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일본구매대행 (주로 동인)

2021년 7월의 일본구매대행후기 : 토라노아나, 멜론북스, 스루가야 동인지 구매

하프피프티 2021. 7. 30. 22:10

 2021년 7월의 일본구매대행후기 :
토라노아나, 멜론북스, 스루가야 동인지 구매

 

 

  동인작가들도 글을 잘 쓴다




 픽시브에서 놀다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괜찮은 작품들을 자주 발견합니다. 
 그 중 대부분은 현직 만화가들의 오리지널 1차 창작 작품이지만, 팬픽인 2차 창작 작품에서도 혀가 내둘러지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팬픽이라면 아마추어들이 본인의 만족을 위해 쓴다는 인상이 강한데, 그런 와중에도 재미도 있고 구성도 제대로 플롯의 구성법을 밟는 놀라운 작품들이 있더군요.

 

 

 

 그래서 일전에 소설 쓰는 법을 가르쳐주시던 프로작가님께 그 얘기를 했더니, 그 분 말씀이 동인작가들 중에도 글 잘 쓰는 사람이 많다고. 
 하긴, 그러고 보면 함께 소설 쓰는 법을 공부하던 분들 중에도 2차 창작에 열정적이셨던 분이 계셨던 기억이 납니다. 한 분은 미드 스타트랙의 팬으로 그쪽에서는 꽤 유명하신 분인 듯 했고, 또 다른 분은 판타지 계열 작품으로 오프라인 이벤트에도 열심히 참가하신 경력이 있으셨죠. 덕분에 스타트랙 2차창작물도 한 번 읽어봤는데, 전연령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는 점도 있어서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내 주변 그렇게 가까이에 동인작가가 있었다니.

 

 여하튼.
 지금 제가 좋아하는 작품의 동인작가분 중에도 그런 점이 눈에 띄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픽시브에 공개돼 있는 짤막한 만화가 비일상적인 사건과 만남(발단) - 상황이 이어짐 (전개) - 갈등 발생, 최고도 (절정, 위기) - 원만히 해결 (결말)이라는 단계를 착착 밟고 있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과연 오프라인 이벤트에서는 늘 벽부스를 고수하신 분답게 그림도 금손. 귀여움과 멋짐이 잘 섞여 있습니다.

 


 그러한 그 분의 책 중에 작년 11월에 나온 책이 있습니다. 그림이 살인적으로 귀여움 + 내용이 마음에 듦 + 샘플에 올라오지 않은 내용이 정말이지 궁금해서 꼭 사고 싶었지요.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이, 작가님이 워낙 존잘님이신지라 인기가 많으셔서 통신판매싸움에서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예약이 풀리기도 전에 품절이 되기도 하고, 일반 발매가 시작된 지 두 시간 만에 품절이 되기도 하고.
 이 분이 주로 오사카 이벤트에 참가하셔서 제가 동인지를 구매하는 시기와 맞지 않아서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품절속도가 가히 5G급입니다.

 

 문제의 책도 순식간에 품절이 돼서 멜론북스에서 신간을 사는 것은 포기. 스루가야에 중고로 들어오는 것을 내내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스루가야에서 팔고 있는 것은 물론, 며칠을 두고 봐도 계속 구매가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더군요. 사실, 지금까지 몇 번인가 새입하가 되긴 했지만, 늘 한 권만 들어왔다가 금방 팔려나가서 품절되곤 해서 말입니다. 그림의 떡처럼 맨날 눈앞에서 놓치곤 했는데, 이번에는 재고상태가 안정적인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에서도 살 책이 생겼습니다.
 구매대행을 할 때에는 다른 것보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배송받는 국제배송료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사는 물건이 무거우면 무거운 대로 부담이 되지만, 가볍다고 무조건 싸지지는 않습니다. 무게 최하한선이 있어서, 아무리 가벼워도 최소한 그 금액 이상은 받도록 되어 있지요. 어떤 배송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금액이 다르긴 한데, 주로 페덱스를 이용하는 저는 최소한 15,000원 정도는 기본으로 내야 합니다.

 

 100g 남짓한 동인지 한 권 사고 15,000원을 내느리, 차라리 몇 천 원을 더 내더라도 여러 권을 묶어서 사는 편이 차라리 정신건강상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인지가 됐든 상업지가 됐든, 굿즈가 됐든 여러 개를 한꺼번에 국제배송을 받을 수 있도록 구매합니다.

