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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구형 아이패드를 디지털 달력으로 활용 - 효용은 별로 없다

하프피프티 2022. 1. 7. 06:16

1세대 구형 아이패드를 디지털 달력으로 활용
효용은 별로 없다

 

 

 

 ◇ 시계와 디지털 앨범이 된다면, 디지털 달력도 될 터.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구형 아이패드를 아직도 활용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비교적 사양이 괜찮은 축에 들어가는 제품들은 아이들용 장난감 (주로 영상시청용)이나 게임, 유튜브 전용으로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고, 그보다 더 구형인 것들, 그야말로 유물급에 들어가는 제품들은 단순한 기능 위주로 활용하시는 것 같더군요. 시계라든가, 알람이라든가.

 

 그리고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디지털 앨범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말도 들리더군요. 사진이 자동으로 슬라이드 되는 기능을 이용해, 장식된 사진들을 계속 바꾸어주는 것이지요. 저 자신은 사진을 굳이 장식해주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슬라이드 기능 + 장식기능은 별로 생각지 않았지만, 앨범처럼 쓸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실제로 작년 이맘때 아이패드 프로 11형을 새로 살 때, 그때까지 쓰던 아이패드 2 (그리고 아이패드 1도)는 그냥 사진을 넣어두고 그때그때 보는 앨범 용도로 쓰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퍼뜩 생각하기를, 그렇게 화면에 계속 재생되는 것을 이용해 탁상시계(?)나 디지털 앨범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같은 원리를 이용해 전자 달력으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시계 쪽은 대부분 화면에 큼지막하게 표시되게끔 앱을 따로 다운받는 것 같지만, 디지털 앨범 쪽은 아이패드에 내장된 기본 사진 앱으로도 구현이 가능합니다. 슬라이드 재생 기능이 사진 앱에 기본 탑재돼 있으니까요.

 

 당연하게도 아이폰, 아이패드에는 달력도 기본 탑재돼 있습니다.
 표시하기에 따라서는 1년 12개월치 달력 전부를 볼 수도 있고, 하루하루를 스케줄러처럼 시간별로 별 수도 있고, 한 달치만 볼 수도 있습니다. 네, 탁상달력처럼 말이죠.

 

 

 안 그래도 지난 연말에 만든 만년달력이 약간 미묘하던 차입니다.
 저는 달력을 날짜와 요일을 파악하는 정도로 쓰기 때문에, 기능이 많지 않고 간결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같은 이유에서 책상 위에 그냥 올려둔 종이달력 쪽이 훨씬 효용이 좋지요. 종이 달력은 한 번 힐끗 쳐다보면 원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데, 모바일 앱이나 컴퓨터의 달력은 거쳐야 하는 단계가 종이 달력보다 조금 깁니다. (특히 모바일은 핸드폰을 깨우고 잠금부터 해제해야 한다!).

 

 그래서 종이달력을 선호하는데, 문제는 제 책상이 요즘 공간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크기가 좀 큰 탁상달력을 올려놓는 데에도 좀 부담이 돼서, 직접 미니미하게 만년달력을 만들었더랬지요. 그것도 의욕충만해서, 검은 도화지과 은색 색종이를 이용해 밤의 도시의 마천루를 실루엣으로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내가 원했던 이미지. (사진 출처. 야후 재팬)

 

 하지만 끝은 창대했던 반면, 결과는 창렬해서 말입니다.
 결과물이 그렇게 예쁘지는 않네요. 거기에 더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긴 한데) 달력이 많이 작아지고, 달력이 있던 위치가 달라져서인지 새 달력에는 쉽게 눈이 안 가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어제는 컴퓨터의 달력을 활용했습니다. 크억.

 

내가 만든 만년달력

 

 

 기껏 만든 만년달력이 아직까지는 오롯이 자기 역할을 다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못 쓰는 구형 아이패드라도 단순작업은 가능 + 기본적으로 달력이 실려 있다.
 구형 아이패드의 디스플레이의 '꺼짐 안 함'으로 설정해 주면, 24시간 내내 달력을 띄워놓을 수 있다.

 

 불현듯.
 마치 계시라도 받듯이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서, 부랴부랴 구석탱이에 박아둔 (그래봤자 아이패드 프로 밑에 깔려 있었지만) 구형 아이패드, 아이패드 1세대를 꺼내들었습니다. 방치해둔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충전케이블도 같이 꺼내든 것은 덤.

 

 

 기본 앱으로 디지털 앨범은 될 수 있어도,
    기본 앱으로 전자달력은 되기 힘들었다.

 

 

 

 

 방전이 돼 버린 아이패드를 새로이 충전하고, 달력처럼 사용해 보기 위해 거치대에 올려놓은 결과.
 적어도 기본내장된 달력앱으로는 전자달력이 되기는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달력이 안 보인다

 

 이것은 액정이 원인인가, 앱 자체의 문제인가.

