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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의 국내산과 국산 표기. 사실은 법적으로는 모두 같은 의미.

하프피프티 2021. 3. 25. 22:22

 

농산물의 국내산과 국산 표기. 
사실은 법적으로는 모두 같은 의미.

국내산? 국산?

 

 국내산? 국산? 그 차이는?

 

 식재료를 사다보면 원산지를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몇 년 전에 독일산 돼지고기에서 건강에 치명적인 세균이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이 정말 발칵 뒤집혔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햄 같은 가공품을 만들 때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당시 꽤나 크게 보도가 됐습니다.  저도 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접하고는 한때 비엔나 소시지나 프랑크프루트 제품을 살 때에는 꼭 원산지를 확인하곤 했더랬지요. 다행히 독일산 돼지고기는 수입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원산지를 살펴보니 네덜란드, 덴마크 쪽이 많은 것 같긴 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같은 종류의 제품인데 가격 차이가 꽤 클 때에도 재료의 원산지를 확인해 봅니다. 그럼 거의 백이면 백, 비싼 쪽이 국내산, 싼 쪽이 수입산 재료를 사용했더군요.

 

 오늘도 콩나물밥을 해 먹으려고 마트에 가서 콩나물을 고르고 있는데 (요즘에는 공장에서 포장돼서 나오는 콩나물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가격들이 참 천차만별이더군요. 마트 자체에서 할인을 하는 것도 있었지만, 같은 용량인데도 가격이 다른 것도 있고, 심지어는 용량이 더 적은데도 가격이 더 비싼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콩의 원산지를 확인해 봤더랬지요. 그랬더니, 역시나. 비싼 콩나물 쪽은 “국산”, 저렴한 콩나물 쪽은 “중국산”, 미국, 캐나다산 등등으로 표시가 되어 있더군요.

 

 처음에는 좀 비싸더라도 국산콩으로 만든 콩나물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이것이 반드시 100% 신토불이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그 이유는 바로, 국내산이라는 표기의 존재였습니다.

 벌써 10년도 넘었을 겁니다. TV에서 우연히 보게 된 내용인데 원산지 표기 중에서 국산과 국내산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하더군요. 둘 중의 하나는 재료 자체부터 국내에서 나온 것. 다른 하나는 재료는 수입하고 가공을 국내에서 한 것, 이라고 합니다.

 

 그럼,  과연 어느 쪽이 100% 신토불이이고, 다른 쪽이 이민자인 것일까요.
 
집에 와서 인터넷을 다시 검색해 본 결과, 국산이 재료 자체가 국내에서 난 100% 신토불이. 국내산이 재료를 수입해서 한국에서 가공한 것이라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걸 반대로 외우고 있었습니다. 국산이 수입된 재료를 국내에서 가공한 “이민자”, 국내산을 “재료부터가 국내 것인 100% 신토불이”라고 외우고 있어서 말이죠.  콩나물 콩의 원산지에 “국산”이라고 쓰여 있자, 그 콩나물은 대놓고 수입산이라고 하지는 않으나, 실제 태생은 외국이고 자란 것만 우리나라에서 자란 그런 것이라고 인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둘 다 콩 자체는 수입산이라면, 차라리 싼 걸 사 먹자!”라는 생각 아래, 기껏 들었던 “국산” 콩 콩나물은 내려놓고 당당하게 수입산 콩나물을 집어들고 계산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왠지 찜찜해서 다시 알아본 결과가, 나는 반대로 알고 있었다는 거.

 

 젠장. OTL.
 그러고 보니까, 같이 사 온 다른 가공제품들의 원산지를 확인해 보니, 우리나라에서 나는 재료들의 경우는 모두 “국산”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끄끄끄끄끆?

 

돼지고기 - 국산

 - 뒷면의 성분 및 함량 표시 : 돼지고기에 <국산>이라고 표시돼 있다.

 

 

 놀라운 반전

 

 그랬는데.
 사실, 농수산물법적으로 국산 = 국내산은 모두 같은 의미랍니다. 위에서 말한 구분은 사실, 진실이 아니라는 것. “농산물”은 씨가 어디서 왔던 우리나라에서 땅에서 재배되면 “국산” 혹은 “국내산”이 된다고 합니다.

 어엉?

 어쩐지. 얼마 전에 사 온 표고버섯은 중국산 / 국내산 이렇게 구분이 돼 있더군요. 버섯의 종자만 따로 수입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애초에 버섯의 종자만 수입하는 게 가능한가?), 이 국내산 버섯이란 출신부터가 100% 한국이라는 뜻일 겁니다. 결국, 국산 = 국내산이라는 뜻.

 

(수정된 내용 : 버섯도 아예 종균을 심은 배지를 통째로 중국에서 수입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입한 배지로 국내에서 버섯을 키우면 국내산 = 국산, 으로 표기할 수 있지만, 옆에 (접종, 배양국 : 중국) 이렇게 병행표기를 해야 한다네요. 어쨌든 버섯도 국내산 (혹은 국산) 이라고 해도, 결국 종자, 아니 버섯이니까 종균이지. 종균의 출신 자체는 중국산일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당당한 '국내산'이라는 표기를 보라

 

 

뒷면에는 돼지고기 - 국산이라고 쓰여 있던 비엔나. 앞면에는 국내산이라고 표시돼 있다

 

 국산 = 국내산이라는 말은, 씨앗, 종자부터 한국 것이며, 한국에서 자라 채취한 농산물도 “국내산”이라고 표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반대로는 종자는 외국에서 들어왔어도 한국에서 키워서 채취한 것도 “국산”이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령, 오늘 제가 먹은 콩나물의 콩을 예로 든다면, 콩은 외국에서 들여와서 콩나물로 키우기만 우리나라에서 키워도 “국산”이 될 수 있겠죠. 그렇다면 결국, “국산”이라고 표기가 돼 있어도 콩의 원산지가 중국, 미국, 캐나다인 것과 뭐 다를 것이 없는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늘 먹은 수입산 콩나물이 “국산”이라고 표시되었던 그 더 비싼 콩나무들과 사실은 출생지는 똑같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1.5배는 비쌌던 그 “국산” 콩나물이 별로 아쉽지 않습니다. 물론, 그 '국산' 콩나무들이 제대로 한국 땅에서 나고 자란 콩으로 만든 콩나물일 수도 있지만요.

 경우의 수가 많다보니, 깊이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고로, 기준을 세워둬야겠습니다.
 그냥 가격을 보고 싼 걸 사거나, 아니면 '국산'이라는 표기를 믿고 구매하거나. 

 

 참고로, 축산물, 수산물은 각 종류마다 국내에서 몇 개월 이상 사육하거나 양식해야만 국내산(국산)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기준이 있습니다. 돼지의 경우, 꼬꼬마 새끼를 수입해서 2개월 이상 키우면 '국내산'(국산) 표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소는 6개월. 그럼, '삼겹살 국내산'이라고 표시가 가능하되 (돼지, 덴마스산) 이라고 돼지의 수입국도 함께 표시해야 한다네요. 소는 '소갈비 국내산' + (육우, 호주산) 요렇게 표시가 되고요.

 

 물론, 정해진 사육 개월 수를 채우지 못하면, 그냥 바로 수입산이 됩니다. 송아지가 한국에서 6개월 이상 사육되지 못했다면, 소갈비 미국산 요렇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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