 

 이번에는 원하던 동인지 여러 권을 한 번에 몰아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줘서 말이지요.
 비록 스루가야에서 판매하는 예의 그 책이 멜론북스에서 신간으로 팔릴 때보다 약 30%는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있었지만. 구매처가 토라노아나,멜론북스, 스루가야로 분산되어 일내배송비를 중복으로 내야했지만.
 바로 구매대행카페에 주문을 접수, 구매를 완료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들 사길 잘했습니다.
 특히나, 가장 사고 싶었던 그 책은, 바니의 귀여움에서 먼저 격침당하고 시작했습니다. 젠장, 귀여워 죽겠네. 

 

울 어머니도 인정하신 살인적인 귀여움

 

  주문한 물품



 구매대행주문을 한 것이 7월 12일.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 물품을 수령했다고 연락을 받은 것이 7월 19일입니다.
 수령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 셈인데, 예전부터 보통 주문에서 수령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일본은 코로나 때문에 택배나 배달에서도 지연이 좀 발생하는 편이라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두 업체 - 정확히는 토라노아나와 멜론북스가 계약한 배송업체는 선방 중입니다.


 반면에, 스루가야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좀 많이 늦어졌습니다.
 스루가야도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일주일이면 수령이 가능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10일에서 12일 정도 걸리더군요. 작년부터 경험상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느 정도는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2주가 거의 다 되어가기에, 7월 22일인가 23일이 되어서 매니저 님께 배송상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확인결과는 배송 중. 조만간 바로 도착할 것 같더니, 그 다음날인가에 바로 수령 연락을 받았습니다. 주문에서 수령까지 대략 2주일. 예상했던 기간 안에 도착했습니다.

 

 그 뒤, 패킹하고 배송신청하고 이러니 저러니해서, 페덱스로 한국으로 쏜 것이 27일.
 별 탈 없이 배송이 진행되어 28일에는 한국에 도착해서 통관, 29일날 무사히 수령했습니다.

 

 

  페덱스 직배송으로 받은 패키지



페덱스 패키지. 그러나 상자는 아마존재팬(응?)


  저희 동네는 페덱스가 직접 배송해 주기도 하고, 룻데 or 우체국 택배에 위탁을 맡기기도 합니다.
  대체 기준인 뭔지는 모르겠지만, 5월달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요즘에는 직배송으로 받고 있습니다. 송장에 롯데택배나 우체국 택배의 송장이 덧붙여지지 않고 페덱스 송장만 남아 있기에, 재활용 분리배출을 위해 송장을 제거할 때 그 흔적만 남겨봤습니다. FedEX Economy 표시가 눈부시네요(?).

 

  알맹이

 

동인지 통판 그랜드슬램

 


 오른쪽에서부터 토라노아나, 스루가야, 멜론북스입니다.
 각 업체에서 배송된 상태 그대로 그냥 한 상자에 묶어서 패킹을 해 주신 터라, 일본국내 배송송장들이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발송처, 그러니까 구매처 주소와 표시도 그대로 있기에, (약간 기념삼아서) 매니저님의 주소 부분은 살포시 떼어내고, 발신처 (구매처)의 주소만 남겨봤습니다.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이 '보낸 사람'. 왼쪽 봉투의 송장에 虎の穴(토라노아나), 가운데 봉투의 송장에 불라불라 駿河屋(스루가야)라고 찍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다만, 멜론북스는 아예 패키지 자체에 주소를 직접 기입하는 형태였습니다. 저 영어로 From → TO 라고 쓰여 있는 부분이 주소를 적은 부분으로, 아날로그적으로 볼펜으로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덕분에 사진을 찍을 때, 한 10초 정도 고민을 했습니다. 뒤집을까? 아님 그냥 찍은 뒤에 이미지에서 그 부분만 지울까? 그러다가, 다른 봉투로 살포시 덮어주면 된다는 걸 깨닫고 가장 밑에 깔아줬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뒷정리를 위해 재활용 분리배출을 할 때 발생했습니다.
 그냥 종이로 분리배출해서 내놓으려니 아무리 일본 내 주소라고는 해도, 주소가 오롯이 다 쓰여 있어서 말이죠. 그냥 내놓는 것은 개인정보 취급상 아닐 것 같아서 결국 볼펜으로 열심히 뭉개버렸습니다. 뭐 적힌 게 이리도 많은지. 볼펜이 아니라, 매직을 찾아서 매직으로 그어버릴 걸 그랬습니다.