 

 달력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크고 치명적이며 궁극적인 본질을 뒤흔드는 문제입니다.  
 아이패드 1은 태블릿인 만큼, 달력앱을 띄우고 가로로 누이면 딱 한 달씩 넘기게끔 돼 있는 탁상달력과 크기가 형태가 동일해집니다. 크기면에서는 딱 맞는데요. 문제는 달력 자체가 희미~하게 보인다는 것. 뭔가 깍두기 모양으로 가로선과 세로선이 그려져 있고, 그 안에 뭔가 날짜 비스끄레무한 것이 들어앉아 있다는 것을 봬긴 뵙니다. 그렇지만 선도 그렇고 날짜표시도 그렇고요. 너무 흐리고 작아서 말입니다. 날짜가 직감적으로 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달력을 보려면 눈을 화면에 가까이 갖다대야 하는데.
 그럴 거라면, 그냥 이번에 새로 만든 미니미니한 자작 만년달력을 보는 편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이쪽은 한 달 달력을 한 손바닥 안에 들어오게 만들어서 그런지, 날짜와 요일이 금방 파악됩니다. 새로 놓은 위치가 늘 달력이 있던 그 장소가 아니라서 달력을 찾는데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잘 안 보이는 달력을 보겠다고 미간에 내 천(川)자 주름 새기면서 아이패드와 씨름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너무 잘 비치고, 흐리고, 작아서 안 뵌다.

 

 

 

 ▶ 배터리가 많이 닳는다​​

 

 

 거기에 더해, 언제든지 쉽게 날짜와 요일을 파악하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늘 켜두었더니, 이런.
 배터리 닳는 속도가 꽤 창렬합니다.

 

 모바일이나 태블릿이나 몇 년을 쓰다보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서 배터리 닳는 속도가 빠르긴 합니다. 실제로 지금 전화기로 사용하는 아이폰 8도 배터리 80%에 도달하더니, 같은 작업을 해도 배터리가 더 빨리 닳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추울 때에는 밖에서 사용하면 배터리 잔량이 뭉터기로 잘려나가는 것은 기본. 아이패드 1은 그보다 훨~신 오래 돼고, 그만큼 오래 사용했으며, 태생적으로 기본 배터리 성능이 지금보다는 좋지 않을 겁니다.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요.

 

그래도 메모장 대용으로 쓰거나, 화면을 껐다 켰다 하면서 사용하면 배터리가 빨리 줄어든다는 것은 잘 체감하지 못했는데요. 화면을 계속 켜두니 역시나. 배터리 소모가 크네요. 오후 6시 쯤에 충전기에서 분리해서 사용해봤는데, 오후 11시 30분 경에는 배터리가 70%까지 내려가 있엇습니다.

 

▶ 충전문제

이렇게 화면을 늘 켜두는 방향으로 활용할 때에는, 아예 케이블을 꽂아놓아서 전원을 항시 공급하는 것 같습니다만. 제 책상 위에서 달력의 위치와 각종 충전케이블이 놓여 있는 위치는 책상의 좌우 끝과 끝입니다. 충전기 자체가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케이블이 걸리적거려서도 아이패드 1에 내내 충전케이블을 꽂아놓을 순 없습니다. 필요할 때 그때그때 충전을 해 줘야 함.

그리고 배터리 문제의 연장선에서.

 

원래 아이패드가 아이폰에 비해 충전속도가 느린 것 같긴 했으나,   아이패드 1은 특히 느린 것 같습니다!! 진짜 10% 아래에서 완충되기를 기다리려니 반나절은 걸린 기분입니다. 만약 이 녀석을 달력으로 사용하다가 충전을 해 주려면, 1. 10% 미만으로 떨어져 충번을 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2. 그렇지 않으면 자주자주 거치대에서 내려서 충전해줘야 한다.

 

뭐, 당장 급한 게 아닌 이상에야 그냥 잘 때 충전시켜놓고 자면 되지만, 중간중간 충전을 위해 자기 역할을 방기해야 한다는 사실은 확실히 디메리트입니다. 뭣보다, 거치대에서 내려줘야 하는 게 손이 많이 갑니다.

 

​ 거기에, 전자장비이다보니 화면을 내내 켜 둠 = 불을 끄면 거기만 허옇게 빛난다, 라는 의미인지라, 잠을 잘 때에는 화면을 인위적으로 꺼줘야 할 듯 싶습니다. 크릉.

 

뭐, 이런 이유로 적어도 아이패드 1세대를 내장 기본앱을 이용해 탁상용 달력으로 쓰는 것은 그닥 추천할 만한 활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아. 혹시 몰라서 내장키보드로 메모앱에 간단히 메모를 작성해 봤는데, 그건 또 여전히 쓸만합니다. 버벅이는 것도 없이 타닥타닥 여전히 잘 쳐져~.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전자메모장으로나 써야 할 듯 싶네요. 아놔. 그냥 고장이라도 나라. 버리기라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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