는데요.
2~3초 생각하니까, 차라리 저렇게 단추를 달아두는 것이 나중에 또 문제가 생겼을 때 조치하기도 쉬울 것 같더군요. 당연하게도 단추는 바지와 같은 색 단추를 써서 티도 안 나고요.
최근에 옷장정리 = 옷걸이를 버리면서 느낀 점인데, 물건은 유지관리가 쉬운 것이 제일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문에 새 붙박이장에 들어갈 옷걸이들도 그냥 다이소에서 저렴한 플라스틱 옷걸이로 통일해 버렸습니다. 예쁜 옷걸이들은 찾으면 많이 찾을 수 있었지만, 다들 소재가 복합적으로 사용돼서 말이죠. 나중에 행여냐 분리수거를 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리더군요. 그런 면에서는 그냥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면 되니까 완전 편함.
이제는, 겉보기도 중요하긴 하지만, 사용의 편리함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아, 일반단추. 좋다. 떨어져도 그냥 동네 마트에서 단추 사다가 손바느질 해서 달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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