 

  개봉




 책들이 놓인 순서는 봉투가 놓인 순서와 동일합니다.

 가장 오른쪽 - 성인용이라고 대놓고 쓰인 것이 토라노아나에서 구매한 책(표지가 보기에 따라서는 약간 므흣했기 때문에 자체검열삭제를 위해 뒤집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그러니까 뒷표지인 셈!).


 가운데 세 권이 스루가야에서 (겨우 get한) 중고 기간지.
 왼쪽 바닥에 깔린 것이 멜론북스에서 구매한 11일날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구매권수로는 멜론북스 한 권, 스루가야 세 권, 토라노아나 한 권입니다.


 이 중 스루가야는 구매한 책이 세 권 + 가장 사고 싶었던 책인 슈팅스타가 (본래 신간 가격보다도) 비싼 1100엔을 찍어주시는 바람에 구매금액이 1500엔을 돌파. 1500엔 이상이면 배송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배송비를 내지 않았습니다(그러나 그래도 통신판매수수료인가, 인터넷 시스템 이용료는 짤없이 지불해야 합니다).

 멜론북스는 한 권밖에 안 돼서 배송비를 냈지만,책이 얇고 권수가 적은 만큼 가장 저렴한 메일편을 이용할 수 있어서 배송비가 비싸지 않았습니다. 132엔.


 문제는 저놈의 토라노아나.
 토라노아나는 세 업체 중 배송비가 제일 비쌉니다. 680엔.  평범하게 택배로 발송하는 비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매처에 토라노아나가 끼게 되면, 되도록 여러 권을 모아서 주문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려는 책 중에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 양쪽 모두에서 판매하는 책이 있다면 가급적 토라노아나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죠. 솔직히, 통판수수료는 토라노아나가 더 비싼 지, 같은 책이라도 토라노아나의 가격이 더 비쌉니다. 그렇지만, 멜론북스는 구매하는 책의 권수가 적거나, 부피가 적으면 저렴한 배송방법을 택할 수 있으니 딱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건이 맞지 않아서 한 권만 사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한 권이 원래부터 얇은 동인지 중에서도 특히나 얇은 카피본이라는 겁니다. 그야말로 그냥 커다란 종이에 바로 프린터로 인쇄해서 접어서 스테이플러로 꼭 찝어놓은 그런 책. 무료배포라고 해도 좋을 책에 가장 비싼 배송비를 내야 했다는 사실에, 새삼 어이가 없어지더군요. 이것은 인터넷에서 천 원짜리 물건 사고 2500원 배송비 내는 것보다 더 비쌈.

 하지만, 어차피 그걸 감안하고 지른 것이라서요. 어이는 없었지만, 뼈아프지는 않았습니다.

 

  마무리

 

 

 카페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제가 처음 가입했던 2013년 이후로 몇 번인가 이용 시스템이 바뀌었는데요.
 요즘에는 국제배송을 받기 위해 양식을 작성해 신청을 하게끔 변경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물품을 수령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 댓글에 답변으로 발송해 달라고 적으면 되었는데, 조금 체계화가 된 기분입니다.

 

 아마도 구매건수가 많아서 적절히 분산발송을 해야 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주문자가 발송신청을 하는 시스템을 적용한 것 같습니다.  물품가격과 국내배송비를 더해 15만 원을 초과하면 통관할 때 관세를 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카페에서는 늘 이용자들에게 "구입금액을 잘 고려해 주문 및 발송을 신청해 달라."라고 말하곤 했었죠.



 다만, 저는 어지간해서는 그 15만 원을 넘을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국제배송료를 여러 번 내는 것을 막기 위해 살 거 있을 때 한꺼번에 몰아서 사는데, 앞으로  배송을 받을 때마다 제가 일일이 주소와 발송받을 목록 등을 적어넣으려면 좀 성가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리된 것을 좋아하는 성격상, 깔끔하고 보기 좋아서 마음에 들기는 하네요.
 

반응형
그리드형